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인한 임금삭감 및 퇴직금 소송

원고 A는 B교육원(현 피고 학교법인 C)에서 근무하던 중 도입된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삭감된 임금과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고, 정년 연장 및 초빙교수 지위 보장 의무 불이행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당시 노조 지부장이던 D와 사무총장 E가 공모하여 원고에게 불이익을 주었다며 위자료도 청구했으나, 법원은 임금피크제가 유효하고 퇴직금 중간정산도 유효하며 피고들의 불법행위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교육원에서 1989년 1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근무한 직원으로,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인한 임금 삭감 및 퇴직금 미지급, 정년 연장 및 초빙교수 지위 미보장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학교법인 C: 구 B교육원이 폐지된 후 그 재산 및 권리·의무 일체를 포괄 승계한 법인으로,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 청구 대상이 되었습니다.
• 피고 D: 2005년 11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B교육원 노동조합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교육원과 임금피크제 협약을 체결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E: 2006년 2월부터 교육원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원고는 D와 함께 임금피크제 협약에 불법적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B교육원(이후 피고 학교법인 C가 승계)은 2006년 10월 노동조합 지부장 D와 '임금피크제 및 공모제 시행 노사 협약'을 체결하고, 2007년 1월 보충·수정 협약을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습니다. 원고 A는 1989년 1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교육원에서 근무했으며, 당시 만 59세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되어 임금이 삭감되고, 2008년 12월 31일 정년 퇴직했습니다. 원고는 임금피크제 협약이 불이익 변경으로 무효이고, 취업규칙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퇴직금 중간정산도 무효라고 주장하며 삭감된 임금과 미지급 퇴직금 등 총 52,825,241원을 피고 학교법인 C에게 청구했습니다. 또한 임금피크제에 따라 정년이 1년 연장되고 2년간 초빙교수 지위가 보장되어야 했음에도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임금 103,513,565원을 예비적으로 청구했습니다. 나아가 당시 노조 지부장이던 D와 사무총장 E가 공모하여 원고에게 불이익을 주었다며 정신적 위자료 20,000,000원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임금피크제 협약의 유효성 여부: 단체협약의 목적상, 내용상, 주체상, 절차상 한계를 위반했는지.
2. 취업규칙 개정 없이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것이 무효인지 여부.
3. 유리조건 우선의 원칙에 따라 기존 연봉제가 적용되어야 하는지 여부.
4. 퇴직금 중간정산의 유효성 여부.
5. 임금피크제에 따라 원고의 정년이 연장되거나 초빙교수로 위촉될 의무가 피고 법인에 있는지 여부.
6. 피고 D, E이 공모하여 원고에게 불이익을 준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피고 학교법인 C에 대한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와 피고 D, E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임금피크제 협약이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체결되었으므로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취업규칙 개정 없이 단체협약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것도 유효하며, 단체협약이 취업규칙에 우선한다고 보았습니다. 퇴직금 중간정산 역시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아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의 정년이 1년 연장된다거나 정년 이후 2년간 초빙교수로 위촉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 D, E이 원고에게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도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단체협약의 효력)​:
   •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합니다.
   •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도 체결할 수 있으며, 이러한 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경우가 아닌 한 유효합니다.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다41384 판결)
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
   •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됩니다.
3. 단체협약 체결 권한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299 판결)​:
   • 노동조합의 하부단체인 분회나 지부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된 조직체로서 활동을 하는 경우,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상위 노동조합의 위임 없이 체결했더라도 무효로 볼 것은 아닙니다.
4. 합리적 차별 허용: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해서는 안 되지만, 고령 근로자의 계속 고용 보장 등 합리적인 목적을 가진 임금피크제는 연령 차별로 보기 어렵습니다.
5. 퇴직금 중간정산의 묵시적 동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한 명시적인 신청이 없었더라도, 제도 도입 취지(임금 삭감에 따른 퇴직금 손실 방지) 및 실제 지급·수령 내역, 그리고 이에 대한 근로자의 장기간 이의 제기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묵시적 동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단체협약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불리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유효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1. 합리적 목적: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행에 따른 고령자 고용 불안 해소, 효율적 인력 운영 등 임금피크제 도입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2. 차별의 합리성: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 할지라도 고령 근로자의 계속 고용 보장 및 신규 인력 채용 확대 등 합리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유효합니다.
3. 단체협약 체결 권한: 노동조합의 하부단체인 지부나 분회도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립적으로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상위 노동조합 위원장의 위임 없이 지부장이 체결했더라도 무효로 볼 수 없습니다.
4. 절차적 정당성: 임금피크제가 특정 직급에 한정되어 보이더라도 장래에 다른 직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전체 근로자에게 직·간접적으로 관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지부 대표자가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체결한 협약은 집단적 의사결정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취업규칙과의 관계: 단체협약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에 따라 취업규칙보다 우선적인 효력을 가집니다. 공공기관의 경우 취업규칙 개정에 주무관청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지만, 단체협약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경우 단체협약의 우선적 효력으로 인해 별도의 취업규칙 개정 및 승인이 없어도 유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임금 인상이 아닌 삭감은 주무관청의 통제 목적과 배치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6. 퇴직금 중간정산: 명시적인 신청이 없었더라도, 임금피크제 전환 시 임금 삭감으로 인한 퇴직금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 사유가 있고, 실제로 정산금을 수령하며 오랫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
7. 협약 내용의 해석: 정년 연장이나 특정 직위 보장과 같은 내용은 단체협약서 문구뿐만 아니라 관련 회의록, 시행계획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명확하게 약정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다른 근로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연령 초과 직원에 대한 일부 불리한 적용도 합리적이라면 유효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