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상품 설명 부족 및 계약 위반으로 인한 보험료 반환 청구 사건

원고들은 보험설계사의 설명을 믿고 저축성 보험인 줄 알고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며, 계약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또는 설명의무 위반 및 경유계약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착오 주장은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보험사의 설명의무를 다했으며, 경유계약 위반은 있었으나 손해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부부로서 피고 H을 통해 피고 D, E, F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계약자들
• 원고 C: 원고 A, B의 자녀로서 피고 H을 통해 피고 D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계약자
• 피고 D 주식회사: 원고 B, C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
• 피고 E 주식회사: 원고 A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
• 피고 F 주식회사: 원고 A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
• 피고 G 주식회사: 피고 H이 소속된 보험대리점
• 피고 H: 피고 G 소속으로 원고들의 보험계약을 모집한 보험설계사

분쟁 상황

원고들(A, B 부부와 자녀 C)은 피고 H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피고 D, E, F 보험회사들과 종신보험 상품 4건을 계약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H이 이 보험상품들을 '2년만 납입하면 원금 보장되는 저축성 보험'이라고 설명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종신보험'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이 중 3건의 보험을 해지했고, 해약환급금이 납입 보험료보다 적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보험회사들로부터 납입 보험료의 차액을 반환받거나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보험계약의 취소 또는 무효: 설계사의 설명 부족으로 저축성 보험으로 착각하여 계약했으므로 취소 또는 순번 2 계약은 원고 A의 무권대리에 의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설계사가 보험계약의 중요 내용(특히 저축성 보험이 아닌 종신보험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 경유계약(다른 모집종사자 L의 명의를 이용한 계약)이라는 보험업법 위반 행위가 있었으므로 보험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보험설계사 및 보험대리점의 공동불법행위 책임: 경유계약 위반 및 기망 행위로 인해 보험설계사 H과 그 소속 대리점 G에 대해서도 예비적으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주장했습니다. 원고 A은 피고 E에 대해 12,860,679원, 피고 F에 대해 18,345,000원을, 원고 B은 피고 D에 대해 12,444,322원을, 원고 C은 피고 D에 대해 13,726,865원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보험계약의 착오 또는 무권대리 여부: 보험설계사가 저축성 보험이라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종신보험이어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가 가능한지, 또는 원고 A의 위임 없이 보험계약이 체결되어 무권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설명의무 위반 여부: 보험설계사가 보험계약의 중요 내용(특히 저축성 보험이 아닌 종신보험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보험회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지 여부입니다.
3. 경유계약 위반 및 손해배상 책임 여부: 보험설계사가 다른 모집종사자의 명의를 이용하여 보험계약을 모집하는 '경유계약'을 했고 이로 인해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입니다.
4. 보험설계사 및 보험대리점의 책임 여부: 경유계약 위반, 설명의무 위반, 기망 행위 등으로 인해 보험설계사(H) 및 소속 보험대리점(G)이 공동불법행위 책임 또는 사용자 책임을 지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의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1. 착오 주장에 대해: 보험설계사 H이 원고들에게 2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하면 원금이 보장되는 저축성 보험이라고 설명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며, 원고들의 착오가 보험계약 내용의 중요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동기의 착오에 불과하며, 이를 계약 내용으로 삼기로 표시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2. 무권대리 주장에 대해: 원고 A이 순번 2 보험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피고 H이 원고 A의 동의나 위임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 A이 직접 서명한 사실과 모바일 해피콜에서 '예'라고 답변한 사실 등을 종합하여 원고 A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3. 설명의무 위반 주장에 대해: 법원은 보험설계사 H이 원고들에게 해당 보험계약이 저축성 보험이 아닌 종신보험이라는 점을 포함하여 중요사항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근거로 원고들이 보험계약청약서, 중요 내용 확인 서면 등에 직접 자필 서명한 점, 모바일 해피콜 서비스에서 중요 내용을 이해했다고 답변한 점, 일부 원고는 이전에 유사한 종신보험 상품을 체결한 경험이 있어 상품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리고 보험상품명 자체가 종신보험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4. 경유계약 위반 주장에 대해: 피고 H이 다른 보험설계사 L의 명의를 이용한 '경유계약'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러한 경유계약금지규정 위반 행위가 원고들이 보험료를 납부하여 입은 손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보험계약의 효력 자체가 발생한 이상 보험료 납부는 당연한 것이므로, 경유계약 위반으로 인해 원고들이 보험료 납부라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5. 피고 H, G의 책임 주장에 대해: 설명의무 위반이나 기망 행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 H의 공동불법행위 책임이나 피고 G의 사용자 책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보험업법 제97조 제1항 (경유계약 금지)​
   • 이 조항은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그 체결 또는 모집에 관하여 다른 모집종사자의 명의를 이용하여 보험계약을 모집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이른바 '경유계약'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 사례 적용: 본 사례에서 피고 H 보험설계사가 다른 설계사 L의 명의를 이용하여 보험계약을 모집한 사실은 인정되어 보험업법 제97조 제1항을 위반한 '경유계약'으로 판단되었습니다.
2. 구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 (보험회사의 손해배상책임)​
   • 이 조항은 '보험회사는 그 임직원, 보험설계사 또는 보험대리점(보험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를 포함한다)이 모집을 하면서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사례 적용: 법원은 여기서 '보험계약자에게 입힌 손해'는 보험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을 의미하며, '모집을 함에 있어서'의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손해에 한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경유계약 위반 사실은 인정되었지만, 이로 인해 원고들이 보험료를 납부하게 된 것이 직접적인 손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구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즉, 경유계약 위반 자체는 규정 위반이지만, 그것이 곧바로 보험계약자가 입는 경제적 손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3. 보험회사의 설명의무:
   • 보험회사 또는 보험모집종사자는 고객과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모집할 때 보험료 납입, 보험금 해약환급금 지급 사유 및 금액 산출 기준, 변액보험의 투자 형태 및 구조 등 개별 보험상품의 특성과 위험성을 알 수 있는 중요사항을 명확히 설명하여 고객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 설명의무의 정도는 보험상품의 특성, 위험도, 고객의 보험가입 경험 및 이해 능력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며, 중요사항은 약관에 한정되지 않고 상품설명서 등 추가 자료를 활용하여 이해를 도와야 합니다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다229536 판결 등 참조).
   • 사례 적용: 법원은 보험설계사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보험이 저축성 보험이 아닌 종신보험이라는 점을 포함한 중요사항을 설명했고, 원고들이 자필 서명, 해피콜 답변 등을 통해 이를 이해했다고 판단하여 설명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보험 가입 시 고객이 중요 정보를 인지하고 동의했음을 입증하는 서류나 기록이 중요한 근거가 됨을 보여줍니다.
4. 민법상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 (민법 제109조)​:
   •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을 때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동기의 착오는 그것이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표시되고 그 동기를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사자 일방이 이를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인식하였을 경우에 한하여 법률행위 내용의 착오가 될 수 있습니다.
   • 사례 적용: 원고들은 저축성 보험으로 착각하고 종신보험을 계약했다며 착오 취소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설계사가 저축성 보험이라고 설명했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원고들의 착오가 보험계약 내용의 중요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원고들의 착오가 '동기의 착오'에 불과하며, 그 동기가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참고 사항

