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아들 보관금 반환을 요구한 사건

원고인 시어머니가 사망한 아들이 보관하던 돈 3억 3천만 원을 피고인 며느리가 반환하기로 약속했다며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각서의 내용이 명확한 반환 약정이 아니며 원고가 아들에게 돈을 맡긴 사실과 피고가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아들의 어머니로, 아들이 보관하던 돈 3억 3천만 원의 반환을 주장하며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B: 사망한 아들의 배우자이자 원고의 며느리로, 시어머니에게 '각서'를 작성해주었으나 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의 아들 C가 2018년 3월 13일 갑작스럽게 사망했습니다. 아들 사망 후 며칠 뒤인 3월 22일경, 원고는 아들의 배우자인 피고 B로부터 '원고가 망인에게 맡긴 돈 3억 3천을 찾아서 돌려 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 각서를 근거로 피고가 아들이 보관하던 자신의 돈 3억 3천만 원을 반환하기로 약정했으므로, 피고가 이 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각서의 취지가 원고가 맡긴 돈이 확인되면 반환하겠다는 조건부 약정이며, 실제로 원고가 아들에게 맡긴 돈이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이미 원고의 다른 자손들에게 지급되어 반환되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피고는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원고의 강요로 각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착오 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를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가 작성한 '각서'의 법률적 의미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2. 원고가 사망한 아들에게 3억 3천만 원을 맡겼다는 '임치' 사실이 인정되는가.
3. 사망한 아들이 원고의 돈을 원고의 자녀들에게 지급한 것이 임치금 반환으로 볼 수 있는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가 작성한 각서의 문언, 작성 경위, 작성 직후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각서가 피고가 원고에게 3억 3천만 원을 확정적으로 지급하겠다는 약정이 아니라, 사망한 아들의 재산을 조사하여 원고가 맡긴 돈이 확인되면 반환하겠다는 조건부 약정으로 해석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망인에게 3억 3천만 원을 맡겼다는 임치 사실에 대해서도, 원고와 망인 사이에 상당한 금전거래가 있었음은 인정되지만, 망인이 원고의 자손들에게 지급한 돈의 합계액이 원고가 주장하는 임치금을 초과하고, 망인이 원고의 지시로 그 돈을 원고의 자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보아 임치금이 이미 반환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결국 원고가 임치하였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계약 해석의 원칙'과 '임치 계약'에 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계약 해석의 원칙: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계약 해석에 다툼이 있을 때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단순히 문구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정황을 함께 고려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작성한 각서의 문구와 작성 전후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각서의 의미를 해석했습니다.
2. 임치 계약: 민법 제693조(임치의 의의)에 따르면, 임치는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금전 등을 보관할 것을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입니다. 임치 계약을 주장하는 자는 자신이 돈 등을 맡겼다는 사실과 그 반환을 요구할 권리가 있음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망인에게 3억 3천만 원을 임치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그 임치 사실과 반환되지 않은 잔액이 남아있다는 점에 대한 원고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가족 간의 금전 거래는 신중해야 합니다. 돈을 맡기거나 빌려줄 때는 반드시 증거를 명확하게 남겨야 합니다. 언제 얼마를 누구에게 왜 주었는지, 그리고 언제 어떻게 돌려받을 것인지 구체적인 약정 내용을 작성해야 합니다. 단순히 이체 내역만으로는 그 돈의 성격을 명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각서'와 같은 중요한 문서를 작성할 때는 애매모호한 표현 대신 정확한 금액, 변제 기한, 조건 등을 명시해야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돈의 보관인이나 관리인이 변경될 경우, 기존의 금전거래 내역을 명확히 인수인계하고 새로운 약정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