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원고 A는 피고 B 주식회사 D공장에서 필름생산1팀 기사로 근무하던 중, 필름 생산 설비의 횡축연신공정에서 안정화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튀어나온 필름뭉치에 목을 가격당하고 몸이 끌려가 경부척수 손상, 사지마비 등 중증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피고 B를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 및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법원은 피고 B의 책임을 인정하여 손해액의 70%에 해당하는 1,054,545,380원을 원고 A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A는 2012년 8월 29일 피고 B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2013년경부터 평택시 C 소재 피고의 D공장에서 필름생산1팀 기사로 근무했습니다. 2019년 1월 24일 11시 50분경, 대형 설비(폭 9m 내외, 길이 100m 내외)를 이용한 이축연신 폴리프로필렌 필름 생산 중 원재료 변경 후 설비를 재가동하고 필름을 연결하는 '안정화 작업'을 수행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안정화 작업은 통상 30~40분 소요됩니다. 사고 당일 와인더 쪽에서의 안정화 작업에도 불구하고 필름 파단 현상이 지속되자, 원고 A와 동료 E은 횡축연신공정 내부의 Neutral Zone(사고지점, 온도는 30도 정도)에 큰 필름 덩어리가 걸렸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A는 사고지점 내부로 들어가 쪼그려 앉은 채 설비 내부를 확인하던 중, 갑자기 튀어나온 필름뭉치에 목을 가격당하고 넘어졌으며, 뒤이어 나온 필름에 몸이 끌려가 중증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 사고로 원고 A는 경부척수 손상, 사지마비, 제3-4번 경추 아탈구, 제5-6번 경추 추간판탈출증, 몸통 및 엉덩이, 다리의 2도 화상, 신경인성 방광 등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부상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요양급여 402,876,850원(이종요양비 4,245,300원, 간병료 73,255,510원 포함)과 휴업급여 148,330,960원을 지급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 및 근로계약상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사고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 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와 근로계약상 보호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고온의 밀폐된 횡축연신공정 구역에서 고속으로 필름이 지나가는 위험한 환경에서 필름 생산 설비의 안정화 작업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회사의 안전교육 및 작업 방식 지도가 적절했는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또한, 근로자에게도 사고 발생에 대한 일부 책임이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원고 A에게 1,054,545,380원 및 이에 대한 2019년 1월 24일부터 2024년 2월 1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금액은 재산상 손해액 978,545,380원과 위자료 76,000,000원을 합산한 것이며, 피고의 책임은 70%로 제한되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중대 산업재해에 대해 상당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함을 명확히 했습니다. 동시에, 근로자에게도 위험 상황에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여 사업주의 책임 비율을 제한했습니다. 이는 산업 현장에서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의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근로자 역시 안전 수칙 준수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31조 제1항 (2019년 1월 15일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사업주는 해당 사업장의 근로자에 대하여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기적으로 안전·보건에 관한 교육을 하여야 한다.' 이 법 조항은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적인 의무 중 하나인 안전보건교육 실시 의무를 부여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는 고온의 밀폐된 공간에서 고속으로 필름이 이동하는 위험한 작업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안전교육을 형식적으로 운영하거나 체계적인 교육 없이 도제식으로 작업을 가르쳐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사용자의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합니다. 피고 회사는 횡축연신공정 구역의 고온, 고속 등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필름 파단 시 작업자들이 사고지점에 진입하는 것이 예측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거나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손해배상책임 및 책임 제한: 법원은 사업주의 위와 같은 의무 위반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고 근로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사업주에게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사고의 경위와 근로자의 경력 등을 고려하여 근로자 스스로도 위험 방지 노력을 소홀히 한 점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사업주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정 부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보호구 착용이나 설비 정지 요구 등의 노력을 소홀히 한 점이 고려되어 피고의 책임이 70%로 제한되었습니다.
사업주는 작업 환경의 위험 요소를 명확히 인지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안전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서명을 받거나 도제식 교육에 그치는 것은 법적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으며, 위험한 작업 구역 진입 시 방열복 등 적절한 보호구 착용 의무화, 2인 1조 작업 등 안전 규정을 형식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지켜지도록 감독해야 합니다. 특히 고온, 고속 등 위험한 작업이 수반되는 공정에서는 작업자들이 위험 상황 시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이에 대비한 안전 수칙을 마련하고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작업자는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는 즉시 설비 정지를 요청하거나, 적절한 보호구를 착용한 후 안전 수칙에 따라 행동하는 등 스스로의 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산재보험 처리와는 별개로 사업주의 책임이 인정될 경우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사고 경위, 부상 정도, 후유장해, 치료 경과 등 상세한 기록과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치료비, 보조구 비용, 개호비, 일실수입, 위자료 등 포괄적인 손해를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