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근로자 산재사고 관련 손해배상 및 선지급금 반환 사건

근로자 C가 주식회사 I의 사업장에서 마킹 작업 중 자재 전도로 인한 산재사고로 손가락 절단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I는 근로자에게 산재 관련 금액을 선지급한 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확정된 금액과의 차액 3,257,257원을 반환하라는 본소(부당이득금)를 제기했습니다. 반면 근로자 C는 주식회사 I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일실수입과 위자료를 포함한 9,530,015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반소(손해배상)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양측의 주장과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I (대표이사 A): 조선업 협력업체이자 근로자 C의 고용주이며, 본소의 원고(선지급금 반환 청구)이자 반소의 피고(손해배상 청구)입니다.
• C: 주식회사 I 소속 근로자로 산재사고 피해자이며, 본소의 피고(선지급금 반환 대상)이자 반소의 원고(손해배상 청구인)입니다.

분쟁 상황

근로자 C는 2022년 6월 1일부터 주식회사 I에서 마킹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23년 1월 6일 오전 9시경 블록(철판) 위 앵글론지(자재)가 작업에 방해가 되어 이를 이동시키려던 중 자재가 쓰러지면서 오른쪽 중지 손가락 끝 부분이 협착되어 절단되는 산업재해를 입었습니다. 이 사고로 C는 '우측 3수지 외상성 지골부분 절단, 우측 3수지 으깸손상' 진단을 받았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승인 및 장해등급 14급 결정을 받았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 주식회사 I는 C에게 병원비 및 요양급여 등 총 21,522,797원을 선지급했으나, 근로복지공단에서 최종 확정된 산재 보상금은 16,317,870원이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I는 선지급액과 확정 보상금의 차액 중 미반환된 3,257,257원의 반환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편, C는 주식회사 I가 ▲안전교육 미실시 ▲위험성 평가 미실시 ▲부재(자재) 전도 방지 의무 위반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배려의무 및 사용자 책임을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일실수입 5,530,015원과 위자료 4,000,000원을 포함한 총 9,530,015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며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C는 자신의 과실을 최대 30%로 인정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부당이득 반환 여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산재 관련하여 선지급한 금액 중 정산 후 남은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여부.
2.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사업주가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미실시, 위험성 평가 미실시, 작업장 자재의 전도 방지 의무 위반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않아 근로자에게 산재가 발생한 경우,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
3. 사용자 책임: 사업주의 관리감독자가 직무상 안전 관리 의무를 해태하여 산재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지 여부.
4. 손해배상액 및 과실상계: 근로자의 일실수입, 위자료 등 손해배상액 산정의 적정성과 근로자 본인의 과실 여부 및 그 비율.
5. 산재보험급여와 손해배상금의 관계: 산재보험급여가 민사상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공제될 수 있는지 여부 및 공제 범위.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당사자들의 이익 및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했습니다. 주식회사 I는 근로자 C에게 2025년 12월 15일까지 4,500,000원을 지급해야 하며, 이 기한까지 지급하지 않을 경우 미지급 금액에 대하여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해야 합니다. 주식회사 I는 본소 청구를 포기하고, 근로자 C는 나머지 반소 청구를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양 당사자는 2023년 1월 6일에 발생한 산재사고와 관련하여 위 결정사항 외에는 더 이상 채권채무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합니다.

