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강제추행
○○대학교 교수 A씨가 두 명의 피해자 C와 E에 대해 각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원심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객관적인 증거와 모순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들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피해자 C에 대한 혐의는 함께 추행당했다고 지목된 후배의 역할 및 추행 상황에 대한 진술 번복이 주요하게 작용했고, 피해자 E에 대한 혐의는 추행 당일의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동선에 대한 진술이 피고인의 카드 결제 내역과 목격자의 진술 등 객관적인 사실과 모순되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대학교수 A씨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물리력을 사용하여 두 학생을 추행했다는 혐의를 받은 상황입니다.
첫 번째 혐의는 2015년 12월 21일 A씨가 연출하는 정기공연 리허설 중 피해자 C에게 '허벅지를 주물러 보라'고 지시하여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 C는 거부했으나 A씨가 강요하여 후배와 함께 허벅지를 주물렀다고 진술했습니다.
두 번째 혐의는 2014년 2월 1일 A씨가 피해자 E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후 한적한 길가에 차를 세워 강제로 키스하고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 E은 피고인에게 호소하며 거부했으나, 피고인은 이를 무시하고 모텔 주차장으로 이동하려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 C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진술의 신빙성 여부와 피해자 E의 강제추행 진술의 신빙성 여부입니다. 특히 피해자들의 진술이 구체적인 사실 관계, 객관적 증거, 다른 증인의 진술과 얼마나 일관되고 모순되지 않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법리 적용이 중요했습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은 생략되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두 피해자의 진술 모두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 C의 경우 함께 추행당했다고 진술한 후배의 역할과 추행 당시의 상황에 대한 진술이 여러 차례 번복되고 객관적 증거와 모순되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 E의 경우도 추행 전후의 구체적인 행적(편의점 방문 여부, 동선)에 대한 진술이 카드 결제 내역과 불일치하고, 목격자의 진술도 핵심 부분에서 모순되어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했습니다. 결국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본 사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및 강제추행죄에 대한 판례입니다.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이 조항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A는 대학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수업 지도, 공연 연출, 평가 업무 등을 수행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피해자 C는 '업무·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유형적 또는 무형적 힘을 의미하며, 반드시 폭행이나 협박을 수반하지 않더라도 지위나 관계에서 오는 영향력을 이용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추행 행위 자체의 증명이 부족하여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2. 형사재판의 유죄 인정 법리 (합리적인 의심)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법관이 가져야 합니다. 즉,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경우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합리적인 의심'이란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논리와 경험칙에 근거하여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문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본 사건에서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핵심적인 부분에서 모순되고, 객관적인 증거(카드 결제 내역)나 다른 증인의 진술과 불일치하며, 진술이 번복된 경위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큼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3. 자유심증주의의 한계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자유심증주의)에 맡겨져 있지만,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해야 합니다. 합리적인 근거 없이 증거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그러나 본 사건처럼 진술 내용이 객관적인 사실, 다른 증인의 진술, 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구체적인 상황 묘사와 모순되거나 자주 번복될 경우 진술의 신빙성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사건 발생 직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피해 진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 당사자는 사건 당시의 상황, 시간, 장소, 가해자의 행동, 자신의 반응 등을 최대한 상세하고 일관되게 기억하고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객관적인 증거(예: 카드 결제 내역, CCTV, 휴대전화 기록, 메시지, 목격자 등)가 있다면 진술의 신빙성을 보강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사소해 보이는 불일치라도 재판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기록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