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남편이 직장 동료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집을 나간 뒤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으나, 아내가 이혼을 거부하고 관계 회복을 원하자 남편이 이혼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남편이 혼인 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이므로 이혼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와 피고는 약 23년간 혼인 생활을 해왔고, 피고는 전업주부로 가사와 자녀 육아를 담당했습니다.
원고는 2013년 직장 동료 K을 알게 된 후 2016년 말경 함께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까워졌고, 2017년 초 K과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7년 3월 일본 삿포로 여행, 2017년 10월에는 K의 자녀까지 동반하여 해외 크루즈 여행을 다녀오는 등 여러 차례 국내외 여행을 함께 했으며, 2019년 2월경부터는 서로 동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원고는 K과 교제를 시작한 직후인 2017년 2월경 K과의 관계를 피고에게 숨긴 채 막연하게 이혼을 요구했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일방적으로 집을 나갔습니다.
2020년 7월경 원고와 K의 관계가 재직 중이던 회사에 알려졌고, 이로 인해 원고와 K은 2020년 9월경 회사에서 퇴사했습니다.
원고는 2020년 8월 20일 피고를 상대로 이혼조정신청을 했으나, 피고는 이혼 의사가 없음을 일관되게 밝혔습니다.
피고는 2021년 12월 3일 K을 상대로 부정행위에 따른 혼인파탄을 이유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K은 '원고와의 교제 시작 전 이미 혼인 관계가 완전히 파탄된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하고 K에게 피고에게 위자료 2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 2023년 1월 10일 확정되었습니다.
원고는 이혼 청구를 하면서 K과의 교제 이전에 이미 부부간 대화 부족, 고부 갈등, 성격 차이 등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 상태였고, 피고가 이혼을 거부하는 것은 보복적 감정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별거 이후 피고에게 생활비와 자녀들의 학비 등을 지급하여 충분히 보호와 배려를 다했으며, 시간이 지나 유책성이 약화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혼인 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혼인 관계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상대방 배우자의 이혼 의사가 명백한지, 유책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충분한 보호와 배려를 했는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 유책성이 약화되어 이혼 청구가 정당화될 정도가 되었는지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남편)의 항소를 기각하고,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와 피고는 이혼하지 않으며,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남편)가 K과의 부정행위를 통해 혼인 관계를 파탄시킨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 예외 허용 사유들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피고(아내)가 이혼에 불응하는 것이 보복적인 감정이나 오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피고는 일관되게 이혼을 거부하고 관계 회복을 원한다고 보았습니다.
원고가 피고와 자녀들에게 충분한 보호와 배려를 다했다고 볼 수 없으며, 특히 원고가 2020년 9월부터 피고에게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은 점, K에게 거액의 돈을 송금한 점, 자녀들이 이혼을 원치 않고 원고가 가정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점 등이 참작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이 된 원고의 부정행위가 계속되고 있어 유책성과 피고의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어 무의미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유책배우자인 원고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법원에서 적용하고 해석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민법 제840조 (재판상 이혼원인) 제6호 -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 예외 허용 법리
부부간 부양의무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96932 판결, 대법원 2023. 3. 24.자 2022스771 결정 등 참조)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외도 등 부정행위는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이 됩니다. 민법상 재판상 이혼 사유 중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명확한 이혼 사유이며, 이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도 해당됩니다.
유책배우자(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우리 법원은 혼인 생활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이혼 청구를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봅니다. 이는 상대방 배우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법원은 다음 세 가지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합니다.
본 사건의 경우, 법원은 이 세 가지 경우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별거 중에도 부부간 부양의무는 지속됩니다. 법률상 혼인 관계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부부로서 서로를 부양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유책배우자가 별거 중에 상대방 배우자에게 생활비 등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이는 법원에서 부정적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혼 의사 합의 및 재산분할 포기 각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부정행위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협의이혼 의사 확인 신청이나 재산분할 포기 각서는 진정한 합의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각서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기본적인 재산 목록조차 특정되지 않았다면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자녀들의 의견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이혼을 원치 않고 가정의 회복을 바라는 경우, 이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기각하는 근거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 이후 새로운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유책성을 약화시키지 않습니다. 혼인 파탄의 원인 제공자가 이혼 소송 중에도 부정행위로 시작된 새로운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 이는 유책성이 여전히 크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