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근로자들이 'K'라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하였으나 미지급된 임금을 받지 못하자, 사업장의 명의상 대표자 B, 실질적 대표자 C, 그리고 주식회사 D를 상대로 임금 및 지연손해금 지급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명의상 대표자 B와 실질적 대표자 C에게 상법 제24조의 명의대여자 책임을 물어 연대하여 미지급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주식회사 D에 대해서는 임금 미지급의 귀책사유가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근로자들은 'K'라는 사업장에서 일했으나 퇴직 이후 임금 약 1년치를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사업자등록상 대표자로 되어있던 B, 실질적으로 사업을 운영했던 C, 그리고 또 다른 법인인 주식회사 D에게 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 D는 자신들의 고용주가 아니라고 주장했고, 피고 B는 명의만 빌려준 것일 뿐이며 근로자들이 명의대여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항변했습니다. 근로자들은 주식회사 D에게도 임금 미지급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물었습니다.
타인에게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어 영업하게 한 자(명의대여자)가 그 영업주를 오인한 제3자에 대해 연대하여 책임을 지는지 여부와, 명의대여자 책임 면책을 위한 입증 책임의 소재, 그리고 제3의 법인에 임금 미지급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B와 C이 연대하여 원고(선정당사자)에게 15,634,000원, 선정자 E에게 10,154,000원, 선정자 F에게 13,834,000원, 선정자 G에게 10,538,000원, 선정자 H에게 1,440,000원, 선정자 I에게 11,520,000원 및 위 각 금액에 대해 2018년 7월 25일부터 2019년 5월 31일까지는 연 1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피고 주식회사 D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피고 B, C과 원고 사이의 부분은 피고 B, C이 부담하고, 피고 주식회사 D와 원고 사이의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K'의 명의상 대표자와 실질적 대표자는 상법 제24조에 따라 연대하여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인정되었고, 주식회사 D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상법 제24조 명의대여자의 책임' 조항이 핵심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상법 제24조는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업자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그 명의를 믿고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리로, 명의대여 사실을 거래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명의대여자가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이때, 거래 상대방이 명의대여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는 점은 책임을 면하려는 명의대여자 측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또한, 이행의 소에서는 원고에 의해 이행의무자로 주장된 사람이 피고적격을 가지는 것이므로, 피고가 실제 채무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더라도 법원은 일단 그 주장을 받아들여 재판을 진행하게 됩니다.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5% 또는 연 12%와 같은 법정 이율이 적용됩니다.
사업자등록상의 명의만 빌려주는 경우에도 실제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과 함께 임금 체불 등 거래 상대방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특히 근로자가 명의대여 사실을 알지 못했거나 이를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면 명의대여자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근로자들은 임금을 받지 못했을 때 사업자등록증에 기재된 대표자뿐만 아니라 실제 사업을 운영한 사람에게도 임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다른 법인이나 제3자에게 임금 미지급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려면 그에 대한 명확하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체불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소송 제기일 등 특정 시점부터 발생하며, 법률에서 정한 이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속한 대응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