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 인정 퇴직금 지급 판결

P 주식회사와 위임계약을 맺고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하던 15명의 채권추심원들이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형식적으로는 위임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로는 회사의 지휘와 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주장했습니다. P 주식회사는 이들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다투었으나, 법원은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P 주식회사에게 퇴직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특히 일부 원고는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이 현저히 낮게 산정된 예외적인 경우로 인정되어 퇴직 전 1년 기준 평균임금으로 퇴직금이 산정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부터 O까지 15명): P 주식회사와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맺고 업무를 수행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채권추심원들입니다.
• 피고 (P 주식회사): 신용정보업 및 채권추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원고들과 위임계약을 맺었으므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들은 P 주식회사와 채권추심에 대한 위임계약을 맺고 공공사업실 또는 운영사업실에 소속되어 채권 추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재직 기간이 끝난 후, 원고들은 형식적으로는 위임계약이었으나 실제로는 피고 회사의 지시와 감독을 받으며 일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며 퇴직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P 주식회사는 원고들이 독립적인 계약 관계에 있는 수임인일 뿐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P 주식회사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만약 근로자로 인정된다면, P 주식회사가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지가 문제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계약의 형식보다 실제 근로관계의 실질을 중요하게 보아, 원고들이 P 주식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 내용을 정하고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으며,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업무에 필요한 사무집기를 제공한 점, 원고들이 피고에 전속되어 업무의 계속성이 인정되는 점, 수수료가 근로 자체의 대가 성격을 가진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P 주식회사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P 주식회사가 원고들에게 별지에 기재된 각 법정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또한, 퇴직금 지급이 지연된 것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D, L, N에 대해서는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는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2년 9월 28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일부 원고들의 청구 중 법정 퇴직금을 초과하는 부분은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 의무에 관한 것입니다.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기준: 대법원은 계약의 형식이 아닌 근로 제공 관계의 실질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채권추심원들이 피고의 내부 전산 시스템에 실적을 입력하고, 피고가 정한 팀에 소속되어 업무지침을 따르며, 정해진 출퇴근 시간과 장소에서 근무하고, 피고가 제공한 사무집기를 사용하며,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부과하고, 상급자의 결재를 득해야 하는 등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아 근로자성을 인정했습니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이 법은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들이 근로자로 인정됨에 따라 P 주식회사는 이 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3. 근로기준법 제37조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 및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사용자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미지급 퇴직금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해서는 연 6%의 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일부 원고들에게 이 원칙이 적용되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6%, 그 이후에는 연 20%의 지연이자가 적용되었습니다.
4. 평균임금 산정의 예외: 근로자의 퇴직 시점의 특수한 사정으로 인해 평균임금이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반영하지 못할 정도로 현저히 적거나 많게 산정되는 예외적인 경우,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원고 E의 경우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이 퇴직 전 1년 평균임금의 약 2.5배에 달하는 현저한 차이를 보여 통상적인 생활임금 반영이 어렵다고 판단, 퇴직 전 1년 기준 평균임금으로 퇴직금이 산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계약의 형태가 위임계약이나 프리랜서 계약이라 할지라도, 실제 업무 환경과 내용이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라면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업무 지시 및 감독: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는지 여부.
2. 근무 시간 및 장소 구속: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 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3. 독립성 여부: 근로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이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여부.
4.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인지, 아니면 사업 이윤 창출의 결과물인지 여부.
5. 전속성 및 계속성: 해당 회사에 대한 전속성이 높고 근로 관계가 계속되는지 여부.
6. 사회보장제도 가입: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나 4대 보험 가입 여부도 고려되지만, 이는 사용자가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이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퇴직금은 1년 이상 계속 근무한 근로자에게 발생하며, 퇴직 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만약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임금이 통상적인 생활임금보다 현저히 적거나 많게 산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퇴직 전 1년 동안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삼는 등 합리적인 다른 방법으로 퇴직금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퇴직금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을 경우, 지연된 퇴직금에 대해 연 20%의 지연이자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