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안전 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근로자 부상 사건

이 사건은 건설 현장에서 굴착 작업 중 근로자들이 부상을 입은 산업재해와 관련하여, 현장소장인 피고인 A와 해당 공사를 하도급 받은 피고인 B 주식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원심에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으나, 항소심에서 검사의 공소장 변경 신청이 허가되어 심판 대상이 변경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A가 굴착 작업에 필요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고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지 않은 점을 인정하였고, 피고인 B 주식회사는 그 종업원인 피고인 A의 위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두 피고인 모두에게 각 벌금 5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D 공사 현장의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관리책임자
• 피고인 B주식회사: I 주식회사로부터 D 공사를 하도급받은 건설업체
• 근로자 E, F: 흙막이벽체공사를 위한 굴착작업 중 발생한 부상토 제거작업을 하다가 부상을 입은 근로자

분쟁 상황

피고인 B 주식회사는 과천시의 건설 현장에서 D 공사를 하도급받아 진행하던 중이었습니다. 2019년 12월 1일, 현장소장인 피고인 A는 소속 근로자 E와 F에게 지하 1층 G구간에서 흙막이벽체공사를 위한 25m 깊이의 굴착 작업 후 발생한 부상토(흙더미) 제거 작업을 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 작업은 굴착면의 높이가 2m 이상인 지반의 굴착 작업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는 작업 시작 전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작업 지휘자도 지정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결과, 해당 작업 중 근로자들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여 현장소장 A와 법인 B 주식회사가 기소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들이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 의무 및 현장소장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사고 당시 근로자들이 수행하던 작업이 '2m 이상 굴착 작업'에 해당하여 구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2019. 12. 23. 고용노동부령 제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와 제39조 제1항에 따른 작업지휘자 지정 의무가 적용되는지 여부입니다. 피고인 측은 해당 작업이 단순 잔여 토사 제거 및 청소 작업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굴착 작업에 수반되는 부상토 제거 작업의 일환으로 보았습니다.

법원의 판단

이 법원은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하여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다음과 같이 새로 판결했습니다. 피고인 A와 피고인 B 주식회사를 각 벌금 500,000원에 처하며, 피고인 A가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A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겸 현장소장으로서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와 작업지휘자 지정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굴착작업에 수반된 부상토 제거작업 역시 관련 안전규칙이 적용되는 작업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 A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가 인정되었고, 피고인 B 주식회사는 종업원인 피고인 A의 위반 행위에 대해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적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제6호: 굴착면의 높이가 2미터 이상 되는 지반의 굴착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 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 보존해야 하며, 그 조사 결과를 고려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 A는 이러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아 이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2. 구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39조 제1항: 작업계획서를 작성한 경우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A는 작업계획서 미작성과 더불어 작업지휘자도 지정하지 않아 이 의무도 위반했습니다.
3.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사업주 또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A는 현장소장으로서 이러한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게을리하여 업무상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되었습니다.
4.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및 제71조 (양벌규정)​: 근로자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경우,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사업주(법인)도 해당 조문에 규정된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 B 주식회사는 그 종업원인 피고인 A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에 대해 이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5.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항소법원은 항소이유에 포함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도 직권으로 조사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검사의 공소장 변경 신청이 허가되어 심판 대상이 변경되었기 때문에, 원심판결을 유지할 수 없어 직권으로 파기하고 새로 판결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건설 현장에서 굴착 작업과 같이 위험도가 높은 작업을 수행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반드시 유의해야 합니다.

1. 사전 조사 및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 굴착면의 높이가 2m 이상 되는 지반의 굴착 작업을 할 경우, 작업 전 작업장의 지형, 지반,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고 그 결과를 기록, 보존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작업계획서를 반드시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단순한 잔여 토사 제거 작업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굴착 작업의 연장선에 있거나 그에 수반되는 작업이라면 관련 안전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2. 작업지휘자 지정 및 지휘 의무: 작업계획서가 작성된 위험 작업의 경우, 반드시 숙련된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해야 합니다. 작업지휘자는 현장에서 근로자들의 안전을 직접 관리하고 지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3.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역할: 현장소장과 같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안전 및 보건 조치를 이행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관리 감독을 넘어 적극적인 위험 방지 조치 마련을 포함합니다.
4. 법인의 책임: 법인의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경우, 해당 법인도 벌금 등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사업주는 소속 직원들이 안전 규정을 준수하도록 철저히 교육하고 감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