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류/처분/집행
임대인이 아파트 전세 계약 체결 후 종전 임차인 보증금 반환을 위해 과도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임차인의 전세자금 대출이 불가능해졌고, 임대인이 대출 협조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임차인이 계약을 해제한 뒤 계약금 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임대인의 대출 협조 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계약금 5,000만 원과 손해배상액 500만 원을 임차인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023년 10월 28일, 원고 A는 피고 B와 서울 동작구 C아파트 D호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보증금 5억 원, 월세 40만 원에 체결하고 계약금 5,0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 사건 부동산에는 종전 임차인이 있었고, 피고는 종전 임차인의 보증금 8억 원을 반환하기 위해 2023년 11월 1일 E 주식회사로부터 약 7억 8,600만 원을 대출받아 채권최고액 9억 39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습니다. 원고는 2023년 11월 22일경 F은행에 전세자금대출을 신청했으나,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9억 390만 원과 신청 보증금 5억 원의 합계가 부동산 시가 13억 1,000만 원을 초과하여 대출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보증금 조절 또는 대출금 상환을 통한 근저당권 감액 등의 해결책을 제시했으나, 피고는 중도금 1억 9,600만 원을 지급하면 근저당권부 채무 중 해당 금액을 상환하고 감액 등기하여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일방적인 대출로 인한 과도한 근저당권 설정과 대출 비협조적인 태도가 계약서 특약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2023년 11월 28일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의 잔금 미지급 시 계약이 해제될 것이라고 맞섰고, 원고는 피고의 고지의무 위반 및 전세자금대출 협조 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금 반환과 위약금 5,000만 원을 포함한 총 1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의 근저당권 설정 고지의무 위반 여부, 피고의 전세자금대출 협조 의무 위반 여부 및 해당 의무가 계약 해제 사유가 되는 주된 채무에 해당하는지 여부, 계약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 여부 및 적정 감액 범위.
피고는 원고에게 5,500만 원(계약금 5,000만 원 및 손해배상 5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40%, 피고가 60%를 부담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임대차보증금과 합하여 부동산 시가를 초과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원고에게 중도금 지급을 요구하며 전세자금대출 감액 등기 협조를 거절한 것은 계약 해제 사유가 되는 주된 채무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손해배상 예정액 5,000만 원은 피고의 채무불이행 비난 가능성이 크지 않고, 원고의 실질적 손해가 미미하며 단기간 내 계약이 해제된 점 등을 고려하여 500만 원으로 감액했습니다.
민법 제546조(이행지체와 해제):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채권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독촉)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의 전세자금대출 협조 의무 불이행을 원고의 계약 이행에 필수불가결한 '주된 채무'의 불이행으로 보아 원고의 계약 해제를 인정했습니다. 이는 대출 협조 의무가 단순히 부수적인 의무가 아니라, 계약의 핵심적인 목적 달성과 직결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손해배상액의 예정):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계약금 5,000만 원을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크지 않고 원고의 실제 손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며, 단기간 내 계약이 해제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정액을 500만 원으로 감액했습니다. 이는 손해배상 예정액이 실제 손해에 비해 터무니없이 클 경우, 법원이 공정성을 위해 조정할 수 있다는 원칙을 적용한 것입니다.
계약의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계약 해제를 정당화하는 채무불이행은 단순히 어떤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넘어, 해당 채무가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요불가결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의 목적이 달성되지 않아 채권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주된 채무'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의 전세자금대출 협조 의무가 원고에게는 계약 이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주된 채무였다고 판단했습니다.
임대차 계약 시, 특히 전세자금대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등기부등본을 통해 선순위 근저당권 유무 및 그 채권최고액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 체결 전 임대인이 대출을 받을 예정이라면, 해당 대출금액과 전세보증금 합계가 부동산 시세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대출금 합계가 시세를 초과할 경우 전세자금대출이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이 계약의 필수적인 조건이라면, 계약서 특약사항에 임대인의 대출 협조 의무와 대출 불가능 시 계약 해제 및 계약금 반환에 대한 내용을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단순한 '협조'를 넘어 구체적인 근저당권 감액 등기 의무 등을 명시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여부도 중요한 요소이므로, 계약 시 임대인이 해당 보증보험 가입에 동의하는지 확인하고 특약으로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해배상 예정액이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판단될 경우 법원에 의해 감액될 수 있습니다. 실제 발생한 손해의 규모, 채무불이행의 경위, 당사자의 책임 정도 등이 감액 판단에 영향을 미치므로, 실제 손해를 증명할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