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 사업 용역 수수료 지급 분쟁 판결

원고인 주식회사 A가 피고인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를 상대로 부동산 개발 사업 용역 수수료 3억 5,600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의 실제 당사자임을 인정하고, 계약 체결 당시 피고의 대표이사가 아니었던 C의 무권대표 행위를 피고가 묵시적으로 추인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전부 받아들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부동산 분양대행 및 컨설팅업을 하는 법인)
• 피고: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 (기업적 농업경영 및 산촌체험마을 사업 등을 하는 법인)
• C: 피고의 전 대표이사 (용역계약 체결 당시에는 피고의 대표이사가 아니었으나, 이후 대표이사로 취임함)
• K: 피고의 전 대표이사 (용역계약 체결 당시 피고의 대표이사였으며, 이후 사임하고 감사가 됨)
• L: 원고 주식회사 A의 대표이사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2017년 7월 9일, 피고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의 펜션 및 전원주택 개발 사업과 관련하여 C와 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서에는 의뢰인 란에 '대표 C'라고 기재되어 있었고 C의 개인 인감이 날인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C는 피고의 대표이사가 아니었으나, 2018년 1월 21일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원고는 이 계약에 따라 용역을 수행하여 펜션과 전원주택을 판매했고, C는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2018년 6월 11일과 17일 원고 대표 L에게 총 3억 5,600만원의 용역 수수료 지급 확약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약정된 수수료를 받지 못하자, 피고를 상대로 용역비 지급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자신이 용역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채무 부담을 거부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용역계약의 실제 당사자가 피고인지 아니면 C 개인인지 여부, 그리고 계약 당시 피고의 대표이사가 아니었던 C가 피고를 대표하여 체결한 계약에 대해 피고가 묵시적으로 추인하여 채무를 부담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가 용역계약의 당사자이며, C의 무권대표 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여 채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1. 계약 당사자 판단: 계약서에 '대표 C' 및 C의 개인 인감이 날인되어 있었지만, 계약서 내용('주식회사 P' 언급, 분쟁 시 '주식회사 P' 본점 관할 합의), 이 사건 사업의 진행 주체, 계약금 5,000만원이 당시 피고 대표이사 K의 계좌로 지급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고는 C를 피고의 대표자로 이해하고 피고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았습니다.
2. 무권대표 행위의 묵시적 추인: C는 계약 체결 당시 피고의 대표이사가 아니었으므로, C의 계약 체결 행위는 무권대표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다음 사실들을 통해 이 무권대표 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C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원고가 수행한 용역 내용을 확인하고 총 3억 5,6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 피고의 감사로 재직 중인 K의 계좌에서 용역계약에 따른 수수료로 보이는 금원이 원고 계좌로 여러 차례 지급되었습니다.
   • 원고가 소송을 제기한 이후, 피고와 C는 원고에게 피고와 C가 가지는 채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3억 5,600만원 및 이에 대해 2019년 6월 6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원고 주식회사 A의 청구가 전부 인용되어, 피고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는 원고에게 용역 수수료 3억 5,6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주로 계약 당사자의 확정 및 무권대표 행위의 추인에 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계약 당사자의 확정 및 의사해석: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할 때는 계약에 참여한 사람들의 의사가 일치하는지 먼저 살펴봅니다. 만약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의사표시를 받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이해했을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6다237691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계약서에 C 개인의 인감이 찍혀 있었지만, 계약서의 다른 조항들에서 '주식회사 P'이 언급되고 분쟁 시 그 본점 관할 법원을 정한 점, 실제 사업의 진행 주체가 피고였던 점, 계약금이 피고의 당시 대표이사 계좌로 지급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가 C를 피고의 대표자로 이해하고 피고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아, 피고를 계약 당사자로 확정했습니다.
• 무권대표 행위의 추인: 어떤 사람이 법인의 정당한 대표권 없이 법인 명의로 법률행위(예: 계약 체결)를 한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법인에게 효력이 없는 무권대표 행위입니다. 그러나 법인(본인)이 나중에 그 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그 행위의 법적 효과를 자신에게 귀속시키기로 승인하는 의사표시를 하면, 그 행위는 처음부터 유효했던 것으로 인정됩니다. 이러한 승인(추인)은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명시적으로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가능합니다. 묵시적 추인이 인정되려면 본인이 그 행위의 법적 의미를 이해하고 그 법적 효과가 자신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했다고 볼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783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C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용역 수수료 지급 확약서를 작성해주고, 피고가 소송 중 채무 담보를 위한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행위가 C의 무권대표 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한 것으로 보아, 피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채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법인과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하여 유사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계약 당사자 명확화: 계약서에 법인 명칭과 함께 대표이사의 직책을 명확히 기재하고, 법인 인감 또는 법인 사용인감을 날인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 대표의 이름과 개인 인감만으로 계약이 이루어지면, 그 계약이 법인의 행위인지 개인의 행위인지 분쟁의 소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 대표권 확인: 계약 상대방이 법인의 대표자라고 주장하더라도, 계약 체결 전에 법인등기부등본을 열람하여 현재 법인의 대표이사가 누구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대표권이 없는 사람과의 계약은 나중에 법적 효력을 다투게 될 수 있습니다.
• 대금 지급 및 거래 내역 관리: 계약금이나 용역비 등의 대금을 주고받을 때, 개인 계좌가 아닌 법인의 계좌로 입출금하는 것이 법인과의 거래임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문언 외의 사정 고려: 계약서의 문언만으로는 계약 당사자가 명확하지 않을 때, 계약의 배경, 사업의 실질적 주체, 계약금 지급 내역 등 계약을 둘러싼 다양한 정황들이 계약 당사자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으므로 관련 증거를 잘 보관해야 합니다.
• 무권대표 행위 추인 가능성 인지: 설령 계약 체결 당시 상대방이 법인의 정당한 대표가 아니었더라도, 법인이 그 계약 내용을 알고 이행에 참여하거나 그 효과를 받아들이는 듯한 행동을 했다면, 법인은 그 계약을 유효하게 인정(추인)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