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강제추행 · 미성년 대상 성범죄 · 양육
고등학교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던 피고인 A가 여러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습니다. 원심에서는 일부 피해 학생에 대한 추행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었으나 다른 학생들에 대한 혐의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에 피고인과 검사 모두 양형 부당 및 사실오인 주장을 하며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일부 유죄 주장은 배척했으나, 양형이 무겁다는 주장은 받아들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검사의 무죄 부분 사실오인 및 양형 부당 주장은 모두 기각했습니다.
피고인 A는 한 고등학교에서 약 3개월간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도서 도우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특히 피해자 D에게 인사를 하며 허리를 감싸고 배를 만지거나, 피해자 I에게 다가가 허벅지 바깥쪽을 쓸어내리는 등의 행위가 문제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일부 피해 학생들에 대한 신체 접촉 사실을 부인하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고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습니다. 검사는 무죄로 판단된 일부 피해 학생들에 대한 진술도 충분히 신빙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사실오인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양형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습니다.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되, 이 판결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하고,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아동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습니다.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이 주장한 일부 성추행 사실오인 주장을 배척하고 원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의 형량이 무겁다고 판단, 징역 2년의 실형 대신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며 형을 감경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범행 대부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수의 피해 학생들과 합의하여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며, 초범인 점 등이 고려된 결과입니다. 검사가 제기한 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과 양형 부당 주장은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이 적용되었습니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5항 및 형법 제298조(강제추행)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아동·청소년을 추행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러 죄를 저질렀을 때 형량을 가중하는 형법 제37조(경합범 가중)와 일정한 조건 하에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는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이 적용되었습니다. 또한 성폭력 범죄자에게 성폭력 치료강의를 의무적으로 수강하도록 하는 아청법 제21조 제2항,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등에 일정 기간 취업을 제한하는 아청법 제56조 제1항, 아동복지법 제29조의3 제1항,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조항에 따라 취업제한 명령이 부과되었습니다.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됩니다. 형사재판에서는 유죄의 인정을 위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거가 요구되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은 그 내용의 합리성과 객관적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은 매우 중요합니다.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주요한 부분에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허위 진술의 동기나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면, 기억의 불완전성으로 인한 지엽적인 차이가 있더라도 신빙성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목격자의 진술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질 증거가 필요하며, 검사의 입증이 불충분하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한편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며 피해자와 합의하려는 노력은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형량 감경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