결론

사업장에서 발생한 근로자의 산재사고와 관련하여, 사업주의 선지급금 반환 청구(본소)와 근로자의 손해배상 청구(반소)가 병합된 사건에서, 법원의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통해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쌍방의 모든 법적 다툼을 종결하는 것으로 분쟁이 해결되었습니다. 이는 법적 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과 더불어, 당사자 간의 상호 양보를 통한 원만한 합의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 이 조항은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근로계약 관계에서 사용자는 신의칙상 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안전한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합니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참조). 사업주가 이러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는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이 되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본 사건에서 근로자는 사업주가 안전교육 미실시, 위험성 평가 미실시, 자재 전도 방지 의무 위반 등을 통해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었습니다.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을 규정합니다. 사업주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은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를 야기하는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참조). 따라서 근로자는 사업주의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주장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민법 제756조 (사용자 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을 규정합니다. 다만,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사무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그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를 제외합니다. 본 사건에서 근로자는 현장반장과 같은 관리감독자가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감독자로서 안전점검 및 위험요인 제거 의무를 해태하였고,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사업주인 원고가 현장반장의 사용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16조 (관리감독자의 업무): 사업장 내 관리감독자가 담당하는 직무와 역할에 대해 규정합니다. 관리감독자는 자신이 지휘·감독하는 작업과 관련된 기계·기구 또는 설비의 안전·보건 점검 및 이상 유무 확인, 근로자의 보호구 착용 점검, 작업장 정리·정돈 등을 이행하여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의무가 있습니다(동법 시행령 제15조 제1호부터 제4호). 본 사건에서 근로자는 현장반장이 관리감독자로서 이러한 의무를 해태하여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및 시행규칙 [별표 5] 다. 채용 시 교육사항: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채용 시 교육사항으로 산업안전 및 사고 예방, 기계·기구의 위험성, 작업 순서 및 동선 등을 포함합니다. 본 사건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안전교육을 충분히 실시하지 않아 작업에 내재된 위험성을 근로자가 인지하지 못하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 제1항, 제2항 (위험성 평가): 사업주는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위험성을 결정하며, 위험성 감소 대책을 수립·이행해야 합니다. 또한 근로자 대표 또는 근로자를 참여시켜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사업주가 마킹 작업에 관련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지 않았고, 그 결과 예상되는 위험성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조 제2항 (안전 조치 의무): 사업주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구체적으로 제품, 자재, 부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작업장 내 자재(앵글론지)가 불안정한 상태로 놓여 있었고, 이를 고정하거나 제거하지 않아 근로자가 이동시키려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 사업주의 전도 방지 의무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 판단 시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위험의 내용, 재해 발생 빈도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 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며, 실질적인 안전 조치에 이르지 못한 경우 규정 준수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참조).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2항: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수급권자가 해당 보험급여의 지급 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또는 그 밖의 법령에 따라 이 법의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받은 경우에는 그 받은 금품을 한도로 이 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합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동일한 사유'란 보험급여의 대상이 된 손해와 민사상의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 손해가 같은 성질을 띠는 것이어서 산재보험 급여와 손해배상이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하며, 대등한 성격의 항목에서만 공제가 가능하다고 봅니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77293 판결 참조). 본 사건에서 사업주의 선지급금 및 산재보험급여가 근로자의 손해배상액 산정에 어떻게 공제되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사업주의 안전 의무 준수: 사업주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근로계약상 신의칙에 따른 안전배려의무는 물론,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교육 실시, 작업장 위험성 평가, 기계·설비 및 자재 전도 방지 등 필요한 안전 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특히 위험 작업 환경에서는 형식적인 교육이나 조치를 넘어 실질적인 안전 확보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2. 근로자의 권리 주장: 산업재해 발생 시 근로자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 산재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별도로 사업주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이 확인될 경우 민법상 채무불이행(민법 제390조) 또는 불법행위(민법 제750조)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관리감독자의 과실이 있다면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 책임도 물을 수 있습니다.
3. 손해배상 범위 및 산정: 손해배상액은 일실수입(사고로 인해 상실된 장래 소득), 적극적 손해(치료비 등), 위자료(정신적 고통) 등으로 구성됩니다. 일실수입 산정 시에는 근로자의 연령, 노동능력 상실률, 월 소득액, 가동연한 등이 고려되며, 과실상계(근로자 본인의 과실 비율)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4. 산재보험급여와 민사상 손해배상의 관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는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에서 공제될 수 있으나, 대법원 판례에 따라 '동일한 사유'에 해당하는 대등한 성격의 항목에서만 상호 공제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치료비는 요양급여와, 요양기간의 일실수입은 휴업급여와, 장해로 인한 일실수입은 장해급여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5. 증거 확보의 중요성: 산재 사고 발생 시 사고 경위, 부상 정도, 사업주의 안전 조치 이행 여부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사진, 영상, 목격자 진술, 의무기록, 안전교육 자료, 위험성 평가 자료 등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선지급금 반환 문제: 사업주가 산재 발생 후 근로자에게 치료비 등을 선지급한 경우, 추후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보상금과 정산 과정에서 차액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차액에 대한 반환 의무 여부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으므로, 관련 서류를 명확히 보관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7. 합의 및 조정 고려: 소송 진행 중 법원의 조정 권유나 합의를 통해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때 상호 간의 채권채무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고 향후 추가적인 분쟁을 방지하는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