• 보험 가입 시 상품 설명 이해: 보험 상품에 가입할 때는 보험설계사의 설명을 꼼꼼히 듣고, 본인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반드시 재차 질문하여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저축성', '원금 보장' 등의 문구만 듣고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 청약서 및 중요 서류 자필 서명 확인: 보험 계약 청약서, 상품설명서, 중요 내용 확인사항 등 모든 서류에 본인이 직접 서명하고, 그 내용이 무엇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본인이 서명한 서류는 추후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모바일/유선 해피콜 응대 신중: 보험 가입 후 진행되는 모바일 또는 유선 해피콜 서비스는 보험사의 설명의무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이때 답변하는 내용은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상품 설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중요 고지사항을 들었는지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답변해야 합니다.
• 약관 및 상품설명서 보관 및 숙지: 보험 계약 시 교부받는 보험 약관과 상품설명서는 반드시 잘 보관하고, 주요 내용을 숙지해야 합니다. 보험 상품의 정확한 내용, 보장 범위, 해약환급금 조건 등은 약관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 경유계약 문제: 보험설계사가 다른 사람 명의로 계약을 모집하는 '경유계약'은 보험업법 위반이지만, 이 자체가 보험계약자에게 직접적인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손해배상 청구의 직접적인 사유가 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경유계약으로 인해 실제 손해가 발생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