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이 사건은 택시운전기사들이 소속 택시 회사들을 상대로 최저임금 미지급액,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 퇴직금 미지급액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분쟁의 핵심은 택시 회사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일하기로 정한 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성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2015년에 체결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유효하다고 판단했으나, 2017년에 체결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원고별 최저임금 미지급액, 야간근로수당 및 퇴직금을 재산정하여 일부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고, 일부는 기각했습니다.
원고인 택시운전기사들은 피고인 택시 회사들과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일해왔습니다. 2007년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는 특례조항이 신설되면서, 회사는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에 회사들은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해왔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무 형태 변화 없이 최저임금액 미달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이를 기준으로 재산정된 최저임금 미달액, 야간근로수당, 퇴직금 등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회사들은 이러한 합의가 유효하며, 일부 원고들의 청구에 대해서는 부제소 합의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했습니다.
택시운전근로자와 회사가 체결한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 및 그에 따른 최저임금 미지급액, 야간근로수당, 퇴직금의 산정 방법입니다. 또한,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의 효력 및 소멸시효 완성 여부도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2015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유효하다고 보았으나, 2017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최저임금법 적용을 잠탈하려는 탈법행위로 보아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7년 임금협정의 효력 발생 전에 입사한 원고들에게는 201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1일 6시간, 주 36시간)을 적용하고, 2017년 임금협정 효력 발생 이후 입사한 원고들에게는 해당 협정의 소정근로시간(피고 A의 경우 1일 5시간 30분, 주 33시간, 피고 B의 경우 1일 5시간, 주 30시간)을 적용하여 임금을 재산정했습니다. 재산정 결과, 일부 원고들은 피고 회사들로부터 최저임금 미지급액,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 퇴직금 미지급액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피고 A은 원고 D, E, F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총 합계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피고 B은 원고 G에게 673,8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원고 D, E, F의 피고 A에 대한 청구와 나머지 원고들의 피고 A에 대한 일부 청구, 원고 G의 피고 B에 대한 일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심리하여, 실질적인 근무 형태 변경 없이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줄인 합의는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의 일부를 지급받게 되었고,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적 성격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습니다.
회사가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할 때는 실제 근로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는 법적으로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특히 택시운전근로자와 같이 최저임금 산정 방식에 특별한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아닌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며, 이는 회사의 경영 부담 완화 목적만으로는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근로자는 임금이나 퇴직금 관련 합의를 할 때, 합의의 법적 효력 및 자신의 권리 침해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퇴직금 중간정산이나 부제소 합의(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가 향후 자신의 권리 주장에 어떤 영향을 미 미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