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
피고인 A과 B는 사망한 종중 대표 D과 공모하여, 선조의 분묘 수호와 제사를 목적으로 하는 C 후손 종중 소유의 임야와 답 여러 필지를 적법한 종중 결의 없이 임의로 처분하고 매매대금을 가로챈 사건입니다. 이들은 병원에 입원 중이던 D의 지시에 따라 '종중원 만장일치로 토지 매각을 승인하고 D에게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허위 종중 결의서 및 확인서를 작성하고, 피고인들의 도장을 날인했습니다. 이후 이 허위 서류를 이용해 총 7필지의 종중 토지(가치 10억 3,500만 원 상당)를 매수인들에게 매도하고, 매매대금 중 5억 1,050만 원을 편취하여 횡령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허위 서류를 작성하고 인감증명서를 발급하는 등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음을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C 후손 종중의 대표였던 D과 종원 피고인 A, B가 공모하여, 적법한 종중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종중 소유의 토지 여러 필지를 매각하고 매매대금을 가로챈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피고인들은 D이 입원 중인 병원에서 '종중 대표 D이 종중 토지 매도 필요성을 설명하고, 종원들이 만장일치로 승인함과 아울러 그 업무처리의 권한을 D에게 위임한다'는 취지의 허위 종중 결의서 및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 사실을 알면서도 피고인 A과 B는 문서의 '확인종원' 란에 도장을 날인했습니다. 이 허위 서류를 바탕으로 피고인 B은 매수인들과 종중 토지 4필지(10억 3,500만 원 상당)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및 중도금 명목으로 5억 1,050만 원을 편취했습니다. 또한, D과 피고인들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다른 종중 소유 답 2필지(4,000만 원)와 1필지(3,420만 원)도 각각 다른 매수인에게 매도했습니다. 다른 종중원들이 이러한 임의 매각 사실을 알게 되어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자, 피고인들은 잔금을 다 받기 전인 2018년 5월 24일에 황급히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했습니다. 이후 종중은 매수인들을 상대로 소유권말소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 A이 '단순히 종중 대표 D의 지시에 따라 도장을 찍었을 뿐 범행에 가담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공동정범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였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이 허위 종중 결의서에 날인하고 인감증명서를 발급한 행위가 이 사건 범행의 본질적인 부분에 기여했으며, 허위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횡령 및 사기죄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적법한 종중 총회 결의 없이 종중 재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하고, 허위 결의서를 제시하여 매수인으로부터 매매대금을 받은 행위가 사기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도 쟁점이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이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는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종중 소유 부동산을 허위 서류를 이용해 임의로 처분하고 횡령했으며, 매수인들을 기망하여 대금을 편취한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B은 모든 매매 과정에 관여하고 범행으로 인한 이익 중 상당 부분을 취득했음을 지적하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D이 전체 범행을 주도했고, B의 경우 D의 아들 명의로 토지를 취득하는 데 상당 금액이 사용된 점 등을 참작했습니다. 피고인 A은 적극적인 가담 정도가 B보다 낮고, 취득한 이익이 1,000만 원 정도로 적으며, 고령이고 초범이라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종중 대표가 고소 취하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기 피해자들이 최종적인 손해를 떠안게 될 위험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여 양형기준의 하한을 다소 벗어나 형을 정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A은 직접 매매를 주도하지 않았더라도, 허위 종중 결의서에 날인하고 인감증명서를 발급하여 범죄 실현에 본질적으로 기여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이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라는 법원의 판단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특정재산범죄 가중처벌): 횡령 및 사기 범죄의 피해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등 형량이 가중됩니다. 이 사건의 횡령 및 사기 피해액이 각각 5억 원을 초과했으므로 이 법률이 적용되어 피고인들은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 (횡령):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종중 대표 D과 피고인들은 종중 재산인 토지를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적법한 절차 없이 이를 임의로 처분한 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합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피고인들은 허위 종중 결의서를 매수인들에게 제시하여 종중 토지의 적법한 매매가 가능한 것처럼 속여 매매대금을 편취했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형법 제37조 (경합범), 제38조 (경합범과 처벌), 제50조 (형의 경합): 여러 죄를 저질렀을 때 형벌을 가중하거나 정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들은 여러 건의 횡령과 사기 범죄를 저질렀으므로 이 조항들이 적용되어 하나의 형으로 정해졌습니다.
형법 제53조 (작량감경), 제55조 (법률상 감경): 법원이 재량으로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사유가 있을 때 적용됩니다. 피고인들의 연령, 건강, 범행 가담 정도, 피해 회복 노력 등이 참작되었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의 요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요건(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 하에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 A의 경우 소극적 가담, 초범, 고령 등의 사정이 참작되어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종중 재산 처분 시에는 반드시 종중 규약에 명시된 절차와 요건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정기총회 또는 임시총회 소집 통지, 의결정족수 충족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관련 회의록을 남겨야 합니다. 종중 구성원은 종중 재산 관련 서류(결의서, 확인서 등)에 날인하거나 인감증명서를 발급해줄 때 그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는지, 법적 효력이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단순히 종중 대표나 윗사람의 지시라는 이유만으로 허위 서류에 동의하거나 날인하는 것은 횡령, 사기 등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종중 토지를 매수하려는 사람은 매매계약 체결 전 종중 총회 결의서, 회의록, 참석 종원 명단 및 인감증명서 등 관련 서류의 진위 여부와 적법한 절차 준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여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소유권 분쟁이나 사기 피해를 예방해야 합니다. 만약 종중 재산이 임의로 처분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즉시 법원에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하고 소유권말소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권리 구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