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밴드 상품 형태 모방 손해배상 청구 기각 사건

원고는 자신이 디자인 등록한 골반 교정용 밴드 상품을 피고 회사가 모방하여 판매함으로써 디자인권을 침해하고 부정경쟁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피고 C과 피고 회사를 상대로 1,194만 6,700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들은 디자인권 침해가 없고, 상품 형태 모방 또한 원고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로부터 3년이 지난 후이므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모두 인정하지 않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골반 교정용 밴드' 디자인을 등록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관련 상품을 판매하던 사람.
• 피고 C 및 피고 F 주식회사: 피고 C은 피고 F 주식회사의 사내이사이며, 피고 F 주식회사는 원고 상품과 유사한 'L 골반 밴드'를 제조·판매한 미용기기 제조업체.

분쟁 상황

원고 A의 남편은 골반 교정용 밴드 디자인을 출원했고, 원고 A는 2019년 9월 해당 디자인을 등록하여 2019년 10월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N 골반밴드'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피고 회사와 그 사내이사 C는 2021년 원고 상품을 구매한 후, 2022년 1월부터 원고 상품과 유사한 'L 골반 밴드'를 제조·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의 행위가 자신의 등록디자인권을 침해하고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며 1,194만 6,7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과거 원고는 피고 C을 디자인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했으나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피고 회사는 원고 등록디자인의 무효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었으나, 원고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는 '이 사건 밴드가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심결이 확정된 바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들이 원고의 등록디자인권을 침해했는지 여부. 둘째, 피고들의 'L 골반 밴드' 판매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상 상품 형태 모방 행위(자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히 원고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의 모방 행위인지가 핵심이었습니다. 셋째, 피고들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상 일반 조항인 '그 밖에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행위'(파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들의 행위가 원고의 등록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들의 상품 형태 모방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부터 3년이 지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행위'에 해당하여 부정경쟁행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부정경쟁방지법의 일반 조항인 파목에 대해서는 자목의 3년 보호 기간 규정을 무력화할 수 없다는 해석을 통해 피고들의 행위를 파목 부정경쟁행위로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디자인보호법 제115조 (손해배상청구권): 디자인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는 고의 또는 과실로 디자인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자에게 그 침해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들의 행위가 원고의 등록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2.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 (상품 형태 모방 행위):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수출하는 행위는 부정경쟁행위로 규정됩니다. 여기서 '모방'이란 타인의 상품형태에 의거하여 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단서 (1)에 따라 "상품의 시제품 제작 등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부터 3년이 지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은 부정경쟁행위에서 제외됩니다. 법원은 원고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을 2018년 7월경으로 보았고, 피고들의 판매 행위가 2022년 1월경부터 시작되어 3년이 지났으므로 (자)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 (기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행위):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기존의 열거된 유형으로 포섭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에 대처하기 위한 일반 조항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에서 (자)목의 3년 보호 기간 규정의 취지를 고려할 때, 3년이 경과하여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상품 형태 모방 행위에 대해 (파)목을 적용하는 것은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보았고, 피고들의 행위가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 질서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아 (파)목 부정경쟁행위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부정경쟁방지법 제5조 (손해배상): 부정경쟁행위로 피해를 입은 자는 그 행위를 한 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5.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2항 (손해액의 추정): 부정경쟁행위로 침해당한 자가 입은 손해액을 산정하기 곤란하면, 부정경쟁행위를 한 자가 그 행위로 인하여 얻은 이익액을 손해액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원고는 피고들의 매출액 11,946,700원을 손해액으로 주장했으나, 법원이 부정경쟁행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 이 조항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디자인권 침해 판단의 신중성: 특허심판원 등 전문 기관의 심결은 디자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유사한 제품이 있더라도 디자인권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는 단순히 유사하다는 느낌을 넘어, 디자인의 전체적인 심미감이나 구성 요소의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2. 부정경쟁방지법의 3년 보호 기간: 상품의 형태를 모방하는 행위가 부정경쟁행위로 인정되려면 해당 상품의 시제품 제작 등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것이어야 합니다. 이 기간이 경과하면 해당 형태는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상품 출시 시점과 모방 발생 시점 간의 기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제품 제작 시기는 실제 판매 시작일보다 앞설 수 있습니다.
3. 일반 조항 적용의 한계: 부정경쟁방지법에는 '그 밖에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일반 조항(파목)이 있지만, 이는 구체적으로 열거된 다른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예: 상품 형태 모방 행위인 자목)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무조건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이미 특정 보호 기간을 정하고 있는 조항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일반 조항을 확대 적용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