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류/처분/집행
공인중개사 원고 A가 피고 B(매도인)와 피고 C(매수인)에게 토지 매매 중개를 시도하였으나, 피고들이 원고 A를 배제하고 직접 47억 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자, 원고 A가 피고들에게 중개수수료 4,653만 원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고 A의 중개행위와 매매계약 체결 간에 인과관계가 부족하고, 피고들이 중개수수료를 회피하기 위해 원고 A를 배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공인중개사 원고 A는 2022년 3월경 매물을 찾던 중 피고 B 소유의 토지를 발견하고, 과거 거래 경험이 있는 피고 C에게 해당 토지를 소개하며 토지이용계획확인원 등을 보냈습니다. 또한 피고 B에게도 매도의사를 문의하여 51억 원에 매도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후 원고 A는 실물 안내와 가격 조율을 통해 피고 B의 매도 희망가를 48억 원, 피고 C의 매수 희망가를 46억 원으로 근접시켰습니다. 그러나 원고 A가 양측 가격 차이를 조정하려 노력하던 중 피고들과 연락이 끊겼고, 나중에 등기부를 통해 피고들이 원고 A 없이 47억 원에 직접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고 A는 자신의 중개행위로 인해 계약이 성사된 것이므로 중개수수료 4,653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B은 원고 A로부터 매도 의향을 문의받았고 희망가격을 48억 원까지 낮춘 적은 있으나, 원고 A로부터 매수인에 대한 어떠한 소개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피고 C이 다른 거래처(D)를 통해 자신에게 연락하여 직접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피고 C 또한 원고 A로부터 매수를 제안받고 희망가격을 제시한 적은 있으나, 그 후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원고 A로부터 매도인에 대한 정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 C 역시 거래처(D)를 통해 우연히 피고 B과 연락이 닿아 직접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매매계약 체결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중개인의 노력으로 계약 체결의 전 단계까지 이르렀고 의뢰인들이 중개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중개인을 배제하고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경우, 중개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특히 중개인이 매도인과 매수인을 서로 소개시켜주지 않은 상황에서의 중개수수료 청구권 인정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법원은 원고가 피고들 사이에 매매계약 체결까지 성사시키지 못했고, 피고들이 원고를 서로에게 소개한 사실이 없으며, 피고들이 원고의 중개수수료 회피를 위해 원고를 배제하고 직접 계약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중개수수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중개수수료 청구권의 발생 요건과 '신의성실의 원칙' (신의칙) 적용 여부가 주요 법리였습니다. 민법 제686조 (수수료 청구권)에 따르면,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보수를 청구하지 못하며, 보수액에 관하여는 약정 또는 관습에 의합니다. 부동산 중개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과 유사한 성질을 가지므로, 중개수수료는 중개행위로 인해 계약이 성사되었을 때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중개인이 매매계약 체결까지 직접 관여하지 못했더라도, 중개인의 노력으로 의뢰인들 사이에 사실상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 매매계약 체결의 '전 단계'까지 이르렀는데, 의뢰인들이 '단지 중개수수료의 지급을 면하기 위하여' 중개인을 배제하고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민법 제2조 (신의성실)에 따른 신의칙상 중개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계약 체결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부당하게 중개인의 노력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본 판례에서 법원은 원고 A가 피고 B과 피고 C을 서로 소개시켜 준 사실이 없고, 피고들이 원고 A의 중개수수료 회피를 위해 원고 A를 배제하고 직접 계약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고들 사이에 2억 원의 가격 차이가 있었고, 이 조정 과정에 원고 A가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원고 A의 노력만으로 의사의 합치가 '사실상'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즉, 신의칙을 적용할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는 중개인의 기여도가 계약 성사에 얼마나 실질적이고 결정적이었는지를 엄격하게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중개인의 중개행위가 매매계약 체결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매물을 소개하고 가격 조율을 시도한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중개인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었는지 여부가 중개수수료 청구권 인정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이 성사될 당시 중개인이 양 당사자 사이의 가격 조정 등 핵심적인 계약 조건 합의 과정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했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메시지, 통화 녹취, 회의록 등)를 확보해야 합니다. 매매계약 체결 직전에 중개인을 배제하고 직접 거래한 경우에도 중개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지만, 이는 중개인의 노력으로 사실상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진 '계약 체결 전 단계'에 해당하고, 중개수수료 회피 목적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합니다. 거래 당사자들이 이미 서로를 알고 있거나 다른 경로로 거래 정보를 입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 중개인의 역할이 미미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