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보기엔 이번 KT 전산 시스템 오류는 단순한 서버 다운이 아니라 정말 심각한 통신 대란입니다. 5일과 6일 이틀 연속 트래픽 과부하로 전산이 마비되었음에도 KT는 "장애가 아니다"라며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정식 신고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KTOA조차 "장애 수준은 아니다"고 판단해, 뭔가 미묘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보통 10분 이상 전산 지연이 발생하면 장애로 판단하고 강력한 대책에 돌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장애 사업자로 등록되면 KTOA가 번호이동 업무를 일시 중단시키고, 통신사는 네트워크 용량 증설 및 오류 개선 작업에 착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들이 일정 불편을 겪을 수는 있지만, 상황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KT가 피해 고객들에게 피해를 그대로 전가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SK텔레콤은 과거 해킹 사고 등으로 발생한 대규모 번호이동 고객 등의 전산 과부하 상황에서 즉시 장애를 신고하고 자체 조치에 빠르게 나선 전적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이번 KT의 대응 태도는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KT는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를 선언해 고객들이 위약금 부담 없이 다른 통신사로 갈 수 있게 했습니다. 그 결과 전산에 전례 없는 트래픽 폭주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관리할 충분한 준비가 부족한 시스템 때문에 결국 고객들만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KT는 전산 오류 기간 중 위약금 면제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제안도 미흡한 상태입니다.
고객들의 이동권이 실질적으로 제한받았다면, 이번 문제는 단순한 서비스 지연을 넘어선 소비자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약금 면제 등 소비자 보호 정책은 시행하면서 정작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는 심각한 장애를 방치하는 이중 잣대가 드러나고 있어, 법적 문제로도 확산될 수 있습니다.
"알면서도 미신고?" 이번 KT 사건은 기업의 응급 대처능력과 소비자 권리 보호 사이에서 균형 감각을 잃었을 때 벌어지는 혼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통신사 이용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신의 권리를 다시 한 번 꼼꼼히 챙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