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중 차량 이동 요청 시 벌어진 사건 판결

피고인 A는 혈중알코올농도 0.134%의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A는 항소심에서 음주측정 전 경찰관이 음용수를 제공하지 않았고 흡연 직후 측정하여 결과가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오인 주장과 잠결에 차량 이동을 요청받아 위난을 피하려 한 오상피난 또는 차도에서 인도로의 운전은 음주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오인한 금지착오에 해당한다는 법리오해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인의 모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혈중알코올농도 0.134% 상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되고 1심 유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당사자.

분쟁 상황

피고인은 새벽 시간 왕복 2차선 도로 갓길에 주차된 차량에서 잠들어 있었습니다. 이때 행인들이 차량 이동을 요청하며 피고인을 깨웠고 피고인은 잠에서 깬 직후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피고인은 차량을 차도에서 인도로 운전하다가 표지판을 충격하였고 이 과정에서 경찰에 적발되었습니다. 음주측정 결과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4%로 나타났습니다. 피고인은 측정 후 재측정이나 채혈측정을 요구했으나 경찰관이 채혈측정을 위해 병원으로 가자고 권유하자 특별한 이유 없이 불응하고 현장을 이탈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음주측정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문제(음용수 미제공 흡연 직후 측정)로 인해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가 과다하게 왜곡되었는지 여부였습니다. 둘째 피고인의 음주운전 행위가 긴급한 위난을 피하려다 발생한 '오상피난' 또는 법률을 잘못 이해하여 발생한 '금지착오'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즉, 1심의 유죄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음주측정 결과가 왜곡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고 당시 상황과 정황상 음주측정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의 음주운전이 위난을 피하려 한 '오상피난'이나 법률 오인에 따른 '금지착오'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피고인의 모든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항소가 기각되었고 1심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형사소송법상 실질적 직접심리주의: 1심 법원이 증인의 진술을 직접 듣고 그 태도를 관찰하여 신빙성 여부를 판단한 경우 항소심은 1심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을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주장한 음주측정 전 음용수 미제공이나 흡연 후 측정으로 인한 결과 왜곡 주장에 대해 항소심은 1심의 경찰관 진술 신빙성 판단을 존중하여 사실오인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 형법 제16조 (법률의 착오)​: 어떤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그 행위를 저질렀을 때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벌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입니다. 여기서 '정당한 이유'는 단순한 법률의 부지(법을 모르는 것)를 의미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지만 자신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상 허용되는 행위라고 착각했고 그 착각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을 때만 인정됩니다.
  • 오상피난 (위법성조각사유 전제사실의 착오)​: 실제로 위난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행위자가 위난이 있다고 잘못 믿고 이를 피하기 위해 행동한 경우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잠결에 교통 방해 등 위난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당시 상황이 객관적으로 위난이라 볼 수 없었고 설령 그렇게 오인했더라도 술 취한 상황을 설명하고 운전을 부탁하는 등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므로 피난 행위의 상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금지착오: 행위자가 자신이 한 행위가 법에 의해 금지되지 않는다고 잘못 인식한 경우입니다. 피고인은 차도에서 인도로 운전하는 것이 음주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오인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법률에 대한 단순한 무지일 뿐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도로교통법 위반 (음주운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으로 자동차 등을 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 0.134%는 이 기준을 명백히 초과하므로 음주운전에 해당합니다.

참고 사항

• 음주 후 운전은 절대 금지: 술을 마셨다면 아무리 짧은 거리나 잠결이라도 직접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됩니다. 차량 이동과 같은 상황에서도 대리운전이나 주변의 도움을 받는 등 안전한 방법을 이용해야 합니다. 법원은 운전이 필요한 '위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음주측정 절차 준수 및 대응: 음주측정 시 측정 과정에 의문이 있다면 경찰관에게 명확히 이의를 제기하고 즉시 재측정을 요구하거나 채혈 측정을 요청해야 합니다. 측정 결과에 불만이 있다고 측정 불응이나 현장 이탈을 하는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오상피난' 및 '금지착오'의 엄격한 요건: 자신의 행위가 위급 상황 때문이거나 법적으로 허용된다고 착각했더라도 법원은 그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매우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교통 방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직접 운전하는 것 외에 다른 해결책(예: 타인에게 부탁 대리운전 호출)이 충분히 있었다면 '정당한 이유 있는 착오'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특히 '인도로 운전하는 것은 음주운전이 아니다'와 같은 법률 오인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법을 모름)로 보아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