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경매 사이트의 상품 정렬 기준 기만 행위 사건

이 사건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옥션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이베이코리아가 상품을 정렬하는 과정에서 유료 부가서비스 구매 여부가 상품 노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받은 것에 대한 소송입니다. 대법원은 이베이코리아의 이러한 행위가 소비자를 기만하여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공표명령 역시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베이코리아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이베이코리아 (합병된 주식회사 이베이옥션의 소송수계인, 온라인 경매 사이트 '옥션' 운영사)
• 피고 (피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전자상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정부 기관)

분쟁 상황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옥션' 사이트에서 '옥션랭킹순 상품목록'을 '프리미엄 상품'과 '일반 상품'으로 구분하여 전시했습니다. '프리미엄 상품' 영역에는 판매자가 유료 부가서비스인 '프리미엄' 및 '프리미엄 플러스'를 구매한 상품만 전시되었으나, 이베이코리아는 소비자에게 랭킹순이 "판매실적과 판매촉진 활동 모두를 고려한 정렬 기준"이라고만 설명하고, 유료 부가서비스 구매 여부가 상품의 전시 영역 및 순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러한 행위를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보고 시정명령 및 위반 사실 공표명령을 내렸고, 이베이코리아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온라인 경매 사이트가 상품 정렬 기준에 유료 부가서비스 구매 여부가 포함됨에도 이를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은 행위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는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2. 공정거래위원회가 법 위반 행위를 한 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위반 사실을 공표하도록 명한 조치(공표명령)가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위법이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고인 이베이코리아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의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가 패소하였고,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이 사건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서비스 이용자(판매자)에게 유료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상품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이러한 중요한 사실을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공표명령은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정당한 조치이며, 그 재량권 행사에 위법이 없다고 보아 최종적으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 이 조항은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 또는 거래하거나 청약철회 등 또는 계약의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본 판례는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에 대해 소비자가 재화 또는 용역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은폐, 누락, 축소하는 행위 자체를 의미하며, 반드시 소비자가 유인되는 결과가 발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법리를 해석했습니다. 즉,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만 있어도 위반이 성립합니다.
2. 전자상거래법 제32조 제1항, 제2항 제3호: 이 조항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사업자에 대하여 시정조치를 받은 사실의 공표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판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공표명령 여부와 방법을 결정함에 있어 재량권을 가지며, 내부 지침(공표지침)이 합리적이지 않거나 타당하지 않아 재량권 남용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 행정청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위반 행위 기간이 2008년 7월 18일부터 2010년 11월 17일까지 장기간이었고, 소비자 오인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업의 시정 노력이 불충분하다는 점 등을 들어, 옥션 홈페이지에 전체 화면의 6분의 1 이상 크기의 팝업화면을 통해 2일간 공표하도록 한 명령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온라인 플랫폼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순위를 정하거나 노출 방식을 결정할 때,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예: 유료 광고, 판매자의 특정 활동 등)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2. '판매실적과 판매촉진 활동 모두를 고려'와 같은 포괄적인 설명만으로는 소비자의 오인을 해소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요인을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 시 단순히 '랭킹순', '추천순' 등의 정렬 기준을 맹신하기보다, 해당 기준이 어떤 요소들을 반영하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4. 기업은 법률 위반 사실이 적발되었을 때 단순한 표현 변경을 넘어,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시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법 행위의 효과가 지속되어 추가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위반 행위 기간이 2008년 7월 18일부터 2010년 11월 17일까지 장기간 이었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