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가치를 0원으로 신고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사건

원고는 토지와 건물을 13억 5,500만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건물 매매대금을 0원으로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세무서장은 이 사건 건물의 매매대금을 0원으로 정한 것이 비합리적이라고 판단하여, 전체 매매대금을 기준시가에 따라 토지와 건물에 다시 배분하여 양도소득세를 재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에게 약 1억 375만 원의 양도소득세를 추가로 부과했으며, 원고는 이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토지와 건물을 유한회사 D건설에 매도하고 건물 매매대금을 0원으로 신고한 자
• 피고 광산세무서장: 원고의 건물 매매대금 0원 신고를 인정하지 않고 기준시가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재산정하여 부과처분한 행정기관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8년 8월 30일, 토지(제13 토지)와 그 지상 단층 건물 2동(이 사건 각 건물)을 D건설에 총 13억 5,500만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특약사항에는 건물 매매대금을 0원으로 기재하고, 원고는 이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 예정 신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세무서장은 건물의 매매대금을 0원으로 정한 것은 합리적인 평가 없이 임의로 정한 것이므로 실지거래가액이 불분명하다고 보아, 총 매매대금을 기준시가에 따라 각 자산(토지 13, 건물)에 안분하여 양도가액을 재산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건물 양도가액이 3억 6,412만 4,835원으로 산정되었고, 원고에게 2018년 귀속 양도소득세 1억 375만 6,980원을 추가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심판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자, 해당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구 소득세법 제100조 제3항이 추정규정이므로 합리적 의사합치라는 반증이 있으면 구분 기장 가액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해당 조항이 간주규정이며, 건물의 경제적 가치가 존재함에도 0원으로 신고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토지와 건물을 일괄 양도하면서 건물 매매대금을 0원으로 기재한 것이 구 소득세법 제100조 제3항에서 규정하는 '가액 구분이 불분명한 때'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해당 조항이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간주규정'인지 아니면 반증으로 뒤집을 수 있는 '추정규정'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인 광산세무서장의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토지와 건물 등의 가액 구분이 기준시가에 따른 안분 계산액과 30% 이상 차이 나는 경우, 이는 구 소득세법 제100조 제3항에 따라 '가액 구분이 불분명한 때'에 해당하며, 해당 조항은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간주규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건물의 가치를 0원으로 신고한 것은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므로, 세무서장이 기준시가에 따라 재산정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소득세법 (2019. 12. 31. 법률 제168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조 (양도차익의 산정)​
   • 제2항: 토지와 건물 등을 함께 양도할 때, 실지거래가액으로 양도차익을 산정하는 경우 그 가액을 구분 기장해야 합니다. 가액 구분이 불분명한 때에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4조에 따라 안분 계산한 가액으로 합니다.
   • 제3항: 제2항을 적용할 때 토지와 건물 등의 가액 구분이 불분명한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계산한 가액을 구분 기장한 가액으로 '봅니다'. (이 사건 조항)
2. 법 해석의 원칙: 법은 불특정 다수에게 동일한 구속력을 가지는 사회의 보편타당한 규범이므로, 법적 안정성과 구체적 타당성을 동시에 고려하여 해석해야 합니다.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되, 입법취지와 목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3. 간주규정과 추정규정: 법원은 구 소득세법 제100조 제3항을 '간주규정'으로 해석했습니다.
   • 추정규정: 특정 사실이 존재한다고 일단 보지만, 반대되는 증거(반증)를 제시하면 그 추정을 뒤집을 수 있는 규정입니다.
   • 간주규정: 특정 사실이 존재한다고 '간주'하여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규정으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고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 법원의 판단 이유: 이 조항은 문언상 '가액이 불분명한 때로 본다'고 명시하고 예외를 두지 않았으며, 자산별 가액의 임의적 구분에 의한 조세회피를 방지하고 세법 적용의 명확성을 높이려는 입법취지가 강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구분 기장 가액이 기준시가 안분액과 30% 이상 차이 나는 경우에는, 납세자의 조세회피 의도 여부나 합리적 합의 주장에 관계없이 세무 당국의 안분 계산 방식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토지와 건물을 일괄 양도할 때, 계약서상 각 자산의 가액을 구분하여 기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임의로 건물의 가액을 0원으로 정하거나 실제 가치와 현저히 차이 나게 정하면 세무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 구 소득세법 제100조 제3항에 따르면, 토지와 건물의 구분 기장 가액이 기준시가에 따른 안분 계산액과 30% 이상 차이 나는 경우, 세무 당국은 '가액 구분이 불분명한 때'로 간주하여 기준시가에 따라 재산정할 수 있습니다.
3. 법원은 해당 조항을 '간주규정'으로 해석하므로, 납세자가 조세회피 의도가 없었거나 당사자 간 합리적인 의사 합치였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주장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객관적인 경제적 가치가 있는 건물을 0원으로 신고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4. 건물이 실제로 철거 예정이거나 사용 가치가 적다고 하더라도, 양도 시점에서의 객관적인 가치를 반영하여 매매대금을 합리적으로 구분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건물의 기준시가, 감정평가액 등이 존재했고 임대도 이루어졌던 점이 건물 가치 0원 주장의 신빙성을 낮추는 요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