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중 무거운 프레임에 발목 깔려 다친 직원의 손해배상 사건

반도체 회사 직원인 원고 A는 무거운 자동화설비 프레임을 운반하던 중 사고로 발목을 크게 다쳤습니다. 원고는 회사가 안전배려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법원은 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원고의 과실도 일부 있다고 보아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일실수입 등 나머지 청구는 산재보험금 수령액을 고려하여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반도체 및 전자제품 생산 회사에서 자동화설비 설계와 조립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으로, 작업 중 무거운 프레임에 발목이 깔리는 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은 피해자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반도체 및 전자제품 생산, 설비, 제작업을 영위하며 원고 A를 고용했던 회사입니다. 근로자에게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 발생에 책임이 있다고 법원에서 판단된 사용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7년 11월 1일부터 피고 회사에서 반도체 자동화설비 설계 및 조립 업무를 해왔습니다. 2021년 8월 9일, 원고는 동료 직원 3명과 함께 2,000kg짜리 자동화설비 프레임을 2층 조립장소로 운반하던 중, 엘리베이터 앞에 놓여 있던 600kg짜리 프레임이 작업에 방해가 되자 혼자서 이를 밀다가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바람에 왼쪽 발목이 깔리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사고로 원고는 좌측 족관절 압궤 손상, 심부 열상 및 전거골 경비인대 파열 등의 상해를 입어 12일간 입원 및 수술 치료를 받았고 2022년 1월 31일까지 통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을 통해 휴업급여 12,317,120원과 장해급여 4,797,860원을 지급받았으나, 피고가 안전배려의무를 소홀히 하여 사고가 발생했다며 총 30,010,0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회사(사용자)가 근로자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안전배려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와 사고 발생에 대한 회사와 직원의 책임 비율, 그리고 직원이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 범위 및 위자료 산정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5,000,000원의 위자료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1년 8월 9일부터 2023년 10월 10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일실수입과 기왕개호비 청구 등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5/6, 피고가 1/6을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회사가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음을 인정하여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사고 발생에 원고의 과실도 일부 있다고 보아 피고의 책임 범위를 전체 손해액의 60%로 제한했으며, 이미 지급받은 산업재해보상보험금 등을 고려하여 일실수입과 기왕개호비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주요 법률적 원칙들이 적용되었습니다.

1.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및 보호의무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사용자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는 원고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프레임 운반 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고, 중량물 낙하로부터 발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안전화를 지급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었기에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과실상계 (민법 제763조, 제396조)​: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해자에게도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책임이 있는 경우, 법원은 가해자가 배상해야 할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피해자의 과실만큼 공제하여 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프레임에 장착하는 보조바퀴(아웃트리거)의 설계를 담당하여 프레임 운반 시 전도 위험이 있음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보조바퀴 없이 혼자서 600kg 프레임을 밀어 이동시키다가 사고를 일으킨 점이 고려되어, 피고 회사의 책임이 전체 손해액의 60%로 제한되었습니다.
3. 일실수입: 사고로 인해 노동능력을 상실하여 장래에 얻지 못하게 된 수입 손해를 의미합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실제 수입과 노동능력 상실률을 기초로 이를 산정하며, 이미 산업재해보상보험을 통해 지급받은 휴업급여나 장해급여는 일실수입에서 공제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지급받은 휴업급여와 장해급여가 계산된 일실수입을 초과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일실수입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위자료: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입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나이, 성별, 상해 부위 및 정도, 치료 내역 및 기간, 장애 내용 및 기간, 사고 경위, 당사자들의 과실 정도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자료 액수를 결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위자료로 500만 원이 인정되었습니다.
5. 기왕개호비: 사고 발생 이후 실제로 간병을 받은 경우 그 비용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비록 간병이 필요했을 것으로 판단되더라도, 실제로 간병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에게 간병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간병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어 기왕개호비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작업 현장에서 무거운 물건을 운반할 때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1. 안전 수칙 준수: 무거운 물건을 옮길 때는 반드시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고, 보조바퀴나 운반 장비 등 적절한 보조 도구를 활용하며, 정해진 안전 수칙을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2. 안전 장비 착용: 회사에서 지급하는 안전모, 안전화, 장갑 등 작업에 필요한 안전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만약 안전 장비가 부적합하거나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즉시 회사에 개선을 요구해야 합니다.
3. 회사 안전 교육 참여: 회사에서 진행하는 안전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잠재적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대처 방법을 숙지해야 합니다.
4. 사고 발생 시 증거 확보: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병원 치료를 받고, 사고 경위와 부상 정도를 상세히 기록하며, 현장 사진, 동영상, 목격자 진술 등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야 합니다.
5. 산업재해 신청: 업무상 재해를 입었을 경우, 치료비와 생활 안정을 위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를 신청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6. 회사의 책임 범위: 회사는 근로자의 안전을 배려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 의무를 다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다만 근로자 본인의 과실이 있다면 회사의 책임이 일부 제한될 수 있습니다.
7. 손해배상 청구: 산재보험금으로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는 부분(예: 위자료, 산재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회사에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