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 임원의 근로자성 인정으로 고용장려금 지급 결정된 사건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 A는 장애인을 고용하고 2022년 하반기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법인의 등기임원인 일부 장애인 직원을 근로자로 보지 않아 이들에 대한 장려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사단법인 A는 등기임원도 실질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며 장려금 지급 거부 처분 취소를 청구했고, 법원은 사단법인 A의 주장을 받아들여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사단법인 A): 청각장애인, 언어장애인의 권익 및 복지와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으로, 장애인 고용장려금 지급 거부 처분을 받은 당사자입니다.
• 피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설립되어 장애인 고용장려금 지급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원고의 장려금 지급을 거부한 당사자입니다.
• 이 사건 인원들: 사단법인 A의 등기임원이자 부속시설인 B센터 C본부 또는 D본부의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장애인들입니다. 이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사단법인 A는 2022년 하반기(7월부터 12월까지) 장애인 고용장려금으로 총 1,779,144,000원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공단은 신청된 인원 중 일부, 즉 별지1 목록에 기재된 인원들이 법인의 등기임원이라는 이유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장려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그 결과, 공단은 원고에게 1,715,952,000원만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원고는 자신들이 신청한 금액 중 등기임원 관련 부분에 대한 지급 거부 처분에 불복하여 이의를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사단법인 A의 등기임원인 '이 사건 인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만약 근로자로 인정된다면, 이들은 장애인 고용장려금의 지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2023년 6월 16일 사단법인 A에 대해 내린 장애인 고용장려금 지급 거부 처분 중 '별지1 목록 기재 인원'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사단법인 A의 등기임원들이 형식적으로는 임원이지만, 실제로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정해진 근무 장소와 시간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으며, 임금을 받고, 고용보험에도 가입되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당하는 등 근로자로서의 실질을 갖추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이사로서의 업무와 별개로 부속시설의 본부장으로서의 근로자 지위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등기임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고 장애인 고용장려금 지급을 거부한 피고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주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과 '근로기준법'이 관련되었습니다.

1.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약칭: 장애인고용법)​

   • 제1조 (목적)​: 이 법은 장애인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업생활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장애인의 고용을 늘리고 직업 훈련과 재활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 제2조 제5호 (근로자 정의)​: 이 법에서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합니다. 즉,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받기 위해서는 장애인 직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여야 합니다.
   • 제30조 제1항 (고용장려금의 지급)​: 고용노동부장관은 장애인의 고용을 늘리고 직업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고용장려금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근로자 정의 및 근로자성 판단 기준)​

   •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 법리 (대법원 판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제 그 사람이 사업주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란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것을 넘어, ▲ 업무 내용을 사업주가 정하고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는지, ▲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업주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어 이에 구속받는지, ▲ 독립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 보수의 성격이 근로의 대가인지, ▲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두루 고려합니다.
   • 임원의 근로자성: 회사의 이사나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해도 그 직위가 형식적이거나 명목적이고, 실제로는 대표이사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며 보수를 받았다면, 이러한 임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즉, 직함보다는 실질적인 역할과 업무 관계가 중요합니다.

참고 사항

회사의 임원이나 사단법인의 이사 등 직함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제 근무 형태가 근로자와 같다면, 법적으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근로계약의 실질: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제 업무 내용, 근무시간, 근무장소, 업무 지휘·감독 여부가 중요합니다. 임원이라도 특정 시설의 장으로서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고 지휘·감독을 받는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보수의 성격: 받는 돈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 성격인지, 단순히 직책에 대한 '보수'인지가 중요합니다.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고,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다면 근로자성 인정에 유리합니다.
•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고용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 독립성 여부: 스스로 사업을 영위하고 위험을 부담하는 독립적인 사업자와 달리,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종속적으로 일했다면 근로자로 볼 수 있습니다.
• 조직 내 역할: 임원이라고 해도 회사의 의사결정에만 참여하고 실제 노무를 제공하지 않는 명목적인 지위가 아니라, 특정 부서나 시설에서 일정한 업무를 담당하며 다른 직원들과 유사하게 일했다면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장려금과 같이 근로자 고용을 전제로 하는 지원금을 신청할 때는, 임원 직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근로자임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 자료(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고용보험 가입내역 등)를 충분히 준비하고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