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택시기사들의 최저임금 미달 임금 청구 승소 판결
이 사건은 택시 회사인 피고가 택시 운전 근로자들인 원고들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하여, 피고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할 목적으로 노사 합의를 통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원고들에게 지급하도록 판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잠탈하려는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회사의 신의칙 위반 항변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 또는 퇴사한 근로자들 (별지1 명단 참조)
- 피고: B 주식회사, OO에서 택시 여객 자동차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
분쟁 상황
피고 회사와 원고들인 택시 운전 근로자들은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습니다. 2009년 7월 1일부터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시행되어 택시 운전 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게 되자, 피고는 택시기사 노동조합과 2013년부터 순차적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에서 4시간으로 단축하는 합의를 했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종전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 택시운전 근로자의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서 제외하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성 여부.
-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로 판단될 경우,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을 위해 적용될 소정근로시간의 기준.
- 피고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한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항변의 타당성 여부.
법원의 판단
-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2 '청구금액 및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원고별 인용금액과 이에 대해 2020년 1월 17일부터 2021년 7월 15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자를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피고 회사가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을 잠탈할 의도로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은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이 아닌 이전의 유효한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의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항변은 강행규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되었습니다.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및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택시 운전 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입 범위):
- 일반택시 운전 업무 종사 근로자의 최저임금에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됩니다.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이 사건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을 의미합니다. 이는 택시 운전 근로자의 불안정한 수입 문제를 해소하고 고정급 비율을 높여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실제 일하는 시간에 상응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고정급이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지급되어야 함을 뜻하며, 형식적인 소정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편법을 예정한 것이 아닙니다.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 및 관련 법리 (강행법규 잠탈의 무효):
- 소정근로시간은 법정 기준근로시간(1주 40시간, 1일 8시간)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최저임금법과 같은 강행규정의 적용을 회피할 의도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이 부정되어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최저임금 회피 목적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강행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단체협약의 효력) 및 제32조 제3항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등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부분(규범적 부분)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집니다. 만약 새로 체결된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 행위로 인해 무효라면, 종전 단체협약이 유효기간 만료 후에도 새로운 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효력을 지속시킨다는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 그 종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유효하게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 신의성실의 원칙 관련 법리 (강행규정 위반 무효 주장에 대한 제한):
-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며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추상적인 규범입니다. 그러나 단체협약 등 노사 합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은 강행규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킬 수 있으므로, 신의칙을 우선 적용할 만한 특별한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 등은 특별한 사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최저임금 산정을 위한 단위기간 환산 방법):
-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월 단위로 지급된 임금을 시간급으로 환산할 때 적용되는 기준 시간 수가 시기에 따라 다릅니다.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년 12월 31일까지)에 따르면 월 소정근로시간 수(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 미포함)로 나누어 시급을 환산했습니다. 그러나 현행 최저임금법 시행령(2019년 1월 1일부터)에 따르면 '1개월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합산한 시간 수)로 나누어 시급을 환산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 노사 간의 합의라 할지라도 최저임금법과 같은 강행규정의 취지를 잠탈하려는 목적이 있다면 해당 합의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택시 운전 근로자의 경우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 이상이어야 한다는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 형식적인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위험: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화 없이 단순히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높이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는 합의는 최저임금법 위반을 회피하려는 탈법 행위로 간주되어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단체협약의 효력 유지: 새로운 단체협약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라면, 종전의 유효한 단체협약 조항(근로조건에 관한 규범적 부분)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계속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단체협약에 새로운 협약 체결 시까지 종전 협약의 효력을 지속시킨다는 규정이 있다면 더욱 그러합니다.
- 신의칙 항변의 한계: 사용자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거나 노사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최저임금법 위반의 무효 주장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아 배척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강행규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 최저임금 산정 기준 시기별 차이: 최저임금 미달액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월 소정근로시간' 또는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는 2019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계산 방식이 달라집니다. 특히,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의 포함 여부가 변경되었으므로, 해당 기간에 따라 정확한 계산 방식을 적용해야 합니다.
- 초과근무에 대한 최저임금: 월 만근일을 초과하여 근로한 시간에 대한 임금은 최저임금 산입 대상이 아니므로, 최저임금 미달액 계산 시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