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붕괴 사고로 작업자 다수에게 상해를 입힌 대표이사 벌금 사건

피고인은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의 특허 기술인 'B'를 적용한 주차장 공사의 구조설계 및 B 설계를 의뢰받아 진행했습니다. 피고인은 구조기술사로서 B 제작도면이 구조계산서에 따라 정확하게 작성되었는지 확인하고 현장 시공 시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으나, 이를 게을리하여 철근 매입부 길이가 잘못된 제작도면을 송부했습니다. 이로 인해 제작된 B가 주차장 2층 바닥면에 시공되었고,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B가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되어 7명의 작업자가 다발성 척추골절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인정하여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고,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 'B' 특허권을 가진 자이자 B의 발명자이며, 주차장 구조설계 및 B 설계를 담당한 구조기술사입니다.
• ㈜C: 피고인 A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로, 사건의 핵심 기술인 'B'에 대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F: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E주차장' 건축공사의 시공사입니다.
• ㈜G 대표이사 H: ㈜F로부터 B 제작 납품공사를 하도급받았으며, 피고인에게 주차장의 구조설계 및 B 설계를 구두로 의뢰했습니다.
• I: 피고인 A의 직원으로, 주차장의 구조계산서와 구조안전 및 내진설계 확인서를 작성했습니다.
• J: B 제작도면 작성을 의뢰받아 수행한 사람입니다.
• 피해자 K (67세), L (64세), M (59세), N (67세), O (56세), P (53세), Q (51세): 주차장 붕괴 사고로 인해 다발성 척추골절, 요추골절, 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은 작업자들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서 수원시 권선구 'E주차장' 건축공사의 구조설계 및 B 설계를 구두로 의뢰받았습니다. 2015년 7월 14일경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직원이 작성한 구조계산서에 피고인이 도장을 날인하여 송부했고, 2015년 11월 10일경 구조안전 및 내진설계 확인서에도 날인하여 송부했습니다. 이후 2016년 2월 16일경 B 제작도면 작성을 의뢰하여, 2016년 3월 14일경 직원을 통해 제작도면을 송부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제작도면이 구조계산서에 따라 정확히 작성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았고, 특히 B 철근 매입부 길이가 구조계산서상 500mm인데 제작도면에는 300mm로 잘못 기재된 것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이 잘못된 제작도면에 따라 철근 매입부 길이가 300mm인 B가 주차장 2층 바닥면에 시공되었고, 2016년 6월 20일 15시 10분경 2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및 미장 작업을 하던 중 슬라브를 지탱하던 B가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피해자 K는 약 3개월간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척추골절을, 피해자 L은 약 3개월간 치료가 필요한 요추골절상을, 피해자 M은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왼쪽 무릎 타박상을, 피해자 N은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요추부 염좌를, 피해자 O는 약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우수부 타박상을, 피해자 P는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타박상을, 피해자 Q는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요추부 염좌 등 총 7명의 작업자가 다양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핵심 쟁점

건축물의 구조설계 및 제작도면 검토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이 붕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에 대한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및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피고인은 비록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었더라도, 자신이 확인하여 날인한 구조계산서와 B 제작도면이 실제 공사에 활용될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특허권자 대표이자 구조기술사로서 제작도면이 구조계산서에 따라 정확히 작성되었는지 면밀히 확인하여 붕괴 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피고인이 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발생한 과실과 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타인의 과실이 경합되었더라도 피고인의 책임이 단절되지 않는다고 보아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상)​: 업무상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구조설계 및 B 제작도면 검토 과정에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작업자들이 상해를 입었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2. 업무상 주의의무의 범위: 법원은 업무상 주의의무가 반드시 계약상의 관계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상규 또는 조리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직접적인 계약은 없었더라도 구조기술사로서 자신이 제공한 구조계산서와 제작도면이 실제 공사에 사용될 것을 알았기에, 그에 따른 안전 확인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3. 인과관계의 인정: 사고 발생에 피고인의 과실이 유일한 원인이 아니더라도, 타인의 과실이 경합되어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피고인의 과실과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형사상 책임이 단절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시공사 등 다른 관계자들의 과실이 일부 있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피고인의 과실이 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고 보아 인과관계가 인정되었습니다.
4. 형법 제40조(상상적 경합), 제50조(형의 경합과 처벌)​: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상상적 경합)에는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여기서는 7명의 피해자에게 각기 상해를 입힌 하나의 과실 행위가 여러 업무상과실치상죄에 해당하여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되었습니다.
5. 형법 제70조 제1항(벌금과 구류의 병과), 제69조 제2항(벌금 미납 시 노역장 유치)​: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벌금을 미납하면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하여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명령했습니다.
6.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의 요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조건을 고려하여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과실과 결과가 가볍지 않지만, 피고인의 과실이 유일한 원인이 아닌 점,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한 점,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하여 벌금형의 집행을 1년간 유예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건축물 설계나 부품 제작에 관련된 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직접적인 계약서가 없더라도 사회상규나 조리상 발생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2. 구조설계나 제작도면과 같이 안전에 직결되는 문서를 다룰 때는 최종 송부 전에 내용이 정확한지 반드시 여러 번 확인하고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수치나 규격 등 핵심적인 부분이 구조계산서와 일치하는지 면밀히 대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하도급 관계에 있더라도 자신이 제공한 설계도면이나 기술이 실제 시공에 사용된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그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4. 타인의 과실이 사고 발생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본인의 과실이 있다면 인과관계가 단절되지 않고 형사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건설 현장에서는 작은 설계 오류나 도면 확인 소홀이 대형 사고와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모든 과정에서 철저한 안전 확인 절차를 준수해야 합니다. 설계도면 제공자는 최종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도면의 정확성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