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
이 사건은 납세자가 사망 후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자신의 배우자가 운영하던 회사의 주식 가치에 대해 세무서와 이견을 보이며 시작되었습니다. 납세자 측은 해당 회사가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는 ‘결손법인’이라고 주장하며 주식 가치를 낮게 평가해야 한다고 보았으나 세무서는 오랫동안 매출이 없었던 회사를 ‘휴업 중인 법인’으로 보아 순자산가치로만 주식을 평가하여 상속세를 부과했습니다. 법원은 세무서의 손을 들어주며 매출이 장기간 없는 회사를 새로운 사업 준비 활동만으로 ‘휴업 중인 법인’에서 제외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는 피상속인의 상속인으로서 2019년 12월 13일 피고로부터 상속세 197,774,860원(가산세 포함)을 부과받았습니다. 이 상속세는 피상속인이 보유하고 있던 회사의 주식 가치 평가액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쟁점이 된 회사는 이 사건 부동산을 매각한 후 약 5년 동안 매출액이 사실상 '0원'이었습니다. 원고는 이 회사가 새로운 사업(컴퓨터 프로그래밍 서비스업,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추가하고, 이를 위한 인적, 물적 조직을 유지하며 영업비용을 지출했으므로 '휴업 중인 법인'이 아닌 '결손법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의 배우자 L이 새로운 사업 논의를 했고, 회사의 상호 변경 및 본점 주소지 변경, 계약 체결 등의 활동이 있었음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회사가 장기간 매출이 없었으므로 '휴업 중인 법인'으로 보아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에 따라 순자산가치로만 주식 가치를 평가하여 상속세를 부과한 것입니다.
상속세 부과 시, 오랫동안 매출이 없는 법인을 '휴업 중인 법인'으로 보아 주식 가치를 순자산가치로만 평가해야 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인 '결손법인'으로 보아 순손익가치를 고려하여 평가해야 하는지가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피고인 역삼세무서장이 원고에게 부과한 상속세 197,774,860원(가산세 포함)의 부과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해당 회사가 장기간 영업활동을 중지한 '휴업 중인 법인'에 해당한다고 보아 주식을 순자산가치로만 평가한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입니다.
법원은 특정 회사가 새로운 사업 목적을 추가하고 조직을 유지하며 영업비용을 지출했더라도, 매출이 약 5년간 사실상 '0원'이었다는 점, 새로운 사업 준비 활동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회사를 '휴업 중인 법인'으로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휴업 중인 법인'의 주식 가치를 순자산가치로만 평가하여 상속세를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 제4항 제2호의 해석에 있습니다. 이 조항은 비상장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 '휴업 중인 법인'이나 '폐업 중인 법인'의 경우 1주당 순자산가치로만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영업 활동을 하지 않아 미래의 수익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가치)으로만 주식 가치를 보아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와 달리 정상적인 법인의 주식은 순손익가치(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와 순자산가치를 함께 고려하여 평가하므로, '휴업 중인 법인'으로 분류되면 일반적으로 주식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어 상속세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법원은 '휴업 중인 법인'에 대한 별도의 정의 규정이 없는 경우, 법보충적 해석을 통해 그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입법 취지와 법 조항의 전체적인 체계를 고려하여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법관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방법입니다.
회사의 주식 가치를 평가할 때 '휴업 중인 법인'으로 분류되는지 여부는 상속세 등 세금 액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법에서 '휴업 중인 법인'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으므로 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회사의 사업 목적과 기존 영업 활동 내용, 영업 활동을 중지한 경위와 기간, 중지 기간 동안 실제로 수행한 구체적인 업무 내용, 영업 활동을 재개하려는 의지와 향후 사업 계획, 과거 손익과 미래 수익의 연관성 등이 포함됩니다. 단순히 회사의 인적, 물적 조직을 유지하거나 명목상 비용을 지출하는 것만으로는 '휴업 중인 법인' 지위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매출액이 장기간 '0원'인 경우, 새로운 사업을 준비한다는 주장을 하더라도 이를 입증할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예: 사업 계획서, 계약서, 실제 투자 내역, 개발 진행 상황 등)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사의 개인적인 활동이 회사의 영업 활동으로 인정받으려면 명확한 회사 차원의 위임이나 증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세금 신고 전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법인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주식 가치 평가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