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회사의 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인지 따진 임금 소송

원고인 택시 운전근로자들이 피고 회사와의 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특례 조항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 행위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임금, 야간근로수당, 퇴직금 등 미지급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택시운수업의 특성, E시의 택시 운전근로자 처우 개선 정책, 중앙 임금 협정의 내용, 실제 영업 환경 변화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단지 강행 법규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피고 회사에서 근무했던 택시 운전근로자들
• 피고 (C 주식회사): 택시 여객 자동차 운송 사업을 하는 회사

분쟁 상황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정액 사납금제 형태로 일하며 운송 수입금 중 일정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나머지를 보유하며 고정급을 받았습니다. 2009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최저임금법 특례 조항에 따라 택시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습니다. 피고는 노동조합과 2016년, 2018년에 각각 소정 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에서 1일 6시간, 다시 1일 5시간으로 단축하는 임금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합의가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 변경 없이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탈법 행위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단축 전 소정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 미지급액, 야간 근로수당 미지급액, 퇴직금 미지급액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 운전근로자와 회사 간의 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상 생산고에 따른 임금 제외 특례 조항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이 사건 판결은 택시 운전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 단순히 형식적인 근로시간 변경뿐만 아니라 산업 특성, 지역 정책, 실제 근무 환경 및 운행 방식의 변화, 고정급 인상 등 전반적인 노사 관계와 근로 조건 개선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즉 형식적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최저임금 회피 목적이 아닌 다른 합리적인 배경이 있다면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 근로기준법은 ‘소정근로시간’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와 근로자는 법정 기준 근로시간(주 40시간, 1일 8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소정근로시간을 합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판결과 같이 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강행 법규를 잠탈할 의도가 있다면 그 합의의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 제2항 (근로시간)​: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 범위 내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습니다.
•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택시 운전근로자 임금 특례 조항)​: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특례 조항은 택시 운전근로자가 운송 수입금이 적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보장받아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궁극적으로는 택시 운송 수입금 전액 관리제 및 완전 월급제를 유도하여 택시 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취지입니다.
•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선례)​: 정액 사납금제 하에서 사용자가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할 목적으로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최저임금법 특례 조항 등 강행 법규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 판결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따르면서도, 현재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 관계에서는 ‘탈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 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맥락 이해: 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 회피를 위한 것인지 판단할 때 법원은 단순히 서류상의 근로시간 변경뿐 아니라 노사 간 협상 과정, 지역 사회 및 산업 정책의 영향, 실제 근무 환경 변화, 임금 구조 조정 등 다각적인 측면을 고려합니다. 유사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전반적인 맥락과 실제 변화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최저임금 산정의 복잡성: 택시 운전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법상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특례가 적용되므로 임금 항목별 최저임금 산입 여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금 명세서를 꼼꼼히 확인하고 어떤 항목이 최저임금에 포함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 근로 조건 변경의 정당성: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근로 조건을 변경할 때에는 그 변경이 강행 법규를 잠탈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나 근로자 처우 개선 등의 정당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노사 합의 시에는 이러한 정당한 목적이 문서상으로나 실제적으로 명확히 드러나야 합니다.
• 기록의 중요성: 근로 시간, 운행 기록, 임금 지급 내역, 노사 협정서 등 모든 관련 문서를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향후 분쟁 발생 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