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산업용 로봇트 제작 회사 직원인 망 H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하자, 그의 자녀와 국민연금공단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회사 측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망 H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회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망 H는 2012년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산업용 로봇트 자동화 장비 조립, 설치, 테스트, AS 등의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업무 특성상 국내외 출장이 잦았고, 고객이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책임감으로 인해 잔업 및 주말 근무가 빈번했습니다. 회사의 인력 감소(2017년 23명에서 2019년 15명)로 인해 망 H의 업무량은 더욱 가중되었고, 사망 전 12주 동안 주 평균 약 46시간, 특히 발병 전 2~3주 동안은 주간 70시간, 77시간을 근무하는 등 과도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019년 6월 28일 피고 회사 공장에서 기계 장비 테스트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해 7월 2일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 지주막하 출혈'로 사망했습니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신청했으나 거부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업무상 과로, 스트레스가 사망에 이르게 한 업무상 재해'라는 판결을 받아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원고와 국민연금공단이 피고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근로자의 사망이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한 것인지 여부, 회사가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망인에게 과실이 인정되어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될 수 있는지 여부, 손해배상액의 구체적인 산정 (일실수입, 일실퇴직금, 위자료, 유족연금 공제 등)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171,977,90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승계참가인에게 3,999,16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및 승계참가인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각 당사자가 비율에 따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회사가 망 H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업무상 과로를 방치하였고, 이로 인해 망 H가 사망에 이르게 된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망 H 본인도 자신의 건강 관리에 소홀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피고 회사의 책임을 40%로 제한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와 승계참가인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에 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1.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민법상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 책임):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 정비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는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으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며, 동시에 불법행위 책임도 부담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 회사가 망 H가 과중한 업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을 알았음에도 충분한 휴식 보장 및 업무 경감 조치를 강구하지 않아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2. 업무상 재해의 인과관계: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망 H는 사망 전 2~3주 동안 주간 70시간, 77시간을 근무하는 등 과도한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는 뇌동맥류 파열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인정되어 업무상 재해로 판단되었습니다.
3.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의무:
4. 손해배상액 산정에서의 과실상계: 사고 발생에 피해자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피해자의 과실 비율만큼 배상액을 감액합니다. 망 H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거나 회사에 적극적으로 업무 경감을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잘못이 인정되어 피고의 책임은 40%로 제한되었습니다.
5. 보험급여의 공제 방식 (공제 후 과실상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있는 경우,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여 최종 손해배상액을 산정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유족연금 상당액을 손해액에서 먼저 공제한 후, 피고 회사의 책임 비율 40%를 적용하여 최종 손해배상액을 산정했습니다.
회사(사용자)는 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과도한 업무나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직원이 건강 이상을 겪거나 사망에 이른 경우, 회사는 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잦은 출장, 인력 감소로 인한 업무량 증가, 예측 불가능한 근무 일정,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은 과로 및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회사 측의 특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회사가 직무 스트레스 평가를 실시하지 않거나, 근로시간 단축, 휴식 배분 등 직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책임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 간의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만 증명될 필요는 없으며,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근로자 본인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고, 과도한 업무 지시 시에는 회사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알려 업무 경감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부족할 경우 회사 책임이 일부 감경될 수 있습니다.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급여 등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공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