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
원고 A는 사망한 E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던 사람입니다. E가 소송 진행 중 사망하자, 그의 상속인들인 배우자 B와 자녀 C, D는 상속 채무를 피하기 위해 각각 상속한정승인과 상속포기를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원고는 이들이 상속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를 했으므로, 민법에 따라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되어 이들의 한정승인 및 상속포기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 B에 대한 원고의 소는 각하했으나, 피고 C와 D가 상속포기 신고는 했지만 법원의 수리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 망 E의 상속 재산(조합 지분 양도 대금)을 처분했으므로 이들의 상속포기가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원고 A는 망 E에게 사업 동업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이득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습니다. 이 소송이 진행되던 중 E가 사망하자, 채무를 상속받지 않기 위해 배우자 B는 한정승인을, 자녀 C와 D는 상속포기를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망 E 사망 후 상속인들이 망 E 소유의 재산이었던 조합 지분에 대한 양도 대금을 수령하고, 이를 자녀들이 지급받는 등 상속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가 있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상속인들의 이러한 재산 처분 행위가 민법상 '단순승인'에 해당하므로, 이들의 상속한정승인 및 상속포기가 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적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상속 재산과 관련된 법적 책임을 둘러싼 다툼이었습니다.
상속인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 신고를 한 후 법원의 수리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 상속 재산을 처분한 경우,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상속의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이 무효가 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원고가 피고 B에 대해 제기한 상속한정승인 무효확인 소송이 법적으로 적절한지, 즉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도 다루어졌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피고 B에 대한 소송은 원고가 이미 진행 중인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에서 피고 B의 상속한정승인의 효력을 다툴 수 있으므로, 별도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아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며 각하했습니다.
반면 피고 C와 D에 대해서는, 망 E의 사망 후인 2023년 1월 31일에 망 E이 소유했던 조합 지분의 양도대금 잔금 1억 4,500만 원이 지급되었고, 피고 B가 이 대금 중 9,500만 원을 2023년 1월 31일과 2023년 2월 1일에 피고 C와 D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피고 C와 D가 2023년 1월 31일에 상속포기 신고를 했지만, 가정법원의 상속포기 수리 심판은 2023년 2월 28일에 고지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상속포기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상속 재산인 지분 양도 대금을 처분한 것으로 보아,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이들이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따라서 피고 C와 D의 2023년 1월 31일자 상속포기는 이미 단순승인으로 간주된 후에 신고된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법적 근거는 민법 제1026조 제1호 (상속의 단순승인으로 보는 경우)입니다. 이 조항은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이 조항을 해석하며, 상속의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일단 발생하면 더 이상 단순승인으로 간주할 여지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 포기나 한정 승인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상속 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특히, 상속인이 가정 법원에 상속 포기 신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 신고를 수리하는 법원의 심판이 고지되기 이전에 상속 재산을 처분했다면, 이는 상속 포기 효력 발생 전의 행위로 간주되어 단순 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상속 포기 신고만으로는 효력이 바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법원의 수리 심판이 있어야 비로소 효력이 생긴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 판결은 상속인들이 상속 포기나 한정 승인을 결정했을 때, 그 법적 절차의 완료 시점과 상속 재산에 대한 행동 시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법원의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는 상속 재산에 대한 어떠한 처분 행위도 단순 승인으로 간주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상속 포기나 한정 승인을 고려하고 있다면, 가정 법원에 신고 절차를 진행하고 법원의 수리 심판이 고지되어 효력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상속 재산을 처분하거나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상속인이 상속 재산을 처분한 것으로 간주되면, 설령 상속 포기를 신고했더라도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처분'이란 상속 재산을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거나, 심지어는 상속 채무를 변제하는 행위까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망인의 사망 직전 이루어진 재산 관련 계약이라도 그 대금 수령이나 사용이 사망 이후에 이루어지고 상속 재산으로 인정된다면 처분 행위로 간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상속 포기나 한정 승인을 할 경우 상속 재산 목록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속인들이 오해받을 만한 재산 관련 행동을 일체 삼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