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요구 사건

대한석탄공사에 재직 중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은 후 조기 퇴직한 근로자 33명이 임금피크제가 무효이므로 삭감된 임금과 퇴직금 및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가 절차상, 실체상 하자가 없으며 조기 퇴직 강요 사실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대한석탄공사 AJ광업소에서 근무하다가 2018년 6월 30일 퇴직한 33명의 근로자들.
• 피고: 대한석탄공사.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준시장형 공기업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대한석탄공사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2015년 9월 30일 노동조합과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습니다. 이 합의에 따라 정년은 만 59세에서 만 60세로 1년 연장되었고, 정년 예정일 3년 전부터 총액 임금의 92.5%를 지급하는 임금 조정이 시행되었습니다. 원고들은 1959년생으로, 2017년 1월 1일부터 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되어 2018년 6월 30일 퇴직할 때까지 감액된 임금과 퇴직금을 받았습니다. 한편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기능조정방안'에 따라 피고는 인력 감축 구조조정을 계획했고, 2018년 3월 말경 원고들은 2018년 6월 30일자로 조기 퇴직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들은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부터 최소 1억 4,700만 원에서 최대 2억 7,200만 원 상당의 감축지원금을 수령했습니다. 이후 원고들은 임금피크제가 무효이므로 삭감된 임금과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고, 임금피크제 도입 및 조기 퇴직 과정에서의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위자료 포함)을 요구하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 근로자 개별 동의가 없거나 노동조합의 의견 수렴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인지 여부.
2.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자를 차별하여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였으므로 무효인지 여부.
3. 피고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거나 원고들의 조기 퇴직을 종용 또는 강요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 여부.
4. 무효인 임금피크제로 피고가 부당이득을 취하였으므로 반환 의무가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1. 임금피크제 도입 절차상 하자에 대하여: 노동조합이 사용자(피고)와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고, 이는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경우가 아니라면 유효합니다. 이 사건 노사합의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으므로 개별 근로자의 동의나 수권 없이 유효하며, 합리성을 잃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노동조합이 근로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2. 임금피크제 실체상 하자에 대하여: 고령자고용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을 금지합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만 59세에서 만 60세로 1년 연장하여 고령자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숙련 인력을 경제적 인건비로 고용하려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었습니다. 개정 고령자고용법이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노사 의무로 규정한 취지에 부합합니다. 임금 삭감 기간 및 비율(3년간 매년 7.5% 감액)이 적정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고, 정년 연장 자체가 중요한 대상 조치이며 임금 외 복리후생에는 차별이 없었으므로, 근로자에게 적정한 범위를 벗어나는 실질적 불이익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손해배상책임에 대하여: 임금피크제의 효력 및 적정성이 인정되므로 그 도입 및 시행만으로 위법행위가 인정되지 않으며, 노동조합 대표자의 위법행위나 피고의 가담을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들이 조기 퇴직을 신청하도록 종용 또는 강요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부당이득 반환청구에 대하여: 임금피크제가 무효가 아니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또한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이라는 대상 조치가 수반된 합리적인 제도로 인정되어 유효하며, 피고의 불법행위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이 청구한 삭감 임금, 퇴직금 및 손해배상금은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사업주는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강행규정입니다. 임금피크제가 이러한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 도입 여부 및 적정성, 감액된 재원의 사용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2.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2항 및 제19조의2 제1항: 개정 고령자고용법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였습니다(제19조 제2항). 또한 정년연장 조치와 더불어 사업주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에게 사업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제19조의2 제1항). 이는 정년이 연장된 고령자에 대해 적절한 급여 체계를 도입하는 것을 포함하며, 임금피크제도 이러한 조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3. 협약 자치의 원칙: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혹은 불리하게 변경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단체협약이라도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유효하며, 노동조합은 사전에 개별 근로자로부터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4. 임금피크제 유효성 판단 기준: 대법원은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상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참고 사항

유사한 임금피크제 관련 문제 상황에서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노동조합 합의의 중요성: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이라도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합리적인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면 개별 근로자의 동의 없이도 유효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 내용이 현저히 비합리적이거나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나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2. 임금피크제 도입의 합리적 이유: 고령자고용법상 연령 차별이 아니라고 인정되려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정당성(예: 정년 연장), 근로자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적절한 대상 조치(예: 고용 보장), 감액된 재원의 합목적적 사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3. 정년 연장과 임금체계 개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연장될 경우 이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노사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년 연장은 임금피크제 적용에 대한 중요한 대상 조치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조기 퇴직의 자발성: 조기 퇴직이 강요되었다는 주장은 퇴직 과정에서 회사 측의 부당한 압력이나 강요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 인정될 수 있습니다. 감축지원금 등 혜택을 받고 스스로 퇴직원서를 제출한 경우 자발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