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견 공무원의 본부 복귀 명령이 절차 문제로 취소된 사례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 A는 2019년 외교부로 전보되어 주G대한민국총영사관 영사 및 한국문화원 원장으로 3년 임기로 파견되었습니다. 근무 중 행정원 E, F와 근태 및 업무 지시 관련 갈등이 발생했고, A는 이들의 징계를 건의했으나 E, F는 A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A의 부적절한 언행이 드러나자, 외교부장관은 2021년 3월 15일 A의 주재관 임용을 해제하고 원소속부처(산업통상자원부)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A는 해당 복귀 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은 A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외교부장관은 항소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원고 A에게 징계 처분을 받을 개연성이 있고 공무집행의 공정성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실체적 하자는 없지만, 처분 시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및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명백하므로, 해당 복귀 명령은 위법하다고 보아 외교부장관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산업통상자원부 소속으로 외교부에 전보되어 주G대한민국총영사관 영사 겸 주G한국문화원 원장으로 파견되었던 공무원. 본 사건 복귀 명령의 취소를 구한 당사자.
• 피고 외교부장관: 원고 A에 대해 주재관 임용 해제 및 원소속부처 복귀 명령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
• 행정원 E, F: 주G한국문화원 소속 행정원으로, 원고 A와 갈등을 겪고 원고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당사자들.
• 해외문화홍보원: 원고 A와 행정원 E, F 사이의 갈등 및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등을 조사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
•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원고 A의 원소속부처 장으로, 원고의 복귀 명령과 관련하여 외교부로부터 협의를 요청받았던 당사자.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9년 9월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외교부로 전보되어 3년 임기로 주G대한민국총영사관 영사 겸 주G한국문화원 원장으로 임용되었습니다. 2020년 3월경, 원고는 문화원 소속 행정원 E, F의 근태 불량 및 업무 지시 거부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이들과 지속적인 갈등을 겪었습니다. 원고는 E, F에 대한 징계 및 계약해지를 건의했고, 이에 E, F는 2020년 3월 24일 해외문화홍보원에 원고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습니다.

외교부 감찰담당관과 해외문화홍보원은 해당 신고에 대해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원고가 행정원 F에게 공개적으로 '사직서를 내라'고 언급하고, E의 부친에게 전화하여 E의 근태 불량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F에게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하며 질책하고, 직장 내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가해자의 사진을 단체 채팅방에 게시하는 등 2차 가해로 볼 수 있는 행위를 한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고 외교부장관은 2021년 3월 15일 원고 A에 대해 주재관 임용을 해제하고 원소속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 복귀하라는 명령(이 사건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의 법률상 이익 존부: 원고가 이미 주재관 임기를 마쳤음에도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
2. 처분 발령 주체의 적법성: 피고(외교부장관)가 원고에 대한 원소속부처 복귀 명령 처분의 적법한 발령 주체인지 여부.
3. 절차상 하자 유무: 원고에 대한 복귀 명령이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 통지 및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
4. 실체적 위법성 유무: 원고에게 징계 사유가 존재하여 복귀 명령 처분이 타당한지, 그리고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 외교부장관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는 원고 A에 대한 원소속부처 복귀명령을 취소하라는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의미입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재외근무수당을 받지 못했던 기간이 있어, 설령 주재관 임기가 만료되었더라도 처분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처분 발령 주체에 대해서는, 원고의 주재관 임용 해제 및 외교부에서 원소속부처로의 전출 명령은 피고(외교부장관)의 권한에 속하므로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쟁점이었던 절차상 하자에 대해서는, 원고에 대한 주재관 임용 해제 및 원소속부처 복귀 명령은 공무원의 지위를 박탈하고 소속을 변경하는 '침해적 행정처분'으로서,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및 의견 제출의 기회를 반드시 부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음을 인정했습니다.

비록 법원은 원고에게 일부 징계사유(행정원들에게 사직 강요, 욕설 및 비속어 사용, 성추행 피해 직원 관련 부적절한 게시물 업로드)가 인정되어 징계 처분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고, 재외공관 직무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공무집행의 공정성에 위험을 초래할 여지가 있어 실체적 하자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처분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행정절차법의 취지에 따라 절차상 하자가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 및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2조 제3호: 이 조항들은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따른 징계 등 처분에 대해 행정절차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예외 사유를 규정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에서 원고의 주재관 임용 해제 및 원소속부처로의 전출 명령은 공무원의 지위를 박탈하고 소속을 변경하는 '침해적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단순히 인사 처분이라는 이유만으로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지 않으며,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절차적 보장이 필요하다고 해석했습니다.
2. 구 행정절차법(2022. 1. 11. 법률 제187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22조: 이 조항들은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 사전에 처분의 제목, 원인이 되는 사실, 내용 및 법적 근거 등을 통지하고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함을 규정합니다. 또한, 의견 제출 기간은 상당한 기간을 고려하여 정해야 하며, 예외적인 경우(의견 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러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이러한 사전 통지 및 의견 제출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주재관 임용령 제16조 제1항 및 제11조 제4호: 이 규정들은 주재관에게 징계 사유가 발생하면 외교부장관이 원소속부처 장과 협의하여 징계 의결을 요구하거나 원소속부처로의 복귀를 요청할 수 있고, 원소속부처 장은 요청받은 경우 주재관을 복귀시켜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러한 복귀 제도는 징계 절차의 원활한 진행과 공무집행의 공정성, 국제적 신뢰 유지를 목적으로 합니다. 법원은 이 규정에 따라 복귀 처분의 적법성 판단 시 징계 처분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과 공정한 공무집행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4.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및 외교부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 이 법률과 관련 예규는 사업주(기관장)가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고, 발생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기관장으로서 직원이 아닌 사람에 의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부적절한 행위를 함으로써 이러한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공무원 인사 처분 시 절차적 보장: 공무원에 대한 인사 처분, 특히 권한 제한이나 신분 변경을 초래하는 침해적 처분(예: 보직 해제, 원소속 복귀 명령)의 경우,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의견 제출 기회 제공, 처분 이유 제시 등의 절차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설령 징계 사유가 존재하거나 처분의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절차적 하자가 있다면 해당 처분은 위법하게 될 수 있습니다.
2. 재외공무원 처분의 특수성과 일반 원칙: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주재관의 임용 및 복귀 절차는 일반 공무원과 다소 특수성이 있지만, 국민의 권익을 제한하는 행정처분이라면 행정절차법의 기본 원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3. 직장 내 갈등 발생 시 공식 절차 준수: 직장 내 괴롭힘, 근태 불량, 업무 지시 불이행 등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감정적인 대응이나 부적절한 언행을 자제하고, 관련 법령과 기관의 내부 규정에 따른 공식적인 절차(예: 징계 건의, 고충 처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침해하는 행위는 추후 본인에게 불리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4. 성희롱 예방 및 2차 피해 방지 의무: 기관의 장 또는 관리자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 발생 시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2차 피해를 방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직원이 아닌 사람이 관련된 경우에도 이러한 의무는 유효하며, 이를 소홀히 하거나 부적절하게 대처할 경우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5. 법률상 이익의 중요성: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처분 당시의 지위가 이미 소멸했더라도 그 처분으로 인해 발생한 구체적인 경제적 손실(예: 미지급 수당) 등 법률상 이익이 남아있다면 해당 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이는 행정처분으로 인한 피해 구제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