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후미추돌 사고 후유장해 보험금 지급 판결

피보험자 B씨가 고속도로에서 후미추돌 사고를 당하여 경추 척수증 진단 및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후 B씨는 보험회사 A사를 상대로 총 4억 3,200만원의 후유장해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A사는 B씨에게 골절이나 탈구가 없었고 기왕증(후종인대골화증) 때문에 생긴 장해이며, 일상생활 기본동작에 제한이 없으므로 보험금 지급 채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B씨는 반소로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B씨의 후유장해를 척추에 심한 운동장해(지급률 40%)로 인정했으나, 신경계 장해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기왕증이 있었더라도 사고가 척수 손상을 촉발하여 장해가 발생했다고 보아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보험사가 기왕증 감액 규정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감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보험사 A사가 피보험자 B씨에게 보험금 8,800만 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반소피고) A 주식회사: 피보험자 B씨와 보험 계약을 맺은 보험회사로, 보험금 지급 채무가 없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함.
• 피고(반소원고) B: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상해를 입고 후유장해 보험금을 청구한 피보험자.

분쟁 상황

피고 B씨는 2013년 10월 12일 천안-논산 고속도로 풍세톨게이트 부근에서 정차 중이던 차량이 후미추돌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 후 B씨는 병원에 입원하여 '후종인대골화증 및 이로 인한 경추 척수증' 진단 하에 경추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B씨는 F병원에서 '외상성 경부척수손상'으로 후유장해 진단을 받았고,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지급률 60%에 해당하는 후유장해를 입었다며 보험사 A사에 총 4억 3,200만 원의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 A사는 B씨의 후유장해가 사고로 인한 골절이나 탈구가 아닌 기왕증(기존 질병)으로 발생했거나, 일상생활 기본동작에 제한이 없다고 주장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고,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B씨는 반소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며 보험회사와의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보험자에게 발생한 후유장해 중 '척추(등뼈)에 심한 운동장해'와 '신경계에 장해가 남아 일상생활의 기본동작에 제한을 남긴 때'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각 장해의 지급률은 얼마인지 여부였습니다. 둘째, 피보험자에게 기왕증(후종인대골화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고와 후유장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였습니다. 셋째, 보험회사가 기왕증에 대한 보험금 감액 주장을 할 수 있는지, 즉 기왕증 감액 규정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보험사 A사의 피보험자 B씨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8,800만 원을 초과하여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했습니다.
2. 보험사 A사는 피보험자 B씨에게 8,800만 원 및 이에 대한 2016년 8월 9일부터 2020년 7월 9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3. A사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B씨의 나머지 반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4.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1/4은 A사가, 나머지는 B씨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교통사고로 인한 피보험자의 후유장해를 인정하면서도, 보험 약관 해석과 기왕증 기여도에 대한 보험사의 명시·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을 일부 지급하도록 최종 결정했습니다. 피보험자는 청구한 금액의 약 23%인 8,800만 원을 지급받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상해보험 계약에서 후유장해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으로, 다음과 같은 법리와 원칙들이 적용되었습니다.

1. 상해보험의 '상해' 및 인과관계 입증 책임: 상해보험에서 '상해'는 외부로부터의 우연하고 돌발적인 사고로 인한 신체 손상을 의미하며, 신체의 질병과 같은 내부적 원인은 제외됩니다. 상해의 외래성 및 사고와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는 보험금을 청구하는 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1다27579 판결 참조).
2. 사회적·법적 인과관계: 민사분쟁에서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인과관계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적·법적 인과관계로 넓게 해석됩니다. 따라서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3. 기왕증과 보험사고: 상해보험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신체 손상을 입는 것을 보험사고로 합니다. 사고로 입은 상해 외에 피보험자가 가진 기왕의 질환 등이 공동 원인이 되었다 하더라도, 사고로 인한 상해와 보험계약상 장해 사이에 통상 일어나는 원인 결과의 관계가 인정된다면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대법원 2009다73219, 73226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기왕증인 후종인대골화증이 있었으나, 사고로 인한 외상성 자극이 척수 손상을 촉발하여 장해가 발생했다고 보아 사고와 장해 발생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4. 보험 약관의 명시·설명의무: 보험 약관에 기왕증 관련 감액 규정이 있는 경우, 이는 보험자의 책임 범위를 제한하는 중요한 사항이므로 보험회사는 계약자에게 이를 명확히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 2015다229917, 229924 판결 참조). 만약 보험사가 이 의무를 위반하면 해당 감액 규정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보험사는 기왕증 감액 규정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어, 기왕증에 따른 보험금 감액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5. 장해 분류표 해석: 보험 약관의 장해 분류표에 기재된 내용은 예시적인 문구로 해석될 수 있으며, 분류표에 명시되지 않은 후유장해도 그 정도에 따라 준하여 지급액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교통사고 후유장해 보험금 관련 문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정확한 진단 및 치료 기록 확보: 사고 직후부터의 모든 진료 기록, 수술 기록, 영상 자료(MRI, CT 등) 등을 빠짐없이 보관해야 합니다.
2. 후유장해 진단서의 객관성: 후유장해 진단은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서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보험 약관에 명시된 장해 분류표 기준을 충족하는지 정확히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복수의 의사 소견을 받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기왕증 유무 확인: 사고 전 기존 질병이 있었던 경우, 해당 질병이 사고로 인해 악화되었거나 사고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장해가 발생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때 의학적 문헌이나 전문가 감정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4. 보험 약관 철저히 확인: 가입한 보험 계약의 약관, 특히 후유장해 분류표, 기왕증 감액 규정, 보상 범위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사가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제대로 설명했는지 여부도 중요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5. 일상생활 기본동작 제한 증명: 신경계 장해 등으로 일상생활 기본동작에 제한이 발생했다면,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자료(예: 간병 기록, 활동 제한 사진/영상, 특정 동작 수행 불가에 대한 의사 소견 등)를 준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