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한국조폐공사 직원 829명이 회사를 상대로 1991년 1월 1일부터의 시간외근로수당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공사는 이전에 시간외근로의 대가로 조폐수당을 지급했으나, 단체협약으로 그 기간을 조정하고 소급하여 기본급에 포함시켰습니다. 또한 공사는 근로자들이 교대근무 형태 변경 제안을 거부했으므로 시간외근로수당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근로자들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조폐공사는 1983년경부터 현업 부문의 교대근무 편제를 기존 3조 3교대에서 3조 2교대 또는 토요일 격주 전일근무로 변경하여 운영했습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시간외근로에 대해 조폐수당을 지급해왔습니다. 1987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변형 근로시간제가 폐지되자 공사는 다시 3조 3교대 근무로 변경을 시도했으나, 3조 2교대 근무자들이 출퇴근 시간 증가와 심야 연속근무 피로를 이유로 반대하여 변경에 실패했습니다. 또한 공사는 1991년 7월 1일 시행된 단체협약을 통해 1991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의 조폐수당을 기본급에 포함시켜 소급 인상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근로자들은 1992년 9월 21일 1991년 1월 1일 이후의 시간외근로수당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공사는 소송 중에도 3조 3교대 근무를 제안했지만, 근로자들은 심야 출퇴근의 어려움을 이유로 재차 반대하여 3조 2교대 근무가 유지되었고, 다만 1992년 12월 30일 단체협약에서 점진적으로 정시근무 체계로 변경하기로 노력한다는 합의를 했습니다. 공사는 근로자들이 교대근무 변경 제안을 계속 거부했으므로 시간외근로수당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체협약에 따라 조폐수당 지급 방식이 변경된 후, 1991년 1월 1일 이후의 시간외근로수당 청구가 가능한지 여부입니다. 또한 근로자들이 회사의 교대근무 형태 변경 제안을 거부하고 기존 3조 2교대 근무 형태를 유지한 것이, 이후 시간외근로수당을 청구하는 데 있어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대법원은 피고 한국조폐공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원고 승소)을 확정했습니다. 즉, 원고들인 근로자들이 한국조폐공사로부터 1991년 1월 1일 이후의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 한국조폐공사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한국조폐공사 근로자들은 1991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시간외근로에 대한 수당을 청구할 권리가 있으며, 회사 측이 주장한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로써 공사는 근로자들에게 해당 기간의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46조 (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 "사용자는 연장근로(제53조ㆍ제59조 및 제69조 단서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이 조항은 근로자가 법정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여 일하거나 야간 또는 휴일에 근무한 경우 사용자에게 추가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3조 2교대 근무나 토요일 격주 전일근무가 실질적으로 법정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한 가산임금인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민법 제2조 제1항) 이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 규범입니다. 그러나 이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권리 행사를 부정하려면 상대방에게 신의를 주었거나 상대방이 신뢰할 만한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그러한 신뢰에 반하는 권리 행사가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납될 수 없는 정도여야 합니다. 본 판례에서 법원은 근로자들이 교대근무 형태 변경을 거부한 것이 시간외근로수당 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신의를 준 것이 아니며 근로자들의 수당 청구가 정의 관념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신의성실의 원칙 적용을 부정했습니다.
단체협약이나 사내 규정 변경 시 변경 내용이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 특히 임금 및 수당 부분에 대해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소급 적용이나 기존 수당의 기본급 포함 등은 임금 청구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근무 형태 변경 제안을 거부하더라도 그 거부가 반드시 시간외근로수당 등 정당한 임금 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습니다. 근로조건 변경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경우 그에 대한 보상이 적절한지 검토해야 합니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단순히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명확한 신뢰를 주었거나 상대방이 신뢰를 가질 만한 객관적인 상황이 있었으며 그러한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가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납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러야만 권리 행사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이나 비용 절감 주장이 근로자의 법적 권리 행사를 제한하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정해진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일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정당한 수당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회사와 근로자 간의 합의나 관행이 있더라도 법에서 정한 최저 기준이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