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주식양도 제한 조항 해석에 따른 주식대금 청구 사건

원고 주주 A는 피고 회사 B의 정관 중 주식양도 제한 조항을 주식매수청구권 조항으로 해석하여 회사에 주식 매수를 청구하고 대금을 요구하였으나, 법원은 해당 조항이 회사의 주식매수 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 주식 1,111주를 소유한 주주입니다.
• 피고 B 주식회사: 청과물 도매 및 위탁판매업, 부동산 임대 및 매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피고 회사 B의 주식 1,111주를 소유한 주주였습니다. 피고 회사의 정관에는 주식양도 제한과 관련된 조항이 있었는데, 원고는 이 조항을 주주가 회사에 자신의 주식을 매수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주식매수청구권)를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원고는 이 해석을 근거로 피고 회사에 이 사건 주식의 매수를 청구하고 그 대금으로 약 9억 9,221만 9,991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피고 회사는 해당 정관 조항이 단지 주식양도 제한에 관한 것이며, 회사가 주주의 주식을 반드시 매수해야 하는 의무를 규정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 회사의 정관 중 주식양도 제한 조항(제9조 제3항)이 주주의 회사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2. 피고 회사가 해당 조항에 대한 해석 주장을 뒤늦게 제출한 것이 민사소송법상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 조항은 '주식양도제한'이라는 소제목 아래 있으며, 회사가 주주의 주식매수 요구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양도인의 요구에 대해 피고가 주식을 다른 주주나 지명인에게 '재양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회사의 재량을 명시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 금지 원칙과 예외 규정(주주가 양도 승인을 청구했으나 회사가 거부한 경우 등)을 고려할 때, 명시적인 정관 규정 없이는 회사의 주식매수 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의 주장이 비록 소송 중간에 제출되었지만, 법률상의 주장이므로 별도의 증거조사가 필요 없고 소송 지연을 야기하지 않아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주식대금 청구는 이유 없어 최종적으로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상법 제341조 (자기주식의 취득의 제한)​: 회사는 원칙적으로 자기 계산으로 자기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이는 회사의 자본적 기초를 유지하고 주주평등의 원칙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2. 상법 제341조의2 (자기주식 취득의 특례)​: 상법 제341조에도 불구하고, 특정 예외적인 경우에는 회사가 자기 주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경우(제4호)가 언급되었으나, 법원은 이 사건 정관 조항에 따른 청구를 상법상 예외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상법 제335조의2 (주식의 양도 승인 청구)​: 정관으로 주식의 양도를 제한하는 회사의 주주가 주식을 양도하려는 경우, 양수할 사람을 지정하여 회사에 승인을 청구하거나, 회사에 주식 양도를 승인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4. 상법 제335조의3 (회사의 주식매수청구)​: 회사가 주식 양도 승인을 거부하는 경우, 회사는 그 주주에게 회사가 지정하는 자에게 주식을 매수할 것을 청구하거나, 회사 스스로 주식을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주주의 주식 처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원고가 이러한 상법상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점이 언급되었습니다.
5. 민사소송법 제149조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의 각하)​: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기 위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뒤늦게 제출된 공격·방어방법은 법원이 각하할 수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의 주장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6. 계약 해석의 법리: 대법원은 계약 내용이 담긴 처분문서를 해석할 때,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보다는 서면에 사용된 문구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대법원 2000. 10. 6. 선고 2000다27923 판결,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44471 판결 등). 문언이 명확하다면 문언 그대로의 의사표시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참고 사항

1. 정관 조항의 명확한 해석: 회사의 정관에 주식 양도 제한이나 주식 매수와 관련된 조항을 둘 경우 그 문구가 명확해야 합니다. 특히 회사가 주주의 주식을 매수할 의무를 부담하게 하려면 그 내용을 구체적이고 명시적으로 규정해야 합니다. 모호한 문구는 향후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습니다.
2. 회사의 자기주식 취득 원칙 이해: 상법상 회사는 원칙적으로 자기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상법 제341조). 예외적인 경우(상법 제341조의2)에만 취득이 허용되며, 여기에는 주식 양도 승인을 거부한 회사가 주주에게서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상법 제335조의2) 등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회사가 자기 주식을 매수하도록 강제하려면 이러한 상법상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3.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 절차: 주주가 상법상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우선 양수할 제3자를 지명하거나 회사 이사회에 주식 양도 승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양도 승인을 거부했을 때 비로소 회사에 주식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법원의 판단을 받기 어렵습니다.
4. 계약 해석의 원칙: 계약이나 정관 등의 처분문서 해석 시에는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보다는 서면에 기재된 문구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 그대로의 의사표시로 인정됩니다.
5. 소송 시 공격·방어방법 제출 시기: 소송 과정에서 새로운 주장이나 증거를 제출할 때는 적절한 시기를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법률상의 주장으로서 별도의 증거 조사가 필요 없고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지 않는다면 뒤늦게 제출하더라도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