코로나19 시기 불량 마스크를 유통하고 판매한 사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화되던 시기, 폐기물처리업자가 폐기해야 할 불량 보건용 마스크를 빼돌려 판매하고, 이를 구매한 사람들이 다시 유통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공중 보건과 위생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여 관련자들에게 징역형 등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폐기물처리업자 C로부터 대량의 불량 마스크를 구입하여 다른 사람(J)을 통해 판매하도록 한 주도자
• 피고인 B: 마스크 수출업자 G로부터 불량 마스크를 구입하여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들에게 직접 판매한 사람
• C: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배출되는 불량 마스크 폐기물을 처리 위탁받았으나, 이를 빼돌려 G와 피고인 A에게 판매한 폐기물처리업자 (별도 구속기소됨)
• G: C로부터 폐마스크를 구입하여 피고인 B에게 판매한 마스크 수출업자 (별도 구속기소됨)
• J: 피고인 A로부터 폐마스크를 전달받아 판매한 사람

분쟁 상황

2018년 1월경부터 폐기물처리업자 C는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나오는 불량 보건용 마스크와 공장 쓰레기 등을 위탁받아 처리하기로 약정했습니다. 그러나 C는 이 폐기물 중 외형적으로는 정상 제품처럼 보이는 폐마스크(코편이 녹슬지 않거나 작은 구멍, 귀걸이용 밴드 부착 불량 등)를 분류하여 마스크 수출업자 G에게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국적인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2020년 2월 10일경 피고인 A는 청주시에 있는 한 공장에서 C로부터 KF94 폐마스크 10만 장을 4천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이후 2월 12일경 12만 장을 4천8백만 원에, 2월 15일경 10만 장을 4천만 원에 추가로 구입하여 총 32만 장의 폐마스크를 판매할 목적으로 저장했습니다. 피고인 A는 이 마스크들을 J에게 전달하여 판매하도록 했습니다.

한편, 피고인 B는 2020년 2월 12일경 시흥시에서 G로부터 KF94 폐마스크 8,400장을 270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피고인 B는 이 폐마스크들을 그 무렵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들에게 판매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들이 적발되어 피고인들은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보건용 마스크의 품귀 현상을 악용하여 법령이 정한 기준에 맞지 않고 보건위생상 위해가 있을 수 있는 불량 마스크(폐마스크)를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저장한 행위가 약사법을 위반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공중의 위생과 건강에 대한 위험 발생 가능성과 범행의 경위 및 규모가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피고인 B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품귀 현상을 악용하여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는 폐마스크를 정상 제품처럼 유통시킨 점은 공중 위생과 건강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 A의 경우 32만 장에 달하는 대량의 마스크를 유통시켜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야기했으며, 이미 유통된 마스크로 인한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으로 실질적인 금전적 이익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수천만 원 상당의 손실을 부담한 점, 잘못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한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되었습니다.

피고인 B의 경우 8,400장의 폐마스크를 판촉용으로 교부하거나 일반인에게 판매하여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점은 죄질이 중하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판매한 폐마스크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고, 이로 인한 이익도 비교적 적은 점, 잘못을 인정하고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습니다. 양형 시에는 관련 사건 공범들의 형량과 피고인들의 연령, 직업, 성행, 가족관계 등 모든 양형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약사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약사법은 의약품과 의약외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보하여 국민 보건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1. 약사법 제52조 제1항 (의약외품의 기준 등): 이 조항은 의약외품의 용기, 포장, 첨가제, 제조방법 등에 대한 기준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의 폐마스크는 '작은 천공, 귀걸이용 밴드 부착 불량' 등으로 정상적인 제품 기준에 미달했습니다.
2. 약사법 제62조 (판매등의 금지): 이 조항은 법령에 따라 정해진 기준에 맞지 않는 의약외품, 보건위생에 위해가 있을 수 있는 비위생적 조건에서 제조된 의약외품, 용기나 포장이 불량하여 보건위생상 위해가 있을 염려가 있는 의약외품의 판매나 판매를 위한 제조·수입·저장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폐마스크가 위생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불량품임을 알면서도 이를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보관하여 이 조항을 위반했습니다.
3. 약사법 제66조 (위해 의약품등의 제조·수입 및 판매 등의 금지): 약사법은 위해 우려가 있는 의약외품의 제조, 수입, 판매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피고인들의 행위는 국민 건강을 보호하려는 이 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입니다.
4. 약사법 제94조 제1항 제9호 (벌칙): 약사법 제62조 또는 제66조를 위반하여 의약외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수입·저장한 자에 대해서는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이 조항에 따라 처벌받았습니다.
5.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및 제62조의2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B에게 적용된 형법 조항으로,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징역형의 집행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그 기간 동안 사회봉사 등의 준수사항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피고인의 개별적인 양형 사유를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참고 사항

마스크와 같은 위생 용품을 구매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1. 제품의 출처와 정품 여부 확인: 특히 전염병 유행 등으로 제품 수요가 폭증할 때에는 검증되지 않은 경로로 유통되는 불량품이 많을 수 있습니다. 제조사, 유통업체, 유통기한 등 제품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공식 판매처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2.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 경계: 정상 제품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 불량품이나 가품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3. 포장 상태 확인: 용기나 포장이 훼손되었거나 비위생적인 상태라면 구매를 피해야 합니다. 포장에 있어야 할 KF 등급 표시나 의약외품 문구가 제대로 있는지, 마스크를 개봉했을 때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오염된 흔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4. 피해 발생 시 적극적인 신고: 불량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거나 의심스러운 제품 유통을 발견했다면, 관계 당국(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소 등)에 즉시 신고하여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5. 보건위생 관련 물품의 중요성 인식: 마스크와 같은 보건위생 관련 물품은 개인의 건강을 넘어 공중 보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불량품의 유통 및 판매는 매우 엄격하게 처벌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