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협력업체 경리 사무원의 근로자 지위 확인 사건

K 주식회사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경리 사무원들이 K 주식회사를 상대로 자신들이 원청인 K 주식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며 고용 의사표시 및 임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원고들이 K 주식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항소인): K 주식회사의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되어 경리 사무 업무를 수행했던 10명의 직원들. 이들은 자신들이 실질적으로 K 주식회사의 지휘·명령을 받아 일했으므로 K 주식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피고 (피항소인): K 주식회사. 원고들을 직접 고용한 사실이 없으며, 원고들은 사내협력업체 소속으로 독립된 도급 계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K 주식회사의 사내협력업체에서 경리 사무원으로 일하던 원고들은 자신들이 실질적으로 K 주식회사로부터 업무상 지시를 받고 인사권 행사의 영향을 받았으며 K 주식회사의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K 주식회사가 자신들의 실질적인 사용자이므로 K 주식회사의 근로자 지위를 확인해달라며, 일부 원고들에게는 고용의 의사표시를, 모든 원고들에게는 미지급 임금 상당의 금원(최대 50,000,000원 및 그 외 금액에 대해 2019년 또는 2020년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율 적용)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K 주식회사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경리 사무원들이 형식적인 고용 계약과 상관없이 실질적으로는 원청인 K 주식회사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아 일한 것으로 보아 K 주식회사의 근로자 지위 또는 파견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의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이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K 주식회사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으며, 청구했던 고용 의사표시 및 임금 지급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항소에 소요된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제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들이 사내협력업체의 경리·행정·사무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 K 주식회사를 위한 파견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 근거로는 첫째, K 주식회사가 원고들에게 자료 작성을 요청하거나 양식을 제공한 것은 도급 계약 이행과 관련된 업무 협조에 해당하며 직접적인 지휘·명령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경리 사무원의 인건비가 '관리자 인건비'에 포괄적으로 책정되었을 뿐, K 주식회사가 경리 사무원의 채용이나 급여 결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견적서 작성 기준 마련은 계약 단가 협상을 위한 기초 자료에 불과하며, K 주식회사가 이를 통해 인사권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넷째, 원고들이 수행한 생산직 근로자 근태 관리나 작업복 지급 업무 등은 도급 계약에 따른 사내협력업체의 고유 업무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개념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상 '파견근로' 및 '사용사업주'의 개념을 둘러싼 법리적 다툼입니다.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 종속적인 관계의 판단 요소: 업무 내용의 사용자에 의한 지정 여부,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감독 여부, 사용자에게 전속되어 있는지 여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인지 여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여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사회보험 가입 여부,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2.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 법은 파견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합니다. 파견법에 따르면, '근로자파견'은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 불법 파견의 효과: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 업무 등 원칙적으로 근로자 파견이 금지되는 업무에 파견 근로를 제공받거나, 적법한 파견근로 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파견근로자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등 파견법을 위반한 불법 파견으로 인정되면, 사용사업주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됩니다(고용 의무 또는 고용 간주). 이때 핵심적인 판단 기준 역시 원청인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게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업무 지휘·명령을 행사했는지 여부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K 주식회사의 업무 지시가 사내협력업체와의 업무 협조 차원이며, 경리 사무원의 인사 및 노무 관리는 사내협력업체의 독립적인 권한에 속한다고 보아 원고들이 K 주식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거나 파견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서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실질적인 지휘·명령 관계 확인: 형식적인 고용 계약서보다는 실제로 누가 업무를 지시하고 감독했는지, 업무 수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나 통제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업무 시간과 장소의 구속 여부, 휴가나 근태 관리 방식, 업무 보고 및 승인 절차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2. 업무의 독립성 판단: 수행하는 업무가 도급 계약을 맺은 회사의 독립적인 업무 영역에 속하는지, 아니면 원청의 핵심적인 업무에 직접적으로 통합되어 이루어지는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3. 인사 및 노무 관리의 주체: 근로자의 채용, 해고, 승진, 급여 결정, 징계 등 인사에 관련된 권한을 누가 행사했는지, 그리고 근로자의 근태 관리, 교육 훈련 등을 누가 담당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원청이 협력업체 근로자의 이러한 사항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면 근로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업무 도구 및 비용 부담: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장비, 원자재, 사무 공간 등을 누가 제공하고 그 비용을 부담했는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반적으로 원청이 모두 제공한다면 근로자성이 인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5. 사내 협력과 위장 도급: 원청과 협력업체 간의 단순한 업무 협조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협력업체가 독립적인 사업체로서의 실체를 갖추지 않고 사실상 원청의 지시·명령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위장 도급'으로 판단될 경우, 협력업체 근로자가 원청의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