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의 주식 명의신탁 여부를 다툰 주주권 확인 청구 판결

원고는 채무자 E의 채권자로서, E이 피고 B와 C에게 피고 D 주식의 명의를 신탁했다고 주장하며 주주권 확인 및 명의개서 청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E이 피고들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대부분 기각했습니다. 또한 피고 C이 이미 600주를 제3자에게 양도하여 명의개서가 완료된 부분에 대한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E의 채권자. E에 대한 약 6억 2,500만 원 및 지연손해금 채권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E이 소유한 주식의 주주권 확인과 명의개서를 요구함.
• E: 원고의 채무자이자 실질적 주주로 주장되는 인물. 과거 부당이득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피고 D의 부동산 개발 사업을 주도한 인물.
• 피고 주식회사 B: E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로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 D 주식 25,800주의 명의상 주주.
• 피고 C: E과 공범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인물.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 D 주식 4,200주(현재 3,600주)의 명의상 주주.
• 피고 주식회사 D: 부동산 개발 및 임대 분양업을 하는 회사로, 이 사건 주식의 발행 회사.

분쟁 상황

원고 A는 채무자 E에 대해 약 6억 2,500만 원 및 이에 대한 2011년 5월 1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채권(이 사건 조정금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은 2020년 6월 25일 기준으로 약 19억 8,733만 원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으며, 다른 재산도 부족하여 무자력 상태였습니다. 원고는 E이 피고 B와 C 명의로 피고 D의 주식 총 30,000주(피고 B 25,800주, 피고 C 4,200주)를 명의신탁했다고 주장하며, E을 대신하여 이 주식들이 E의 소유임을 확인하고 명의개서를 요구했습니다. 특히 E은 과거 피고 D를 채무자로 하여 40억 원을 차용해 피고 B와 C에게 주식 매수 대금을 지급하게 하여 배임죄로 기소되어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바 있으며, 피고 C은 이와 관련하여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1. 채권자인 원고가 채무자 E을 대위하여 피고 B와 C 명의의 피고 D 주식이 E의 명의신탁 재산임을 주장하며 주주권 확인 및 명의개서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2. 피고 C이 이미 양도한 600주에 대한 주주권 확인 청구의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
3. 원고의 피보전채권(이 사건 조정금채권)의 존재 및 권리남용 주장의 타당성 여부.
4. E의 무자력 여부 및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보전의 필요성 인정 여부.
5. 피고 B와 C 명의의 주식이 E에게 명의신탁된 것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C에 대한 소 중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주식 중 600주에 관한 주주권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었습니다.
2.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B, 주식회사 D에 대한 각 청구 및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청구(3,600주)는 모두 이유 없다고 보아 기각되었습니다.
3.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원고는 채무자 E을 대위하여 피고 B, C 명의의 주식이 E의 명의신탁 재산임을 확인받고 주주 명의를 변경하려 했으나, 법원은 명의신탁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미 양도된 주식에 대한 청구는 각하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04조 (채권자대위권):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E의 채권자로서 E이 피고 B, C에게 가진다고 주장하는 명의신탁 해지 및 주주권 확인 청구권을 대신 행사한 것입니다. 채권자대위권 행사를 위해서는 채무자의 무자력 및 보전의 필요성이 요구됩니다.
2. 확인의 이익: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됩니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264 판결 등). 피고 C이 이미 주식 600주를 제3자에게 양도하여 명의개서가 완료된 상황에서, 원고가 피고 C을 상대로 해당 600주의 실질주주가 E이라는 확인을 받는다고 해도 제3자에게는 효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이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권리남용 금지 원칙: 권리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적인 사안에서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됩니다(민법 제2조).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과거 부당이득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확정된 조정조서에 따른 채권 행사가 '현저히 부당하고 정의관념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확정판결이나 조정조서에 기초한 권리 행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으로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4. 주식 명의신탁 및 입증책임: 주주명부상의 주주가 일응 회사의 주주로 추정되므로, 주주명부 명의가 명의신탁된 것이고 실질 주주가 따로 있음을 주장하려면 그 명의신탁 관계를 주장하는 측에서 명의차용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27755 판결 등). 이 사건에서 원고는 E이 피고 B와 C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증명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E이 회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한다고 하더라도 명의신탁 관계가 당연히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주식 매수대금 출처 등도 명의신탁 인정에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5. 제3채무자의 항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제3자에 대해 청구하는 경우, 제3채무자는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해 가지는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10151 판결 등). 따라서 피고들은 E이 원고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어음 반환 선이행 항변을 원용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명의신탁의 증명: 주주명부상 주주와 실제 주주가 다르다는 명의신탁 관계를 주장하는 경우,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명확한 증거로 명의차용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다고 해서 명의신탁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2. 확인의 이익: 소송을 제기할 때, 판결을 통해 자신의 권리나 법률적 지위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이미 제3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재산에 대해 원래 명의자를 상대로 주주권 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권리남용 주장: 확정된 판결이나 조정조서에 따른 채권 행사를 권리남용으로 주장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단순히 판결 내용이 실체적 권리관계와 배치될 여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권리남용으로 인정되기 어려우며, 이를 주장하는 측이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4. 채권자대위권: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때는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해 가지는 항변을 제3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원용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예: 채무자의 선이행 항변).
5. 재산 상태 확인: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채무자의 무자력 여부와 보전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채무자의 재산 목록, 체납 내역 등을 통해 이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