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 · 노동
D 회사 사업장에서 F 소속 운전사 A가 슬라그포트캐리어를 운전하던 중 고철 납품업자 G에게 중상해를 입혔습니다. 운전자 A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호수 없이 후진 운전을 했고, F의 현장관리자 C는 안전 조치를 게을리했으며, D의 안전관리자 B 역시 안전시설 미비 및 신호수 미배치 등의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어 모두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철근 제조 공장 내에서 무거운 철강 폐기물(제강 슬라그)을 운반하는 대형 특수 차량(슬라그포트캐리어)이 후진하던 중, 현장에서 화물차 덮개를 정리하고 있던 고철 납품업자를 치어 다치게 한 사고입니다. 이 사고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호수 없이 운전이 이루어졌고, 평소 화물차 기사들의 통행이 제한되지 않는 장소에서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차량 운전자의 책임뿐만 아니라, 하도급을 준 원청 회사와 하도급을 받은 협력업체 양측의 안전관리 책임 범위와 주의의무 위반 여부가 법정에서 다투어졌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슬라그포트캐리어 운전자인 A의 후진 운전 시 주의의무 위반 여부, 하청업체 F의 현장관리자 C가 신호수 배치 등 안전 조치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 그리고 원청인 D의 안전관리자 B가 사업장 내 안전시설 설치 및 신호수 배치 등 안전관리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도급계약 하에서 원청(D)과 하청(F) 각자의 안전관리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되는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금고 10개월을, 피고인 B와 C에게는 각 금고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각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운전자 A가 슬라그포트캐리어를 운전하며 후진 시 시야 확보 및 신호수 배치 등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하청업체 F의 현장관리자 C는 작업의 위험성을 파악하여 신호수를 배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청인 D의 안전관리자 B 역시 작업 환경의 안전시설 미비 및 신호수 미배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D이 슬라그포트캐리어 운행 경로 및 작업 방법을 정하는 등 개별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므로, 도급인인 D에게도 안전조치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피고인들 각자의 업무상 과실이 중첩되어 피해자 G에게 약 1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하퇴부 으깸 손상 등의 중상해가 발생했음을 인정하고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상):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 피고인들은 각자의 업무(운전, 현장 관리, 안전관리)를 수행하면서 사고 예방을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피해자에게 중상해를 입혔으므로 이 법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30조(공동정범): 두 사람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각자를 그 범죄의 주범으로 처벌한다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운전자 A뿐만 아니라 현장관리자 C와 안전관리자 B의 각 업무상 과실이 중첩되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보아, 이들 모두에게 공동으로 책임이 인정되어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 법원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때, 죄를 지은 사람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형의 집행을 일정 기간 유예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 피고인들은 초범이고 일부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사고 후 회사 차원에서 일부 병원비를 부담하는 등의 정상을 참작하여 형의 집행이 유예되었습니다.
도급인의 수급인 근로자 안전조치 의무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도급인(원청)은 수급인(하청)의 업무와 관련하여 직접적인 안전조치 의무가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법령에 의해 도급인에게 수급인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감독 의무가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 근로자의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 의무가 인정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D 주식회사가 슬라그포트캐리어의 운행 경로와 방법, 지시 방식 등을 정하고 관리하는 등 개별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했다고 보아, 원청의 안전관리자 B에게도 안전조치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중장비를 운행할 때는 운전자가 주변 상황을 철저히 살피고, 특히 후진이나 시야가 제한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신호수나 유도원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사업주는 도급 계약에 따라 하청업체 직원이 작업을 하더라도, 작업 환경의 안전시설 설치 및 유지 관리, 작업 지시·감독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하청업체 또한 현장관리자를 통해 작업의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신호수 배치 등 필요한 안전 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비용 문제나 경험 부족을 이유로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하는 것은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작업자와 비작업자의 통행 동선을 명확히 분리하고, 위험 구역을 표시하며, 경고음 장치 등의 안전 장비를 철저히 점검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