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방해/뇌물
이 사건은 전직 국회의원이자 정당 대표인 피고인 A가 자신의 정치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비영리 사단법인 B를 외곽 조직으로 활용하여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하거나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피고인 A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사단법인 B를 통해 총 7억 6,300만 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정치자금법에 정해지지 않은 방법으로 기부받았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되었습니다. 또한 사업가 E로부터 Q 기업의 사업 관련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4,000만 원을 B를 통해 뇌물로 수수했다는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상 뇌물)도 받았습니다.
나아가 2021년 S정당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U으로부터 1,000만 원, V으로부터 5,000만 원의 '부외 선거자금'을 수수하고, 이 자금으로 지역본부장 6명에게 300만 원, 지역본부장 5명에게 350만 원, 국회의원 W에게 6,000만 원 등 총 6,650만 원을 금품으로 제공했다는 혐의(정당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로도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사단법인 B를 외곽 조직으로 활용하여 불법 정치자금 7억 6,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여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뇌물수수 혐의와 당대표 경선 관련 금품 수수 및 제공 혐의(이른바 '돈봉투 사건')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특히 '돈봉투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L의 휴대전화 통화 녹음 파일이 수사기관의 위법한 증거 수집 절차에 따라 얻어졌으므로 증거 능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E 사이에 '부정한 청탁'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 A는 다년간 국회의원과 Y시장을 역임하고 S정당의 당대표까지 지낸 유력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는 2021년 S정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였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사단법인 B를 '외곽 조직'으로 활용했습니다. B는 원래 남북 공동 번영을 위한 정책 연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법인이었으나, 피고인의 영향력 아래 그의 정치 활동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B를 통해 법정 한도를 초과하는 거액의 정치자금을 불법적으로 수수하고, 사업가 E로부터 Q 기업의 사업 관련 특혜를 위한 뇌물을 받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당대표 경선에서 당선될 목적으로 '부외 선거자금'을 조성하여 지역본부장들과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제공하는 등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기소했습니다.
주요 쟁점 중 하나는 '돈봉투 사건'의 핵심 증거인 L의 휴대전화 통화 녹음 파일의 증거능력이었습니다. L은 다른 사건으로 수사받던 중 자신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했는데, 검찰이 이 휴대전화에서 '돈봉투 사건'과 관련된 통화 녹음 파일을 찾아내 증거로 사용했습니다. 피고인 측은 이 과정에서 L의 임의 제출 의사의 불명확성 및 본래 수사 대상 사건과의 무관성 등을 이유로 위법 수집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은 정치인의 '외곽 조직' 운영, 선거 자금 조달의 투명성, 그리고 디지털 증거 수집의 적법성이라는 여러 사회적, 법적 쟁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정당법 위반의 점 및 각 당대표경선 관련 금품 수수·제공의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은 무죄로 선고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은 정치자금법위반죄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어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으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
피고인 A는 비영리법인 B를 자신의 정치활동을 지원하는 외곽 조직으로 활용하여 7억 6천3백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는 법적 제도를 정치자금법의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엄중한 처벌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의 '돈봉투' 살포 혐의와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특히 '돈봉투 사건'의 핵심 증거가 수사 절차상 위법하게 수집된 것으로 판단되어 증거 능력이 부정된 것이 무죄 판결의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부정한 청탁'의 대가 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외곽 조직을 통한 편법적인 정치자금 조달을 엄단하는 한편, 수사기관의 적법 절차 준수와 증거 수집의 법적 한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
이번 판결에는 다양한 법률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정치자금법 위반 (제45조 제1항): 이 법률은 '누구든지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아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은 사단법인 B가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정치자금법 제3조 제1호의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을 해석함에 있어, 단순히 자연인뿐만 아니라 비록 비영리 단체라 할지라도 실질적으로 특정 정치인의 정치활동을 지원하고 보좌하는 '외곽 조직'으로 기능했다면 이 조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B는 피고인 A의 당대표 경선 전략 수립, 대내외 이미지 제고, 정책 검토 등 피고인의 정치활동 지원에 집중했으므로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보아 B를 통해 수수된 7억 6,300만 원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인정했습니다.
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 및 형법 제130조 (제3자 뇌물제공죄): 이 조항은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한 경우 처벌하도록 합니다. 여기서 '부정한 청탁'은 직무 집행 자체가 위법하거나 부당하지 않더라도, 해당 직무 집행을 대가와 연결시켜 그 교부를 내용으로 하는 청탁을 의미합니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 사이에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 집행의 내용과 제3자에게 제공되는 금품이 그 직무 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E가 B에 후원한 4,000만 원이 피고인의 사업 지원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였다는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3. 정당법 위반 (제50조 제1항 제1호): 이 조항은 '당대표 경선 등과 관련하여 정당의 대표자로 선출되거나 선출되게 할 목적으로 선거운동관계자, 선거인 등에게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한 자'를 처벌합니다. 피고인 A는 당대표 경선에서 지역본부장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이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들이 아래 설명할 '위법 수집 증거 배제 법칙'에 따라 증거 능력이 부정되어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4. 형사소송법상 증거 능력 및 위법 수집 증거 배제 법칙 (제308조의2): '위법 수집 증거 배제 법칙'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피의자의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한 적법 절차와 영장주의 원칙을 확고히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5. 검찰청법 제4조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 검사는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과 관련하여 피고인 측은 검사 최재훈의 공소 제기가 위법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검사 최재훈이 이 사건 수사를 '개시'한 검사라고 인정할 자료가 없고, 수사 검사가 아닌 다른 검사가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하여 공소를 제기했다면 그 후의 공소 유지는 수사 검사가 참여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아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