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임금피크제 적용 후 임금 삭감 적법성 여부 사건

이 사건은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고 정년퇴직한 두 명의 전 직원이, 해당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주장하며 삭감된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대상 조치의 적정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지 않아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피고 은행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고 정년퇴직한 전 직원들.
• 피고 주식회사 C: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은행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해당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사용자.

분쟁 상황

피고 은행은 2004년경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2차례 변경하였고, 원고 A은 2018년 9월 1일부터, 원고 B은 2019년 3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에 따라 삭감된 임금을 받다가 각각 2023년 10월 31일, 2024년 1월 31일에 정년퇴직했습니다. 원고들은 해당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이며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주장하며, 삭감된 임금과 퇴직금 약 4억 6천만 원(원고 A)과 약 4억 7천 8백만 원(원고 B)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정년 연장을 전제로 한 은행의 임금피크제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 제1항에서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피고 은행의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삭감된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모두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이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임금 외의 금품 등 고용에서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연령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와 같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하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에 따라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1.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고령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회사의 인건비 부담 완화 등 도입 취지가 합리적인지.
2.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으로 인해 근로자가 받는 실질적인 손해가 과도한지.
3.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 삭감에 상응하는 다른 형태의 보상(예: 정년 연장, 업무 강도 완화, 복리후생 혜택 유지 등)이 적절하게 제공되었는지.
4.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절감된 인건비가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나 신규 채용 등 본래 목적에 맞게 쓰였는지.

이 판례에서는 피고 은행의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과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며, 임금 삭감에도 불구하고 총 소득이나 복리후생 혜택, 업무 강도 완화 등 충분한 대상 조치가 있었고, 고용노동부의 일반 모델에도 부합하는 점 등을 들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임금피크제 관련 분쟁 발생 시에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1.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과 실질적인 연관성을 갖는지: 정년 연장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는지, 아니면 법적으로 이미 정년이 보장된 상황에서 단순히 임금만 삭감한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2.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회사 측의 도입 목적(예: 인건비 절감, 숙련 인력 유지 등)이 합리적인지 평가해야 합니다.
3.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 조치의 적정성: 표면적인 임금 삭감률뿐만 아니라, 실제 총 소득(기본급 외 수당, 상여금, 복리후생비 등 포함)의 감소 정도와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동안 제공된 다른 형태의 혜택(예: 선호 업무 배치, 업무 강도 완화, 재택근무 등)이 임금 삭감으로 인한 불이익을 상쇄할 만큼 충분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4.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임금 삭감으로 발생한 재원이 당초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예: 신규 채용 확대 등)에 맞게 사용되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5. 절차적 정당성: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 노동조합과의 협의나 근로자 동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도 중요하게 고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