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두 보험회사(원고 A, B)가 사망한 피보험자(망 F)의 상속인들(피고 C, D)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 채무가 없음을 확인하거나 이미 지급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보험회사들은 망인이 보험금을 수령할 목적으로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거나, 사고가 자살에 해당하여 보험계약이 무효이거나 면책조항이 적용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망인이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보험회사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망인 F는 A, B 보험사를 포함한 여러 보험사와 다수의 상해사망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21년 8월 30일 13시 30분경 망인은 경남 양산시 국도에서 포터 화물차량을 운전하던 중 신호대기 중인 22톤 화물차의 후미를 정면충돌하여 사망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망인의 상속인인 배우자 D와 자녀 C는 보험사에 상해사망 보험금을 청구했고, B 보험사로부터 상해사망 보험금 1억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이에 A, B 보험사들은 망인이 사고 발생 직전에 상해사망 보험을 집중적으로 가입했고 사고 경위가 고의적인 충돌로 의심된다는 점을 들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이거나 면책조항인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채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고 청구했고, B 보험사는 이미 지급한 1억 원의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망인이 사고 발생 직전 상해사망을 담보하는 보험계약을 집중적으로 체결한 것이 민법 제103조에 따른 반사회질서적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와 망인의 사망 사고가 보험 약관상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여 보험금 지급 면책조항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보험회사들)의 피고들(망인의 상속인들)에 대한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보험 가입 시기, 가입 보험의 종류, 경제적 상황, 사고 직전 건강 관리 내역, 그리고 사고 상황 등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그 결과, 보험회사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망인이 고의로 보험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수령하려 했다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험계약이 무효이거나 면책조항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보험금 지급 채무가 존재한다고 보았으며, 이미 지급된 보험금의 반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에서 보험회사가 피보험자의 고의적인 사고나 자살을 주장하는 경우, 이를 입증할 책임은 전적으로 보험회사에 있습니다. 단순히 사고 직전에 여러 보험에 가입했거나 사고 경위가 의심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는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보험사는 고의적인 사고나 자살을 주장하려면 유서 등 객관적인 물증이 있거나, 일반인의 상식으로 자살이 아닐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명백한 정황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사고 당사자의 평소 생활 태도, 재정 상태, 사고 직전의 건강 상태, 치료 내역, 주변인과의 관계 등 다양한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 사건의 경우, 전방주시 태만, 졸음운전, 갑작스러운 건강 문제 등으로 인해 조향장치 조작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 등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고의적인 사고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