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금전문제
원고는 베트남에 벽돌 성형 설비를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며 피고와 설비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및 선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가 설비 인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수입 통관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국산 설비 제작 능력에 대해 기망했다며 계약 해제 또는 취소를 주장하고, 지급한 대금의 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이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2023년 3월 베트남 C 회사에 벽돌 성형 설비를 대여하고 혼화제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023년 9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탄소 저감 온실가스 국제감축 투자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베트남에서 벽돌공장 석탄 가마 공정개선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를 위해 원고는 2023년 9월 피고와 총 계약금액 5,943,562,500원(부가세 별도)에 벽돌 성형 장치 15대(이 사건 설비)를 베트남 흥옌에 공급하는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23년 10월에는 분할 납부 조건 추가 및 계약기간 연장을 포함한 변경 계약(이 사건 계약)을 재차 체결했습니다. 원고는 2023년 11월과 2024년 5월에 걸쳐 피고에게 계약금, 선금,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총 2,301,347,400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설비를 인도받지 못하자 2024년 11월 피고에게 계약 해제 의사를 통보하며 설비 인도를 촉구했고, 피고는 2024년 12월 원고가 납품 장소를 결정해주지 않아 납품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며 납품 장소 지정을 요청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수입통관 서류 미제공 및 설비 인도의무 불이행, 그리고 국산 설비 제작 능력에 대한 기망행위가 있었다며 이 사건 계약을 해제 또는 취소하고, 기지급 대금 2,301,347,400원과 함께 혼화제 미공급으로 인한 일실이익 1,589,927,500원 등 총 3,891,274,900원의 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가 설비 인도의무를 불이행하고 수입 통관에 필요한 서류(브로슈어, 매뉴얼)를 제때 제공하지 않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가 국산 설비를 자체 제작하여 납품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있다고 속여 계약을 체결한 기망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법원은 피고가 수입 통관 서류를 다소 늦게 제공한 측면은 있으나, 이는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수적인 '주된 채무' 불이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피고는 설비 제작 준비를 완료하고 원고에게 납품 장소를 지정해 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원고가 납품 장소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아 설비 인도가 지연된 것으로 보아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계약 내용에 설비를 국내에서 제작해야 한다는 조건이 없었으며, 피고가 자체 제작 능력이 있다고 기망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기망행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계약 해제나 취소가 적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대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계약 해제의 요건 및 증명 책임: 계약이 성립한 후 이를 해제하려는 당사자는 해제 원인이 존재함을 증명해야 합니다. 또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해당 채무가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요불가결한 주된 채무'여야 합니다. 부수적인 채무의 불이행만으로는 계약을 해제할 수 없습니다. 본 사례에서 원고는 피고가 수입 통관 서류를 제때 제공하지 않은 것을 해제 사유로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가 원고의 해지 통보 전에 서류를 제공했고, 이 서류 지연이 계약의 주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채무불이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채무불이행에 대한 귀책사유: 채무불이행의 책임은 귀책사유(고의 또는 과실)가 있는 당사자에게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피고가 설비 제작 준비를 마쳤음에도 원고가 납품 장소를 구체적으로 지정해주지 않아 설비 인도가 지연된 것으로 보아 피고에게는 귀책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서에 '원고 또는 현지 공장주의 책임 하에 선행되어야 할 사항으로 피고의 계약 이행이 지연되는 경우, 해당 기간은 계약기간 지체일수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이 있었던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기망행위로 인한 계약 취소: 계약을 기망(속임수)을 이유로 취소하려면, 상대방이 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해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고지하거나 중요한 사실을 숨겨서 당사자가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 원고는 피고가 국산 설비 제작 능력이 있다고 기망했다고 주장했으나, 계약서에 국산 설비여야 한다는 조건이 없었고 피고가 자체 제작 능력을 속였다는 증거도 없어 기망행위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관세법 제28조 제1항 (베트남): 이 조항은 베트남에서 물품을 수입할 때 세관 절차, 특히 물품의 품명과 품목번호를 확정하는 '물품 품목 분류 절차'를 규정합니다. 세관 신고인은 품목번호 사전확정을 위해 물품 정보, 관련 증서, 견본 등을 세관기관에 제공해야 하며, 견본을 제시할 수 없는 경우 관련 기술 자료를 제공해야 합니다. 카탈로그(브로슈어)와 매뉴얼은 이러한 물품 관련 증서에 해당하므로 수입 통관 시 필요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이러한 서류를 제공했음을 인정하며, 그 지연이 중대한 채무불이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계약의 중요 사항은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설비의 원산지, 제조 방식(자체 제작 여부) 등이 중요한 조건이라면 이를 계약서에 명시해야 추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설비 인도와 관련하여 인도 장소, 시기, 그리고 수입 통관에 필요한 서류 제공 의무 등 각 당사자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이에 따른 기한과 불이행 시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계약 이행이 지연될 경우, 지연 사유가 상대방에게 있음을 입증할 수 있도록 모든 의사소통(납품 장소 지정 요청, 서류 제공 요청 등)을 서면이나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증거를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 해제 또는 취소를 주장하려면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요불가결한 주된 채무'에 해당하는지, 또는 기망행위가 명백한지 충분한 근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계약 이행 지연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하려면, 자신의 의무 이행(납품 장소 지정 등)을 완료했거나 완료할 준비가 되어 있었음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