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D병원에서 보일러 기사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원고 3명(A, B, C)이 병원의 당직근무가 통상의 주간근무와 동일한 강도를 가졌음에도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충분히 지급되지 않았다며 미지급 임금 총 1억 5천만 원 상당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당직근무 전체가 주간근무와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중 실제 업무에 종사한 시간을 인정하여 초과근무수당을 계산했습니다. 그러나 병원이 이미 지급한 당직수당과 유급휴무 임금이 법원이 인정한 실제 근무시간에 대한 가산임금을 초과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들은 병원의 당직근무가 병원 특성상 통상 주간근무와 동일한 업무 내용과 강도를 가지며, 휴식이나 수면 시간이 제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평일 당직 15시간, 주말 당직 24시간 전체를 근무시간으로 보아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 병원 측은 당직근무 중 실제 업무를 수행한 시간은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 시간은 대기하거나 휴식을 취했으며, 이미 실제 업무 시간에 대한 대가로 야간근무수당과 다음날 유급휴무를 제공했으므로 미지급 임금은 없다고 맞섰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병원 보일러 기사들의 당직근무가 통상적인 주간근무와 동일한 강도와 내용을 가지는지 여부였습니다. 특히 당직근무 시간 전체를 실제 근로시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대기 시간과 실제 업무 시간을 구분하여 임금을 산정할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으며, 이에 따라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 가산임금의 지급 여부와 범위가 결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이 청구한 미지급 임금으로 원고 A에게 25,352,912원, 원고 B에게 91,874,061원, 원고 C에게 41,608,80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지급되지 않으며,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당직근무 전체가 통상의 주간근무와 동일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당직근무 중 주간근무와 동일한 내용의 업무에 실제로 종사한 시간을 평일 당직근무의 경우 5시간, 주말 당직근무의 경우 10시간, 야간근무는 2시간으로 산정했습니다. 이렇게 계산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의 총액이 피고가 이미 지급한 당직수당(평일 5만 원, 토요일 4시간의 시간외 수당과 5만 원, 일요일 10만 원)과 다음날 유급휴무에 대한 임금의 합계액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임금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 원칙과 대법원 판례가 확립한 '숙·일직' 근무의 법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숙·일직을 '정기적 순찰, 전화 및 문서의 수수, 기타 비상사태 발생 대비를 위해 시설 내에서 대기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이러한 업무는 노동의 밀도가 낮고 감시·단속적 노동에 해당하여 정상근무에 준하는 임금이나 가산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숙·일직 업무 내용이 본래 업무의 연장이거나 통상 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될 경우에는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5. 1. 20. 선고 93다46254 판결 등 참조). 본 사건에서는 당직근무 전체가 통상 근로와 동일하다고 보지 않았지만, 그중 실질적인 업무 시간을 인정한 후 이미 지급된 당직수당과 유급휴무 임금을 공제하여 최종적으로 추가 지급할 임금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은 중복하여 계산하지 않는다는 원칙(대법원 2018. 6. 21. 선고 2011다112391 판결 참조)도 적용되었습니다.
유사한 당직근무 관련 임금 분쟁을 예방하거나 해결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당직근무 시 실제 업무의 내용과 강도, 대기 시간, 휴식 시간 등을 명확하게 기록한 작업일지나 근무일지가 중요합니다. 단순한 형식의 기록보다는 실제 수행 업무의 종류, 소요 시간, 긴급 상황 처리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당직근무에 대한 수당, 휴무, 업무 범위 등은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에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합니다. 병원과 같이 24시간 운영되는 사업장은 당직근무의 실질적인 업무 부하를 고려하여 4조 3교대와 같은 근무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직근무 중에도 주간근무에 준하는 업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대기 시간이 극히 짧고 긴급 상황 대처가 빈번하다면, 이는 단순히 대기하는 '감시·단속적 노동'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