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된 주식으로 주주권 행사하여 대표이사 해임 시도한 사건

피고인 A는 C 주식회사의 주식 20,000주를 명의신탁 받은 후, 자신이 진정한 주주인 것처럼 주주명부를 불실하게 기재하고 이를 행사하여 실제 주주인 E을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서면결의를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유죄를 선고했고, 피고인은 주식을 진정으로 양수받았거나 양도담보권자로서 대외적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원심의 유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C 주식회사의 주식 20,000주를 명의신탁 받아 소유권이 없는 상태에서 불실 기재된 주주명부를 작성하고 이를 근거로 주주권을 행사하려 한 사람입니다.
• C 주식회사: 피고인 A가 주주권을 행사하려 한 주식의 발행 회사입니다.
• E: C 주식회사의 실제 주주이자 피고인 A에 의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되려 했던 사람입니다.
• 매도인: E에게 주식을 매도하였고, 피고인 A에게는 명의신탁을 요청했던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C 주식회사 주식 20,000주를 명의신탁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주식을 진정으로 양수한 것이거나 양도담보권자로서 대외적인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피고인 A는 C 주식회사의 주주명부를 불실하게 기재하고, 이를 이용하여 실제 주주인 E을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내용의 서면결의를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 A는 매도인으로부터 명의신탁 해지 통보와 주식을 E에게 양도하라는 요청을 명확하게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주주명부를 위조하여 주주권을 행사하려 한 것입니다. 이에 피고인 A는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인 A가 C 주식회사의 주식 20,000주를 명의신탁 받은 것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양수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2. 설령 명의신탁 받은 것이라 하더라도, 주주명부에 등재된 명의수탁자가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그에 따라 피고인 A의 서면결의가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3. 피고인 A의 행위가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 및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4.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의 항소를 기각하며 원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주식을 진정으로 양수하였다는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피고인이 주식을 양수할 당시 실제 매매대금을 지급한 바 없고, 관련 합의서의 내용 또한 양도담보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E의 권리 포기 여부가 이 사건 범행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이 사건 공소사실 당시 주주는 매도인이고 피고인은 적법하게 주주명부에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 관련 민사판결 항소심에서도 E의 권리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양도담보권자로서 주식의 대외적인 소유권을 취득했다는 주장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했습니다.

• 피고인은 주식의 양도담보권자인 매도인으로부터 명의대여를 요청받아 주식의 명의를 수탁받은 자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 매도인이 2019년 3월 12일경 피고인에게 '매매계약 대금이 모두 지급되었으니 이 사건 주식 전부를 E에게 양도하라'고 통지했고, 피고인이 이를 확인했음에도 양도를 거부했습니다.
• 이 사건 주식은 주권이 발행되지 않았으므로, 위 통지를 받은 때부터는 명의신탁계약 해지에 따라 권리를 갖는 자는 매도인이며 피고인은 무권리자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이 사건 공소사실 당시 피고인이 적법하게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5다248342)을 근거로 피고인의 행위가 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판결에 따르더라도 회사를 상대로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기재되어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이 2019년 4월 4일 당시 적법하게 C 주식회사의 주주명부에 기재된 자로 볼 수 없으므로 해당 판결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의 행위에 범죄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매도인으로부터 주식을 E에게 양도하라는 명확한 통지를 받고도 이를 거부한 채 자신이 1인 주주로 기재된 주주명부를 작성하고 이를 기초로 E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서면결의를 한 이상, 범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결과적으로 법원은 피고인 A의 항소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심의 유죄 판결을 유지하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피고인은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죄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1.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 및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죄 (형법 제227조, 제229조)​: 이 사건의 핵심 혐의로, 공무원에게 허위 사실을 진술하여 공정증서의 원본 또는 이에 기재할 사항을 불실하게 기재하게 하거나, 불실 기재된 공정증서원본을 행사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주주명부는 회사법상 중요한 공적 문서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행사하는 행위가 이 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주주명부의 효력 및 주주권 행사 요건: 법원은 회사를 상대로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주주로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따랐습니다. 이 판결은 주주명부의 기재가 주주권 행사의 전제 조건임을 강조하며, 적법하게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자는 회사를 상대로 주주권을 주장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합니다.
3. 명의신탁 해지의 효과: 명의신탁된 주식의 경우, 명의신탁 계약이 해지되면 명의수탁자는 더 이상 주식에 대한 권리를 갖지 않는 무권리자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이 매도인으로부터 명의신탁 해지 및 주식 양도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피고인은 해당 주식에 대한 권리가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주식 양수도 시에는 실제 매매대금의 지급 여부와 그 내역을 명확히 하고, 양도담보 설정 시에도 그 목적과 조건을 계약서에 상세히 기재하여 분쟁의 소지를 줄여야 합니다.
2. 명의신탁 계약은 법적 불확실성이 크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고, 불가피하게 진행된 경우에도 명의신탁 계약의 해지 통보 및 그에 따른 권리 관계 변화를 명확히 인지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3. 주식회사의 주주권은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기재되어 있어야만 대외적으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주주명부의 기재는 매우 중요하며, 허위로 주주명부를 작성하거나 행사하는 행위는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 등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4. 주식 관련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관련 민사소송의 결과가 형사사건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민사 절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어떤 행위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지 불분명할 때는 독단적으로 판단하여 행동하기보다 사실관계와 법률 적용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거래나 권리 행사에 있어서는 관련 문서와 절차를 정확히 확인하고 진행해야 불필요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