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이 사건은 건설 현장에서 형틀목공으로 일하던 원고가 고속절단기로 철근을 자르던 중 불꽃 파편이 튀어 눈을 다친 사고에 대해, 고용주인 건설 회사와 보험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건설 회사가 근로자에게 안전보호구를 지급하지 않고 안전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보험 회사는 보험 계약에 따라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원고 역시 보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어 피고들의 책임이 65%로 제한되었고, 원고에게 총 60,731,315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A는 2014년 8월 23일 피고 B 주식회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경북 함안군 공사 현장에서 형틀목공으로 근무했습니다. 2014년 9월 29일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고속절단기로 철근을 절단하던 중, 불꽃 파편이 오른쪽 눈으로 튀어 우안 각막 화상 및 점상 각막염 등의 상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당시 피고 B은 원고에게 안전모, 안전화, 각반, 보안경 등 안전보호구를 지급하지 않았고, 공사 현장에 이러한 안전보호구를 구비해 놓지도 않았으며, 원고의 작업 내용과 관련된 안전교육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원고가 입은 상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원고에게 휴업급여, 요양급여, 장해급여를 지급했습니다. 피고 B은 피고 C 주식회사와 1인당 보상한도액 1억 원의 국내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습니다.
근로계약상 사용자(피고 B)가 근로자(원고 A)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 범위 및 보험자(피고 C)의 책임 여부, 그리고 근로자 본인(원고 A)의 자기 안전 의무 소홀에 따른 책임 제한(과실상계)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와 피고 C 주식회사가 연대하여 원고에게 60,731,315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18. 10. 17.부터 2020. 11. 1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공사 현장에서 원고에게 안전모, 보안경 등 안전보호구를 지급하지 않고 안전 교육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아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C 주식회사는 피고 B 주식회사와 체결한 보험계약에 따라 보상한도액 1억 원 범위 내에서 피고 B과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원고 또한 고속절단기로 철근을 절단하는 위험한 작업을 하면서 보안경을 착용하지 않는 등 자기 안전 의무를 게을리한 잘못이 인정되어 피고들의 책임은 65%로 제한되었습니다. 손해배상액은 원고의 일실수입(40,155,228원)과 기왕치료비(576,087원), 위자료(20,000,000원)를 합산하여 총 60,731,315원으로 산정되었으며, 근로복지공단에서 지급된 휴업급여와 장해급여는 공제되었습니다. 또한, 이 사건 청구원인이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이므로, 소멸시효는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8. 10. 17.부터 기산된다고 보아 피고들의 소멸시효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민법상 채무불이행): 사용자는 근로자와의 계약에 따라,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인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야 할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 즉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합니다. 만약 사용자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으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B은 안전보호구 미지급 및 안전교육 미실시로 이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되었습니다.
근로자의 자기 안전의무: 근로자 또한 공사 현장과 같이 위험이 따르는 작업 환경에서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스스로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고속절단기 같은 위험한 장비를 사용할 때는 보안경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이러한 자기 안전 의무를 게을리하여 사고가 발생하면, 근로자의 '과실'로 인정되어 사업주의 손해배상 책임이 일부 제한될 수 있으며, 이를 '과실상계'라고 합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지연손해금 (민법 제387조 제2항): 이행 기한이 따로 정해지지 않은 채무의 경우, 채권자(이 경우 원고)가 이행을 청구한 때부터 채무자(피고들)에게 지체 책임이 발생하여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소송을 제기하여 소장 부본이 피고들에게 송달된 날인 2018년 10월 17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손해배상 책임의 관계: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각종 급여(예: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사업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받을 수 있는 금액에서는 이미 산업재해보험으로 지급받은 급여액이 공제됩니다. 이는 근로자가 동일한 재해로 이중으로 보상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책임보험의 역할: 사업주가 '국내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과 같은 책임보험에 가입했다면, 보험회사는 보험 계약에 따라 사업주의 손해배상 책임을 대신하여 피해 근로자에게 손해를 보상할 의무를 집니다. 이는 사업주의 배상 능력이 부족할 경우에도 근로자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가 됩니다.
작업 현장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참고할 몇 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안전보호구 착용의 중요성: 작업 현장에서는 반드시 지급되는 안전모, 안전화, 보안경 등 개인 보호 장비를 항상 착용해야 합니다. 사업주가 이를 제공하지 않거나 착용을 지시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 보호구를 확보하고 착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사고 발생 시 자신의 과실 비율을 줄이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안전 교육 참여 및 숙지: 사업주가 시행하는 안전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작업과 관련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숙지해야 합니다. 만약 안전 교육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추가적인 교육을 요청하거나 스스로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업무상 재해 발생 시 신속한 대처: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신청을 하여 필요한 급여(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를 받아야 합니다. 이는 치료비 부담을 덜고 생활 안정을 돕는 중요한 절차이며, 추후 손해배상 청구 시에는 이미 받은 급여액이 공제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 청구 시 법적 근거 확인: 근로계약 관계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할 수 있으며, 어떤 법적 근거로 청구하는지에 따라 소멸시효 기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채무불이행으로 보아 소멸시효 주장이 배척되었습니다.
책임보험의 역할 인지: 사업주가 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과 같은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사고 발생 시 피해 근로자는 사업주와 더불어 보험회사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업주의 재정 상태와 관계없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