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용 촉탁직 버스기사들의 상여금 및 퇴직금 미지급 소송

이 사건은 버스회사에서 정년퇴직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버스기사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된 상여금과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회사 측은 촉탁직 근로자라는 이유로 단체협약상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고, 1년 미만으로 계약을 반복 체결했다는 이유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원고 중 한 명은 대기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여 미지급 급여와 연차수당도 청구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A, B, C, D, E): 피고 회사들의 버스기사로 정년퇴직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되어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들. 미지급된 상여금, 퇴직금, 미지급 급여 및 연차수당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들(F 주식회사, G 주식회사):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 원고들을 촉탁직으로 재고용한 사용자입니다.

분쟁 상황

정년퇴직한 버스기사들이 촉탁직이라는 형태로 재고용되어 근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분쟁입니다. 회사는 촉탁직 근로자라는 이유로 단체협약상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고, 1년 미만으로 계약을 반복 체결했다는 이유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근로자들은 실질적으로 계속 근로하였으므로 단체협약에 따른 상여금과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별 임금협정의 유효성, 포괄임금제 적용 가능성, 그리고 갱신되는 단기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 기간이 계속근로기간 인정에 미치는 영향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 A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되는지 여부 및 이에 따른 미지급 급여, 연차수당 지급 여부
2. 촉탁직 근로자들에게도 단체협약상 상여금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 및 상여금 미지급에 대한 회사 측의 책임 유무
3. 1년 미만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하고 중간에 공백 기간이 있는 경우에도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으로 인정되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원고 A의 대기시간 관련 청구 기각: 원고 A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대기 및 수리 일수가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미지급 급여 및 연차수당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2. 상여금 청구 인용: 법원은 촉탁직 근로자들도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1년 이상 근속 근로자에 해당하며, 단체협약의 상여금 규정(연 345%)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회사들이 개별 임금협정이나 근로계약을 통해 상여금을 '월봉'에 포함시키거나 별도로 지급하지 않은 것은 단체협약에 반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하므로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3. 퇴직금 청구 인용: 원고들이 정년퇴직 후 1년에서 15일 정도 부족한 기간으로 근로계약을 반복 체결하고 중간에 약 15일의 공백 기간을 두었더라도, 이러한 공백 기간이 근로관계의 실질적인 단절로 보기 어렵고 계속성이 유지된다고 보아, 원고들을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인 근로자로 인정하여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4. 지연손해금: 피고들은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부터 판결 선고일(2024년 5월 28일)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의 상여금 및 퇴직금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 회사들이 원고들에게 총 청구금액(상여금 및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다만, 원고 A의 대기시간 관련 미지급 급여 및 연차수당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 하나의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 근로자 절반 이상이 단체협약 적용을 받을 때, 다른 동종 근로자에게도 해당 단체협약이 적용됩니다. 본 사건에서 촉탁직 근로자들도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다고 판단된 근거가 됩니다.
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조 (차별 대우 금지)​: 노동조합 조합원은 고용형태, 연령 등에 의해 차별 대우를 받지 않습니다. 단체협약보다 불리한 개별 근로계약이나 기업별 임금협정의 무효를 판단하는 법리적 기초가 됩니다.
3.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단체협약의 효력)​: 단체협약에 정해진 근로조건에 위반하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하며, 무효가 된 부분은 단체협약의 기준에 따릅니다. 이 사건에서 촉탁직 근로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포괄임금제에 포함시킨 계약 내용이 단체협약에 반하여 무효로 인정되었습니다.
4.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 제11조: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에게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해야 하며, 설정하지 않은 경우 퇴직금 제도를 설정한 것으로 봅니다. 이 법 조항을 통해 1년 미만 계약 반복에도 불구하고 계속근로기간이 인정된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했습니다.
5.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제36조 및 동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사용자가 근로자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그 다음 날부터 지급일까지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하지만, 정당한 이유로 다투는 경우에는 상법상 이율(연 6%)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지연손해금의 이율을 차등 적용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6. 대법원 판례상 근로시간의 개념: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됩니다.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도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고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이 사건에서는 원고 A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7. 대법원 판례상 포괄임금제 유효성 판단: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 원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 계약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만 유효하다고 봅니다.

참고 사항

1. 재고용 근로계약의 계속성 인정: 정년퇴직 후 촉탁직 등 임시직 형태로 재고용되더라도, 실제 근무 내용이나 방식이 정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고 근로계약이 반복적으로 갱신된다면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1년 미만 근로계약을 반복하더라도 중간 공백 기간이 짧고 해당 업무의 특성상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라면, 전체 기간을 합산하여 1년 이상의 계속근로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단체협약의 효력 우선: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정하는 중요한 규범이며, 개별 근로계약이나 회사 내부 규정이 단체협약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부분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노동조합법 제33조에 따라 단체협약에 위반하는 근로조건은 효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3. 상여금 등 임금 청구: 단체협약에 상여금 지급 규정이 있다면, 촉탁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여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포괄임금제 형태로 임금에 포함시켜 실질적으로 상여금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당한 차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포괄임금제가 유효하려면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며,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어야 합니다.
4. 퇴직금 지급 요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 4주간 평균하여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는 퇴직금 지급 대상입니다. 겉보기에는 단기 계약이라도 실질적인 근로의 계속성이 인정되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근로시간 인정 여부: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주장하려면 사용자의 지시나 통제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증거나 상황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