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주식교환에 반대한 주주들의 주식 매수 가격 결정 판결

주권상장법인인 사건본인이 모회사인 K와의 주식교환을 진행하자, 이에 반대한 소액주주들은 자신들의 주식을 회사에 매수해달라고 청구하며 주식매수가액으로 회사가 제시한 주당 20,559원보다 높은 주당 50,000원 또는 68,143원을 주장하였습니다. 이들 주주들은 회사의 재무보고서가 오류 투성이고 이사의 자기거래 등으로 시장주가가 왜곡되었으며, 회사가 불리한 시기를 이용하여 소수주주를 강제로 축출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주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회사가 자본시장법상 협의 절차를 제대로 거쳤으며 시장주가가 왜곡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주당 20,559원을 매수가액으로 결정하고 주주들의 항고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신청인 겸 항고인들 (제1, 2신청인들): 사건본인 주식의 매수를 청구한 반대주주들로, 주식교환 과정에서 자신들의 주식 가치가 정당하게 평가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더 높은 주식 매수 가격을 요구했습니다.
• 피신청인 겸 상대방 (사건본인): 주식교환을 진행한 주권상장법인으로, 반대 주주들의 주식을 매수하는 당사자입니다. 주주들에게 주당 20,559원의 매수가액을 제시했습니다.
• K: 사건본인의 모회사이자 대주주로, 사건본인과의 주식교환을 통해 완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려 했습니다.

분쟁 상황

주권상장법인인 사건본인이 모회사 K와의 주식교환을 결정하자, 이에 반대하는 다수의 주주들이 자신들의 주식에 대한 매수청구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나 회사와 주주들 사이에 주식매수가격에 대한 의견 차이가 발생하여 법원에 매수가격 결정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주주들은 회사가 제시한 주당 20,559원이라는 가격이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회사의 회계 장부에 오류가 있거나 이사들이 불공정한 거래를 통해 시장주가를 왜곡시켰고, 특히 면세점 사업 철수 등으로 주가가 폭락한 시기를 이용하여 소수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주식교환을 추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반해 사건본인 측은 적법한 절차와 시장주가에 기반하여 매수가격을 산정했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식매수가격 결정 시 주권상장법인의 시장주가 외에 다른 평가요소, 즉 순자산가치나 수익가치 등을 고려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사건본인의 재무보고서에 중대한 오류나 부실 공시가 있었는지, 그리고 이사의 자기거래 또는 쌍방대리 행위로 인해 시장주가가 왜곡되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사건본인이 면세점 사업 철수 결정 등으로 인한 주가 폭락을 이용하여 소수주주에게 불리한 시기에 주식교환을 실행함으로써 시장주가를 인위적으로 왜곡했는지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비송사건 절차에서 주식매수대금의 직접적인 금전 지급 청구가 허용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항고인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제1심 결정을 유지하며 주식매수가격을 주당 20,559원으로 결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첫째, 주식매수대금의 직접적인 금전 지급 청구는 비송사건에서 허용되지 않으므로 부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사건본인이 자본시장법상 주식매수가격 협의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사건본인의 재무보고서에 중대한 오류나 부실 공시가 있었다거나, 이사의 자기거래 또는 쌍방대리로 인해 시장주가가 왜곡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넷째, 회사가 주가 폭락을 이용하여 주식교환을 추진했다거나 면세점 사업 철수 결정이 시세조종 행위와 같다고 볼 수 없으며, 시장주가가 객관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원칙적으로 시장주가를 기준으로 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7 제3항 제1호에 따른 산정 방식이 적정하다고 보아, 이사회 결의일 전일로부터 과거 2개월, 1개월, 1주일간의 가중산술평균가격의 산술평균인 20,559원을 매수가격으로 확정했습니다.

결론

항고인들의 모든 주장이 기각되어, 사건본인 주식의 매수가격은 주당 20,559원으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항고 비용은 주식 매수를 청구한 신청인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자본시장법) 제165조의5 (주식매수청구권)​: 회사의 합병, 주식교환 등 특정 안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회사에 팔아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합니다. 회사와 주주가 매수가격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주주 또는 회사는 법원에 매수가격 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수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기업 구조 변경에 따른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7 제3항 제1호 (주식매수가격 산정)​: 주권상장법인의 주식매수가격을 결정할 때, 합병 등에 관한 이사회 결의일 전일부터 과거 2개월, 1개월, 1주일간 증권시장에서 거래된 최종 시세 가격을 가중산술평균하여 산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에서 형성된 객관적인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입니다.
• 상법 제398조 (이사와 회사 간의 거래) 및 제391조 제3항 (특별 이해관계 있는 이사의 의결권 제한)​: 이사가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회사와 거래할 때는 미리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때 해당 거래에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이사회 결의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이사의 사적인 이익과 회사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 비송사건절차법 및 민사소송법상 절차 (비송사건절차법 제23조, 제86조의2, 민사소송법 제443조 제1항, 제420조)​: 주식매수가격 결정 신청은 비송사건(非訟事件)으로 분류됩니다. 비송사건은 당사자 간의 권리 의무 분쟁 해결이 아닌, 법원의 후견적 입장에서 공익적인 판단을 구하는 사건입니다. 따라서 법원은 매수가격을 정하는 ‘형성적’ 재판만 할 수 있으며, 직접적으로 회사에게 주주에게 돈을 지급하라는 ‘이행’ 명령은 할 수 없습니다. 돈을 받으려면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 시장주가 존중의 원칙: 법원은 주권상장법인의 시장주가를 일반적으로 다수의 투자자가 공개된 정보에 기반하여 내린 투자 판단이 반영된 객관적 가치로 봅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가격 조작 등)이 없는 한, 시장주가를 기준으로 매수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해당 주주의 합리적 기대에 부합한다고 판단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시장주가의 중요성: 주권상장법인의 주식매수가격은 원칙적으로 시장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시장주가는 다수의 투자자가 기업 정보에 기초하여 내린 판단이 반영된 객관적 가치로 보므로, 단순히 시장주가가 자산가치나 수익가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주가 왜곡을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 주가 왜곡 주장의 입증 책임: 시장주가가 가격조작이나 부정한 수단에 의해 왜곡되었다고 주장하려면,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재무제표 주석의 오기나 주가 변동만으로는 주가 왜곡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경영 판단의 존중: 회사의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려면, 이들의 경영 판단이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사업 철수 결정 등은 일반적으로 합리적 경영 판단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이사의 자기거래 확인: 이사의 자기거래 또는 쌍방대리 여부를 판단할 때는 이사회 결의에 해당 이사가 실제로 참여하여 의결권을 행사했는지, 그리고 그 절차가 상법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겸직한다는 사실만으로 불법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 매수가격 결정 기준일: 주식매수가격은 주식교환 또는 합병 등 이사회 결의일 이전, 즉 주식 가치가 해당 계획에 의해 영향을 받기 전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명시된 산정 방법을 원칙적으로 존중합니다.
• 비송사건의 성격: 주식매수가액 결정 신청과 같은 비송사건에서는 법원이 매수가격을 정하는 형성적 재판만 합니다. 법원이 직접 주식 대금의 지급을 명령할 수는 없으므로, 매수가격이 결정된 후에도 회사가 자발적으로 지급하지 않는다면 별도의 민사 소송(이행의 소)을 통해 대금을 청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