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도/살인 · 노동
공사 현장에서 철근 하역 작업 중 철근 다발이 떨어져 트레일러 운전기사가 사망했습니다. 법원은 현장소장과 굴착기 운전자의 업무상 과실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했으나, 원청 및 하청 회사와 그 대표들은 피해자가 산업안전보건법상 보호 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안전조치 의무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022년 9월 29일 오전 11시 30분경, 충남 청양군 한 공사 현장에서 주식회사 B 소속 근로자들과 피고인 E(굴착기 운전자), F(현장소장)가 트레일러에 실린 약 12미터 길이, 다발당 1,998kg의 철근 다발을 굴착기로 하역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철근 다발은 벨트 슬링으로 고정되어 굴착기 훅에 걸려있었습니다. 사고 당시 피고인 F은 작업 현장을 이탈하여 중량물 취급 작업을 지휘하지 않았고, 피고인 E은 굴착기 작업 반경 내에 사람이 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았습니다. 또한, E이 운전하던 굴착기 훅에 설치된 해지 장치가 파손된 상태였습니다. 오후 12시 13분경, 하역 작업 중 철근 다발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벨트 슬링의 한쪽 고리가 훅에서 빠져 철근 다발이 떨어졌습니다. 마침 철근 받침목을 회수하기 위해 굴착기 및 트레일러 인근으로 진입했던 피해자 L은 떨어진 철근 다발에 머리를 부딪쳐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피해자 L은 철근을 운송한 운송업체 소속 트레일러 운전기사였습니다.
피고인 E(굴착기 운전자)와 F(현장소장)는 업무상 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E에 한함)이 인정되어 유죄 판결과 함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의 부주의가 피해자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반면, 원청사 대표 C과 회사 D, 하청사 대표 A과 회사 B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피해자 L이 이들 회사의 '근로자' 또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가 없다고 판단되었으며, 굴착기 사용 용도에 대한 해석, 그리고 작업 지시 및 방치 여부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