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작업자 추락 사고 안전책임자 무죄 판결

공사 현장의 안전책임자인 피고인이 작업자의 추락 사고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검사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피고인의 무죄를 확정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해당 공사 현장의 안전책임자로서, 작업자들의 안전 관리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 피해자 D: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 7층에서 추락하여 상해를 입은 공사 인부입니다.
• 검사: 피고인 A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주체입니다.
• 주작업자 E: 피해자 D과 사고 당일 2인 1조로 창호 코킹 작업을 할 예정이었던 작업자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안전책임자로서 공사 인부들의 추락을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합니다. 피해자 D은 이 공사 현장 7층에서 추락하여 4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추락방지망 등을 제대로 설치 및 관리하지 않아 피해자가 추락했다고 주장하며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원심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1. 사고 당시 추락방지망 해체는 창호 코킹 작업을 위한 창문틀 설치를 위해 불가피했을 가능성이 크고, 추락방지망을 유지한 채 작업이 가능했는지 판단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2. 피해자는 건물 내부에서 코킹 작업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고, 사고 당일 안전교육도 듣지 않은 채 안전모만 착용하고 홀로 작업 현장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외부로 추락하리라고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3. 피해자의 추락 경위 진술(높이 5cm 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곧바로 건물 외부로 떨어졌다는 진술)은 현장 감식 결과(턱으로부터 외벽까지 130cm, 창문틀 설치, 추락 공간 폭 88cm)와 부합하지 않고, 피해자 스스로도 진술을 번복하여 신빙성이 낮습니다.
4. 전체적인 공사 일정, 현장 상황, 예정된 작업 내용 및 방법, 구체적인 사고 경위 등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추락 장소에 방지망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핵심 쟁점

공사 현장 안전책임자에게 작업자의 추락 사고로 인한 상해에 대해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의 과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추락방지망 해체의 불가피성, 작업자의 예상치 못한 행동, 그리고 추락 경위 진술의 신빙성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2025년 6월 13일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피고인 A는 피해자 D의 추락 사고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벗고 최종적으로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은 주로 다음 법령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업무상과실치상죄 (형법 제268조)​: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자에게 적용되는 범죄입니다. 여기서 '업무상 과실'이란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그 업무에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것을 의미합니다. 공사 현장 안전책임자는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주의의무를 부담하며, 이는 작업 발판, 추락 방지망, 안전모 착용 지시 등 구체적인 안전 조치 의무를 포함합니다. 그러나 본 판결에서는 공사 진행 과정상 추락방지망 해체가 불가피했고, 피해자의 작업 내용 및 예상치 못한 행동, 그리고 추락 경위의 불명확성 등을 이유로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즉,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여부는 단순히 결과 발생 여부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작업의 특성, 통상적으로 예견 가능한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원심판결이 적법한 때에는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이 조항은 항소심 법원이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인정할 경우, 항소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의 판결을 유지한다는 법적 근거입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이 원심의 무죄 판단에 위법이 없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것이 이 조항에 따른 것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건설 현장 사고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작업 환경의 특수성 고려: 공사 현장에서 특정 작업을 위해 안전 설비를 일시적으로 해체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 그 불가피성이 법원에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때 해당 작업의 필요성과 함께 대체 안전 조치 여부, 그리고 사고 예방을 위한 다른 노력이 있었는지가 중요하게 검토됩니다.
• 작업자의 역할 및 행동: 안전 책임자의 주의의무 범위는 해당 작업자의 통상적인 업무 내용과 예상 가능한 행동에 근거합니다. 작업자가 예정된 작업을 벗어나 안전교육 없이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안전 책임자의 책임 범위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사고 경위의 명확성 및 신빙성: 사고 발생 경위에 대한 피해자나 증인의 진술은 현장 상황과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부합해야 합니다. 진술의 번복이나 현장 감식 결과와의 불일치는 진술의 신빙성을 낮추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충분한 증거 확보의 중요성: 안전 책임자의 과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락방지망 미설치 외에 사고 발생과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 및 과실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사고 발생만으로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수사 과정에서 현장 상황, 작업 지시 내용, 안전 교육 여부, 작업 방식의 적절성 등 포괄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