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앞둔 남편으로 거액 보험 가입 후 보험금 받지 못한 사건

보험회사 A는 미성년자 B와 체결한 보험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계약은 B의 아버지 E를 피보험자로 하고 B의 어머니 C가 주도하여 체결되었습니다. E는 계약 체결 직후 사망했습니다. 보험회사는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결여,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위반, 고지의무 위반 등을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B는 보험금 1억 원을 지급하라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결여 주장은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C의 경제적 상황, 망인의 건강 상태, 단기간 다수 보험 가입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이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체결된 것으로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 채무가 없음을 확인하고 B의 반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반소피고) 주식회사 A: 보험업을 영위하는 보험회사로, 본소의 원고이자 반소에 대한 피고입니다.
• 피고(반소원고) B: 미성년 자녀로, 망인 E과 C의 자녀이며 본소의 피고이자 반소에 대한 원고입니다. 어머니 C이 법정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법정대리인 친권자 모 C: 피고 B의 어머니이자 망인 E의 사실혼 배우자로,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을 주도했습니다.
• 피보험자 E: 피고 B의 아버지이자 C의 사실혼 배우자로,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이며 계약 체결 직후 사망했습니다.

분쟁 상황

미성년자인 피고 B의 어머니 C은 2017년 11월 초, 남편 E(B의 아버지)을 피보험자로 하는 다수의 생명보험 계약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들을 주도한 C은 과거 보험설계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었으며, 당시 E은 이미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기 직전이었고, 2008년부터 만성 바이러스 C형 간염으로 치료를 받아왔으며, 계약 체결 9일 전에도 간염 치료를 받았습니다. 또한 E과 C은 사업 실패로 인한 채무가 많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C은 보험 상담 과정에서 E의 건강 상태를 속이고, 보험사 직원과의 전화 통화 시 제3자(아들)가 E인 것처럼 응대하게 했습니다. 보험계약 체결 후 불과 10일 만에 E은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치료를 포기했으며, 그로부터 10일 후에 사망했습니다. 이에 보험회사 A는 계약 무효를 주장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고, 피고 B는 보험금 1억 원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1. 피보험자인 망인 E의 서면 동의가 없었으므로 보험계약이 무효인지 여부.
2. 보험금을 부당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이므로 민법 제103조(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에 따라 무효인지 여부.
3. 보험계약 체결 당시 고지의무(피보험자의 건강 상태)를 위반했으므로 보험계약이 해지되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보험회사 A)와 피고(미성년자 B) 사이에 체결된 보험계약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원고(보험회사 A)의 피고(미성년자 B)에 대한 보험금 지급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3. 피고(미성년자 B)의 반소청구(보험금 1억 원 지급 청구)를 기각한다.
4. 본소와 반소를 합한 소송 비용은 피고(미성년자 B)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결여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보험계약이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피고의 모 C이 경제적 어려움과 망인의 건강 악화 상황에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다수의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보험계약 과정에서 망인의 건강 상태를 속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보험회사는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으며, 보험금을 청구한 미성년자 측의 반소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상법 제731조 제1항 (타인의 생명보험):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은 보험계약 체결 시에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이는 도박 보험의 위험성, 피보험자 살해의 위험성, 공서양속 침해의 위험성을 배제하기 위한 강행규정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면 동의는 각 보험계약에 대해 개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포괄적 또는 묵시적 동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합니다. 법원은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부당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이러한 계약은 보험제도의 목적을 훼손하고 사행심을 조장하여 사회적 상당성을 일탈하므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 측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과도한 보험료를 부담하는 다수의 보험계약 체결, 단기간 내 집중적인 다수 보험 가입, 보험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망인 건강 상태 은폐 및 허위 고지, 계약 체결 직후 망인의 사망 등의 정황을 종합하여 보험금 부정 취득 목적을 추인하고 계약의 무효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보험계약자의 직업, 재산 상태, 계약 체결 경위, 계약 규모, 계약 후 정황 등이 이러한 목적을 추인하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참고 사항

1. 보험계약의 목적 확인: 보험은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므로,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보험자의 건강 상태가 이미 심각하게 악화되어 있거나 사망이 임박한 상황에서 다수의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보험금 부정 취득의 목적으로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2. 고지의무의 중요성: 보험 가입 시에는 피보험자의 건강 상태, 직업 등 중요한 사항을 보험회사에 반드시 사실대로 알려야 합니다. 이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허위로 고지하면, 나중에 보험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 있으며, 계약이 해지되거나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3. 서면 동의의 중요성: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의 경우,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가 필수적입니다. 이 동의는 각 보험계약에 대해 개별적으로 명확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4. 경제적 능력과 보험료: 자신의 경제적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다수의 보험계약은 부정적인 목적으로 체결되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단기간 다수 가입 경위: 단기간 내에 특별한 합리적 이유 없이 여러 건의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하는 경우, 법원에서 이를 보험금 부정 취득 의도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